[상식한입+] 끼리끼리 나눠지는 세계, 메가 FTA

[상식한입+] 끼리끼리 나눠지는 세계, 메가 F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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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RIS
🐱 IRIS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코로나19 등으로 공급망 문제가 대두되며 반도체, 배터리, 원료 등 주요 소재·부품·장비를 확보하기 위한 국가들 간의 협의체 구성이 활발해졌습니다. 특히 미국과 중국은 각자 각종 협력체 및 기구를 조직해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고 공동 안보체제를 구축하고자 하는데요.

대표적인 예시로는 '역내 포괄적 경제 동반자 협정'(RCEP; Regional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CPTPP; Comprehensive and Progressive Agreement for Trans-Pacific Partnership),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Indo-Pacific Economic Framework) 등이 있는데요. 이 협정들이 각각 무엇을 의미하고 어떻게 다른지, 글로벌 공급망의 안정화와는 무슨 관련이 있는지 궁금하시다면 오늘 <상식 한 입+>에 집중해주세요!

① 화: [마켓인사이드] 빅테크의 공장은 어디에 있을까? "EMS" 시장 완전분석
② 수: [상식 한 입+] 끼리끼리 나눠지는 세계, 메가 FTA
③ 목: [기업 한 입] 주면 뭐든 만들어낸다! EMS 최강자, 폭스콘


FTA & 메가 FTA란?

'자유무역협정'(Free Trade Agreement, 이하 'FTA')이란 나라 간 수출입 관세 등과 같은 무역 장벽을 없애기 위해 상호 합의한 조약입니다. 우리나라의 첫 FTA는 2004년 발효된 한·칠레 FTA인데요. 당시 포도, 핸드폰 등의 상품에 대한 관세 폐지를 담은 FTA 타결 후 우리나라는 지구 반대편, 중남미에 위치한 나라와 보다 자유롭게 상품을 거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후 우리나라는 한·싱가포르 FTA, 한·유럽자유무역연합 FTA, 한·미 FTA, 한·EU FTA, 한·중 FTA 등을 차례로 체결하며 해외시장 진출로를 확보해왔습니다. 두 나라 간 맺는 양자 FTA를 여럿 체결하며 한국은 'FTA 모범국'으로 여겨지기도 했는데요.

최근에는 단순히 'FTA'라는 말보다 앞에 '메가'라는 단어가 붙은 '메가 FTA'라는 용어가 뉴스에서 더 자주 보이곤 합니다. 크다는 의미를 가진 '메가'라는 접두사가 앞에 붙어 있는 것으로부터 그 의미를 짐작할 수 있는데요. 한·미 FTA와 같이 한국과 미국 두 나라 간의 협정이 아닌, 여러 나라가 협상에 참여해 관세 등 무역 장벽을 없애도록 합의한 협정의 경우, 이를 '메가 FTA'라고 부릅니다.  

다양한 메가 FTA

위에서도 언급한 바 있는 RCEP, CPTPP, IPEF 등 메가 FTA는 각각 무엇이고, 서로 어떻게 다를까요?

① RCEP(역내 포괄적 경제 동반자 협정)

RCEP은 '동남아시아 국가 연합(ASEAN, Association of Southeast Asian Nations)'에 속한 10개국 (라오스,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베트남, 미얀마, 태국, 필리핀, 싱가포르, 브루나이) 및 그 외 5개국(한국, 중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총 15개국이 참여한 메가 FTA입니다. 현재로서는 세계 최대 FTA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② CPTPP(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

CPTPP는 과거 미국이 주도했던 '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TPP; Trans-Pacific Strategic Economic Partnership)'에서 미국이 탈퇴한 이후에 호주, 일본 등의 남은 국가들이 2018년 출범시킨 메가 FTA입니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 당시 자국우선주의를 내세우며 TPP에서 탈퇴했는데요. 호주, 일본 외에도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위치한 뉴질랜드, 말레이시아, 베트남, 싱가포르, 브루나이, 캐나다, 멕시코, 칠레, 페루까지 해서 총 11개국이 회원국으로 있는데요. 현재는 영국, 중국, 대만 등의 국가들까지 가입을 신청한 상태이고 한국도 지난 4월 'CPTPP 가입 추진계획'을 의결한 상태입니다.

아래 사진을 보면 CPTPP와 RCEP에 참여하는 국가들이 어떻게 다른지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메가 FTA 현황 ⓒ한국농어민신문

③ IPEF(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

이 외에도 IPEF라는 메가 FTA도 존재하는데요. 앞서 미국은 TPP를 탈퇴했다고 했었죠. 그러한 상황에서 세계 최대 규모 FTA인 RCEP 또한 미국 없이 출범했기에, 미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국제 통상 입지가 좁아졌다고 느낄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이에 2021년 10월부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한 것이 IPEF입니다.

IPEF 개요 ⓒ매일경제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IPEF는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이 초기 회원국으로 예상되고 있는 미국 주도의 경제 협력체입니다. 공급망 회복력, 청정에너지, 조세와 반부패, 공정하고 탄력적인 무역 등의 4가지 분야에서의 협력을 추구하고자 하죠. 나아가, IPEF는 중국 중심의 국제 무역 질서에 대항하는 역할을 수행하기도 할 것으로 보입니다.


RCEP 더 깊이 알아보기

위에서 알아본 메가 FTA 중에서 우리나라에서 올해 2월 1일부터 발효된 RCEP('알셉')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가입 논의 중인 메가 FTA가 아니라 실제로 발효된 FTA이니, RCEP이 우리나라와 관련하여 갖는 의미는 더욱 중요한데요. 8년 간 동안 31차례의 공식 협상 등 끝에 체결된 RCEP은 올해 1월 출범하였죠. 협정문은 제도 규정, 상품, 원산지 규정, 서비스, 전자상거래, 투자, 지식재산, 전자상거래, 중소기업 등 총 20개 장으로 되어 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RCEP이 가지는 의미

RCEP은 이는 앞서 말했듯이 세계 최대 규모의 FTA인데요, 참여국의 무역 규모나 GDP(약 26조달러), 인구(약 22.7억명) 등이 전 세계의 30% 가량을 차지합니다. 세계 최대의 자유무역지대를 수립하는 RCEP이 세계적으로 가지는 경제적 의미는 분명하죠. 역내 상품 및 서비스 무역의 자유화 및 그 규모의 확대, 그리고 역내 투자 촉진이 RCEP의 주요 목적입니다.

RCEP에는 경제적인 의미 외에 전략적인 의미도 있습니다. RCEP에 참여한 국가들의 비중 및 위상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인데요. 이러한 높아진 아시아 시장의 경제적 위상을 바탕으로 아시아 공급기지 고도화를 도모할 수 있다는 전략적 의미가 있습니다. 또, ASEAN 10개국이 모두 참여했다는 점에서, 전 세계의 부품 공급기지 역할을 해주는 이들의 협력과 함께 세계 각국의 산업이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메세지를 내포하고 있죠.

우리나라에서 RCEP이 가지는 의미

우리나라의 대(對)RCEP 수출액은 전체 수출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데요. RCEP을 통해 역내 시장에서 자동차, 철강 등의 한국의 제조업이 수출하는 품목에 대한 관세가 낮아지게 됩니다. 이러한 제조 분야 외에도 한국의 온라인 게임, 애니메이션, 영화 제작 분야 등의 콘텐츠 산업도 개방됩니다. 이에, 산업부는 장기적으로는 RCEP이 GDP의 소폭 증가를 불러 오고 고용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죠. 각국과의 교류에서 우리나라 기업이 수혜를 볼 수 있는 분야는 각각 다를텐데요. 농업 분야에 대해서는 값싼 해외 농작물이 들어오게 되며 우리나라가 피해를 입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사실, 우리나라는 일본을 제외한 13개국과는 이미 FTA를 체결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RCEP으로부터 오는 직접적인 경제적 파급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는데요. 보다 큰 의미는 RCEP이 사실상 우리나라와 일본이 맺는 첫 FTA라는 점에 있습니다. 한·일 FTA가 결렬된 이후로 진척되지 않던 FTA 체결이 RCEP을 통해 이루어지게 된 것입니다.

일본과 맺은 협정에선 자동차 기계 등 서로가 민감할 수 있는 품목은 제외되었기에, 다른 국가들과 체결한 협정보다는 다소 강도가 낮긴 한데요. 하지만, 일본산 주류를 수입할 때 내던 관세가 서서히 폐지되고, 반대로 일본으로 수출하는 한국산 주류의 관세도 20년에 걸쳐 폐지되는 등 특정 분야에 대해서는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외에도 코로나19 확산 이후 각국의 보호주의가 확산되고 있고,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RCEP의 중요성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RCEP 개요 ⓒ동아일보

CPTPP 더 깊이 알아보기

다음으로 CPTPP에 대해서도 더 깊이 알아보겠습니다. CPTPP는 이미 발효된 협정이라고 앞서 언급했었죠. CPTPP의 규모는 앞서 살펴본 RCEP보다는 작습니다. 그럼에도 인구 약 6.9억명, GDP의 약 13%, 교역량의 약 15%를 차지하는 것을 보면, 거대한 규모의 경제공동체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CPTPP 개요 ⓒ산업연구원
우리나라의 가입 여부

우리나라 정부도 지난 4월 CPTPP 가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서면으로 의결하였는데요. 이에 따른 각종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우리나라가 CPTPP에 가입하게 되면 우리나라의 실질 GDP가 약 0.3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하는데요. RCEP과는 또 다른 국가들로 이루어진 거대한 시장을 확보한다는 점, 나아가 현재까지 FTA를 체결하지 않은 멕시코와 실질적으로 FTA를 체결하는 의미가 있다는 점이 또다른 가입 추진 이유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4월 내로 CPTPP 가입을 신청할 것이라고 발표하였으나, 5월 초인 지금까지 국회 보고가 없는 상황입니다. 우리나라가 가입 신청을 하더라도 바로 가입이 확정되는 것은 아니고, 회원국과의 협상을 거쳐 약 1-2년 후에야 확정될 예정인데요. 앞으로 어떤 결정이 이루어지는지 조금 더 지켜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RCEP과 뭐가 다르길래?

CPTPP 가입에 대해서는 앞서 RCEP가 발효될 때보다 더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인데요. RCEP에 비해 CPTPP가 경제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RCEP과 CPTPP는 크게 1) 자유화 수준 2) 적용 범위에서 차이가 있는데요. 각각 어떤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① 관세 철폐 수준

우선 관세 철폐 수준부터 보면, CPTPP는 기존 FTA보다 높은 수준의 무역자유화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항상 가장 큰 논란이 되는 농식품 분야에서는 CPTPP의 평균적인 관세철폐율이 96%에 달한다고 하죠. 20년 내로 관세를 약 90%를 철폐하겠다고 협정한 RCEP와 관세철폐율 면에서 큰 차이가 나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각종 농식품 관련 규정들이 늦게 가입하는 국가인 우리나라에게 조금 더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② 협정 체결 분야

다음으로 협정 체결 분야를 비교하겠습니다. CPTPP에서 새롭게 다루게 될 무역분야들에는 디지털, 전자상거래, 환경 등이 있습니다. 즉, CPTPP의 적용 범위가 더 포괄적이라고 볼 수 있겠는데요. 예를 들어, 전자 전송, 데이터 거래 시 발생하는 관세의 폐지나 어류, 오존 등 환경 관련된 조항들이 포함되어 있어 데이터 거래 활성화 등의 효과가 예상됩니다.

결과적으로 협정이 체결되는 지리적 범위와 경제적 규모, 가입국들의 경제발전 수준의 차이를 생각해보면, CPTPP 가입으로부터 발생하는 효과가 RCEP보다는 다소 클 것으로 전망됩니다.


메가 FTA와 글로벌 공급망의 관계

그런데 메가 FTA가 글로벌 공급망 이슈와는 어떻게 관련되어 있는 것일까요? 이는 최근 들어 메가 FTA의 결성이 활발해지고 있는 이유와 연관이 있는데요. 최근 세계 각국이 마주한 이슈들을 생각해보면 됩니다. 코로나19와 같은 특수한 질병 외에도 미국-중국 간의 갈등 및 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 정세, 기후 변화 등 환경적 요인 등 다양한 요인들이 글로벌 원자재 공급망을 공격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원자재 공급망이 치명타를 입으면 각 국가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요? 한국에서만 해도 작년에 겪었던 '요소수 대란'을 생각해보면 되는데요. 중국이 석탄 수출을 금지하면서 중국에서 수출해오던 '요소'가 부족해졌고, 화물차 등 경유차에 들어가는 요소수를 구하기 어려워졌죠.

물 하나가 물류 업계를 뒤흔든다고?
최근 탈석탄 정책으로 인해 물류업에 핵심적인 요소수가 부족한 상황입니다. 요소수란 무엇인지, 부족하면 어떤 문제점이 발생되는지를 다뤘습니다.

우리나라에 요소수 생산 기술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경제성이 낮다는 이유로 주로 중국에서 저가로 수입해왔습니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전 세계 여러 나라에 해당되는 이야기였죠. 특히 우리나라는 요소 수입량의 97%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이 국내 석탄 부족을 이유로 석탄 및 요소 등의 생산 및 수출을 통제하면서 글로벌 요소 공급망에 차질이 빚어진 것입니다. 이 외에도 최근의 반도체 수급난 또한 공급망 이슈를 제대로 체감하도록 했습니다.

이러한 세계적 혼란과 관련하여, 메가 FTA가 시장을 다변화시키고, 급변하는 통상 환경 속에서도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는데요. 메가 FTA는 아래 3가지 측면에서 글로벌 공급망 안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①  역내 공급망 강화 효과

메가 FTA를 체결할 경우, 상품의 생산 과정에서 '원산지 누적인정' 제도가 적용되기에, 회원국의 중간재를 사용할 경우 원산지 요건 충족이 용이해지게 됩니다.

'원산지 누적인정' 제도란 원산지를 판정하는 과정에 원재료가 회원국으로부터 수입된 것이라면, 원재료를 가공한 제품을 생산한 국가에도 원산지의 지위를 부여해주는 제도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가 원재료를 중국에서 수입한 뒤 이를 가공하여 호주에 수출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우리나라가 중국에서 원재료를 수입할 때는 한국과 중국 간의 양자 FTA로 특혜세율을 적용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이 원자재를 단순 가공하여 호주에 수출하는 경우, 제품의 원산지는 중국으로 표시됩니다. 원재료가 중국산이고, 우리나라는 단순 가공만 했다고 판단되기 때문이죠.

위 경우에서 우리나라가 원산지로 인정을 받으려면, 중국과 호주 간의 양자 FTA가 존재해야 합니다. 중국과 호주 간의 FTA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해당 제품의 원산지는 중국도, 한국도 아닌 상태가 되어 관세 혜택을 받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메가 FTA 체결 이후 중국, 호주, 한국이 모두 그 FTA 회원국이라면, 중국산 원재료를 한국에서 가공한 가공품은 한국산으로 인증을 받고, 관세 혜택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원산지가 누적인정이 된다면 FTA 구역내 수입 및 수출의 경우 관세혜택을 받을 수 있는 범위가 늘어납니다. 이 경우 FTA 체결 국가 간 중간재를 교역하는 경우가 더 많아질 것이고, 이는 공급망을 강화하는 효과가 생기죠. 이 외에도 메가 FTA 체결국 중 역내 자원부국, 부품 및 소재를 생산하는 중간재 생산국, 조립 및 가공 제조국, 구매력 높은 소비국 등 다양한 역할의 국가들이 존재하는 경우 역내 공급망의 안정적인 구축과 강화가 가능하게 됩니다.

② 동질적인 네트워크 형성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에 있어서 경제적인 요인 뿐만 아니라 안보 및 국제정치적인 요인도 중요하겠죠. 빠르게 변해가는 세계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새로운 규범적 영역들이 많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IPEF가 협력하고자 하는 분야들을 보면 그 예시를 알 수 있습니다.

지식재산권 침해, 산업 스파이 문제, 기술 탈취, 탄소 중립 등이 대표적인 규범적 영역에 해당하는데요. 이러한 영역들에서는 현재 전 세계적 규범의 입법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여러 국가들의 의견을 통일시키기가 어렵기도 하고, 각 영역에 대한 각 국가의 통상 정책이 제대로 갖춰지지도 않았기 때문이기도 한데요. 메가 FTA를 통해 회원국들이 규범적 영역에 대한 동질적인 입장을 갖고, 이해관계를 함께 한다면 통일된 규범의 부재에서 오는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③  복잡해지는 글로벌 밸류체인에 따라 나타난 양자 FTA의 한계 극복

글로벌 밸류체인(Global Value Chain)이란 원자재 확보, 처리, 생산 등 최종 소비 이전까지의 생산 과정이 세분화되고, 세분화된 각 생산 과정이 전 세계 중 최적의 국가에서 분업으로 진행되고 연계되어 최종 소비 단계까지 이르는 일련의 생산시스템을 의미합니다. 특히 세분화 된 각 생산 과정에 활용되는 중간재 형태의 상품 및 서비스에 대한 무역이 전 세계 무역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죠. 이전에는 국가 간 교역이 최종 소비를 위한 상품의 수출입 위주였다면, 이제는 최종 소비재 뿐만 아니라 최종 소비재 생산을 위해 필요한 중간재의 비중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에 따라 여러 국가 및 지역 간 생산단계가 서로 맞물리면서, 생산에 있어 국가 간의 상호의존도가 증가하게 되었습니다.

글로벌 밸류체인 도식화 ⓒWBPubs

글로벌 밸류체인을 좀 더 쉽게 이해하기 위해 반도체를 예시로 들어봅시다. 실제 반도체 생산 공정은 훨씬 더 복잡하겠지만, 간단하게만 보더라도 원자재인 실리콘이 생산되는 국가(노르웨이, 브라질 등)와 이 실리콘이 웨이퍼라는 중간 단계 제품으로 가공되는 국가(영국, 미국 등)가 다릅니다. 즉, 실리콘이 다른 국가로 수출되어 웨이퍼로 가공되는 것이죠. 이렇게 만들어진 웨이퍼가 반도체칩을 제조하는 국가(한국, 중국, 대만 등)들로 수출되어 최종적으로 반도체칩이 되는데요. 이처럼 글로벌 밸류체인이 점점 더 복잡해짐에 따라, 양자 FTA만으로는 새로운 무역 환경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여론이 커졌습니다. 글로벌 메가 FTA의 등장에는 이런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는 취지도 있는 것이죠.


오늘은 이렇게 FTA와 메가 FTA의 개념, 대표적인 메가 FTA의 종류들, 그리고 이들이 글로벌 공급망 안정과 어떠한 관련이 있는지 알아보았습니다. 세계 경제와 뗄레야 뗄 수 없는 국제정치적 논의들에 대해 알아둔다면, 향후 공급망 재편이 어떤 방향으로 이뤄지는지 이해하기 수월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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