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반도체, 얼마나 부족한 걸까?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2022년 차량용 반도체 주문량이 내년도 생산 가능 규모를 2~30%가량 초과했습니다. 완성차 업체들은 2023년에 생산될 반도체를 미리 주문하기 시작했는데요. 게다가 리드타임(반도체 주문 후 배송 기간)은 23.3주로 더욱 길어졌습니다. 업계는 차량용 반도체 주문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차량용 반도체가 부족해지면서 국내 자동차 생산량은 2004년 이후 역대 최저인 348만대를 기록했습니다. 완성차 업체는 차량 수요는 있으나, 반도체가 부족해 생산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으로도 적은 차량 생산이 이어진다면, 일부 완성차 업체와 자동차 부품 업체의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차량용 반도체, 왜 부족해?

차량용 반도체가 부족해진 가장 큰 이유는 주요 생산지인 동남아 지역의 공장이 코로나19 확산으로 가동을 중단했기 때문입니다. 차량용 반도체는 "다품종 소량생산"이 필요한 반도체인데요. 만들기 어렵진 않은데 그닥 돈은 안되는 반도체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차량용 반도체 업체들은 공급을 늘리는데 소극적입니다. 괜히 생산량을 늘렸다가 이후 차량용 반도체가 충분해지면, 과잉 공급으로 가격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죠.

완성차 업계의 대응은?

완성차 업계는 자체적으로 반도체를 생산하거나, 반도체 회사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현대차는 현대모비스를 통해 차량용 반도체를 직접 개발·생산할 예정이며, 테슬라와 같은 회사들도 반도체 내재화에 나섰죠. 한편 GM, 포드와 같은 완성차 업체들은 NXP, 퀄컴, TSMC 등의 반도체 회사와 협력해 차량용 반도체 공급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입니다.

한편 완성차 업체들은 차량에 탑재되는 반도체의 종류를 줄이려는 노력도 하고 있습니다. GM은 차량용 반도체를 3개 제품군으로 통합할 예정입니다. 테슬라나 폭스바겐은 차량 소프트웨어를 재설계해 따로 주문 제작하던 차량용 반도체 대신 범용 칩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반도체 업계에는 기회?

차량용 반도체에 소극적이던 삼성전자와 TSMC도 최근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 뛰어들었는데요. 이들은 차량에 특화된 고성능 시스템 반도체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기본적인 저사양 차량용 반도체도 수요가 많지만, 최근 전기차, 자율주행, 인포테인먼트 등이 발전하며 고성능 반도체의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당장의 부족보다는 더 미래를 보고 고성능 차량용 반도체에 뛰어든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