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미니스톱 인수, 다시 돌아가는 인수합병 DNA

롯데의 미니스톱 인수, 다시 돌아가는 인수합병 DNA

롯데그룹이 편의점 체인 미니스톱을 3,133억원이 넘는 금액에 사들힌다고 하는데요. 롯데는 왜 미니스톱을 인수하는지, 오늘 이슈한입에서 파헤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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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Unsplash

롯데그룹에 넘어간 미니스톱

롯데그룹이 국내 편의점 업계 5위의 한국미니스톱을 인수할 예정입니다. 인수조건은 한국미니스톱 주식회사의 지분 100%를 약 3,133억원에 취득하는 것인데요. 2018년부터 편의점 업계에서는 미니스톱의 인수가 논의되었지만, 매번 가격 불일치 문제로 지지부진하게 끝난 바 있습니다. 특히 롯데는 작년 하반기에 2000억원을 인수가격으로 제안한 미니스톱의 제안에도 비싸다며 뜸을 들였었죠.


미니스톱의 매각 자체는 사실상 예정된 일이었습니다. 국내 편의점 시장은 CU와 GS25가 압도적 1위 플레이어로 경쟁하는 가운데, 롯데의 세븐일레븐과 신세계의 이마트24가 치고 올라오는 형세인데요. 2020년 기준, CU와 GS25는 점포 수를 각 약 1만5천개씩, 3위인 세븐일레븐은 1만개, 4위인 이마트24는 5천개를 보유 중이었습니다. 하지만 미니스톱은 고작 2,500개의 점포를 보유하고, 적자를 내는 상황으로 자생이 어렵다는 여론이 컸죠.


롯데의 인수 분석

이런 상황에서 미니스톱에 눈독을 들인 건 3위 롯데(세븐일레븐)와 4위 신세계(이마트24)였습니다. 롯데의 경우 이번 미니스톱 인수로 단번에 기존2강(CU, GS25)의 점포 수를 한번에 따라잡을 수 있게 됐습니다. 무엇보다 가파르게 치고 올라오는 이마트24의 견제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졌는데요. 소위 ‘3강 체제’의 확립이 가능해진 것이죠. 이마트24의 경우 미니스톱 인수가 물 건너가면서 이제는 새로운 3강들과의 격차가 더욱 커진 셈입니다.


이외에도 최근 퀵커머스* 시장이 성장하며 유통업계의 라스트마일** 확보가 중요해졌는데요. 미니스톱 편의점들이 업계 평균 매장 규모의 두 배 가까운 면적을 자랑하는 만큼, 롯데는 미니스톱 매장을 온·오프라인 유통업을 병행할 물류 창고로 활용한다는 계획입니다. 2,500개의 새로운 라스트마일 물류거점들은 유통업 전통 강자인 롯데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입니다.

*퀵커머스: Quick과 Commerce의 합성어로 물품을 주문 즉시 배송하는 상거래를 의미합니다.

**라스트마일: 물류업체가 상품을 개인 소비자에게 직접 전달하는 '배송 마지막 구간'을 뜻합니다.


또한 편의점 출점 규제로 인해 기존 편의점 브랜드들은 새로운 점포를 내기가 어려웠습니다. 같은 브랜드사는 50~100m 이내에 새로운 가게를 열 수 없었는데요. 이러한 상황에서 미니스톱 인수는 법의 테두리를 우회하며 점포 수를 2,500개나 한 번에 늘릴 전략적 기회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다만 불안 요소도 존재합니다. 롯데는 막대한 자금을 들였지만, 기존에 미니스톱과 계약한 편의점 가맹점주들의 계약이 만료되거나, 이들이 다른 편의점 브랜드로의 교체를 원하면 롯데 측에서 이를 제지할 방법이 없습니다. 특히나 인지도가 높은 CU와 GS25로 교체를 원하는 가맹점주들을 지켜야 하는데요. 인수자금 외에도 기존 가맹점주들과 재계약을 끌어내는 데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보입니다.


롯데그룹의 혁신 DNA

2004년 신동빈 회장의 취임 이래 롯데그룹을 상징하는 단어가 ‘인수합병’이었을 정도로 롯데그룹은 공격적인 경영을 시도했습니다. 10년 동안 무려 35개의 인수합병을 진행했죠. 하지만 경영권 분쟁과 중국의 사드 보복, 불매운동 등 외부 악재가 겹치며 근 몇 년간 공격적인 인수는 어려웠습니다. 신세계에 이베이코리아 인수 기회를 빼앗긴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하지만 신 회장은 올해 들어 연초부터 롯데의 변혁을 공언하고 있습니다. 작년까지 이어진 실적 부진을 올해부터 절치부심하여 끊어내겠다는 다짐인데요. 작년 하반기 한샘 경영권 인수에 이어 미니스톱 인수에까지 적극적으로 나선 모습은 ‘인수합병 DNA’를 재가동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는 또한 올해 사장단 회의에서 ‘도전’을 위기 극복의 키워드로 꼽으며 직급제 폐지, 파격 외부 인재 등용 조치를 단행했습니다.

미니스톱 인수로 혁신을 향한 롯데의 의지가 드러나는데요. 과연 롯데가 부진의 굴레에서 벗어나 혁신의 바퀴를 굴릴 수 있을지, 한 번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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