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 '영리'님에게 갑작스레 뇌출혈이 찾아왔다
스무 살, 갑자기 뇌출혈로 쓰러졌어요
안녕하세요! 스무 살이었던 2012년 겨울,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인해 한순간에 뒤바뀐 삶을 살고 있는 영리라고 합니다. 제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와 희망이 되길 바라요.
뇌출혈을 겪었을 때를 떠올려보면, 말로 다할 수 없을 정도의 큰 충격이었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난생처음 겪어보는 고통스러운 두통에 휩싸여 아무런 대비도 못하고 쓰러졌어요. 그 후 의식이 없는 열흘간의 시간을 지나 기적처럼 눈을 떴는데요. 깨어나 보니 소중하게 가꿔왔던 긴 머리카락은 짧게 밀려 있었고, 오른쪽 팔다리에는 전혀 힘이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처음엔 이 모든 게 금방 회복될 거라고 믿었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오른쪽 팔다리 감각은 돌아오지 않았고, 그제야 저는 다시 온전히 걷고 움직이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게 됐음을 깨달았습니다. 지금도 꾸준히 재활 운동을 하면서 일상을 살아가고 있고요.
뇌출혈로 쓰러진 후 지금까지 느낀 건, '회복'이란 눈에 보이는 변화가 아닌 마음속 희망을 잃지 않는 과정이라는 점이었습니다. 아무리 작은 변화라 할지라도 끊임없이 쌓아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거였어요.
단순히 긍정적인 말을 되뇌는 것만으로는 부족했어요
뇌출혈을 겪은 제겐 신체적 회복은 물론 심리적인 회복도 필요했어요. 어떤 어려움이든 결국 마음가짐과 지속적인 노력이 가장 큰 힘이 됐는데요. 단순히 긍정적인 말을 되뇌는 것만으로는 부족했고, 하루하루 작은 목표를 세우고 이를 달성해나갔어요.
예를 들어, 아침 일찍 일어나기를 첫 번째 목표로 삼고 하루에 10분씩 기상 시간을 앞당겼습니다. 이 작은 변화로 하루를 더 계획적으로 보내는 법을 익혔죠. 또 매일 짧게나마 일기를 쓰기로 했는데, 하루 동안 느꼈던 제 감정을 돌아보면서 부정적인 면보다는 긍정적인 면을 찾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
지금도 뭔가를 배우고 실천할 땐 예전보다 10배는 더 노력하고 있는데요. 아무리 발버둥쳐도 목표의 30%나 50%밖에 못 미치는 느낌이 들 때가 있어요. 그럼에도 제 자신을 믿고 꾸준히 하다 보면 어느 날 신기하게도 나머지 70%, 50%가 채워지더라고요.
멘탈관리와 마인드셋은 단순한 트렌드가 아니라, 저를 지탱해 준 원동력이에요. 단기적인 결과보다는 장기적으로 내면의 성장을 이룰 수 있는 방법들을 Bytee분들께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공무원으로 시작한 사회생활, 그만뒀어요
대학생 때 학과장 교수님의 권유로 공무원 시험에 도전하게 됐어요. 사실 대학도 늦게 입학했고, 뚜렷한 꿈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큰 고민 없이 준비를 시작했는데요. 졸업하자마자 뛰어든 첫 시험에서 운이 좋게도 간신히 합격해 첫 직장 생활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잘 알려져있다시피 공무원의 큰 장점은 안정성과 어디서나 당당하게 내세울 수 있는 공무원 명함이지만, 하는 일에 비해 급여가 적다는 점이 단점이었어요. 입사하고 얼마 되지 않아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업무는 폭발적으로 늘어났는데요.
직렬과 상관없이 모든 공무원 인력이 동원돼 초과 근무가 100시간이 넘는 동료도 있었어요. 주말은 물론 비상근무까지 자주 이어졌기 때문에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상당히 지쳤습니다. 정말 내가 원하던 삶이 맞는지 스스로에게 질문했는데, 대답은 NO였어요.
3년 만에 직장을 떠나면서 당장은 퇴직금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피했지만, 불안한 마음은 여전했어요. 그래서 계약직, 인턴 등 다양한 도전을 해보며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보기도 했는데요. 멈췄던 독서를 다시 하고 꿈이었던 에세이를 쓸 수 있게 된 지금, 공무원 면직(사직)을 전혀 후회하진 않습니다.
"아팠어도 이토록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
제 이야기를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용기와 빛나는 가능성을 전달하고 싶어요. 특히 저와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과 그 가족들에게 '아팠어도 이렇게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는 희망을 전하고 싶은 마음이 큰데요. 개인적인 이야기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실질적인 힘이 되는 인사이트와 긍정적인 변화를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책 『쇼펜하우어 인생수업: 한 번뿐인 삶 이렇게 살아라』를 보면 내 주변 사람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는 주제 의식이 나와요. 저는 주변 사람들의 중요성에 깊이 공감하는데요. 긍정적이고 지지적인 사람들과 교류할 때 인생의 방향이 달라질 수도 있어요. 빡빡머리로 병실에서 지내며 자존감이 한참 낮아졌을 때 큰 힘이 됐던 것도 바로 친구와 가족의 응원이었거든요.
제가 겪은 시련과 이를 극복해 온 경험들이 다른 분들께 성장의 동기를 줄 수 있도록, 앞으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