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응삼이'님이 치열한 디자인 세계에서 살아남은 법
디자이너는 무조건 비전공자만 할 수 있다? 절대 아니에요!
안녕하세요. 비전공자 디자이너의 길을 걷는 이응삼이입니다 🎨
혹시 디자이너 중에서도 비전공자가 많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사실 비전공자 디자이너는 생각하시는 것보다 훨씬 많은데요. 하지만 대부분 본인이 비전공자라는 사실을 드러내고 싶지 않아 해서인지, 줄곧 디자이너는 전공자만 할 수 있는 직업이라고 여겨져 왔어요.
저는 이 인식을 깨고 싶었어요. 디자인 세계는 전공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인식 말이죠. 그래서 처음 디자인을 시작하시는 분들, 비전공자로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이 공감할 만한 내용을 인스타툰으로 그려내고 있답니다.
아이러니할 수 있지만 저의 인스타그램 피드에선 디자인 결과물을 찾아볼 수 없어요. 디자인 계정임에도 불구하고요. 사실 저는 디자인이나 툴을 소개하기보단, 팔로워 분들과 같이 디자인적 사고를 확장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디자인과 관련된 전반적인 이야기를 얕고 넓게 다루면서 누구나 디자인에 대해 ‘왜?’라는 물음을 던질 수 있는 장을 만들고 있어요.
💭 디자인적 사고를 키우려면 '이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처음부터 디자이너를 꿈꾼 건 아니에요
기독교 학과 신입생으로 대학에 입학했던 저는 복수전공마저도 인문학을 선택했어요. 인문학 전공은 취업 시장에서 쉽지 않다는 인식이 강했을 때라, “문송합니다”라는 말을 달고 살았던 기억이 나네요. 그래도 전 복수전공했던 독어독문과와 연관된 일자리를 찾을 생각이었어요.
그러던 중, 봉사활동의 일환으로 바자회를 개최한 적 있는데요. 이때 포스터와 현수막의 전체적인 디자인을 다루면서 설레는 절 발견했어요. 간단한 책자, 포스터, 일러스트 등을 제작했고, 무언가를 시각화하는 과정에서 큰 흥미를 느꼈죠. 그때부터 전 디자이너에 대한 꿈을 키워갔어요.
하지만 좋아하는 일이라고 한들, 한 번에 잘할 수 있는 건 아니더라고요. 디자이너로의 취업을 바라보고 학원에 등록했던 저는 좌절할 수밖에 없었어요. 학원에서는 주로 툴을 다루는 방법만 알려줄 뿐, 디자인이 어떻게 완성되는지 그 과정에 대해선 혼자 알아가야 했거든요.
디자인의 세계에서는 결과물로 취업의 성패가 갈리는데, 저는 포토샵을 독학으로 배우며 결과물을 어떻게 만들어 나가야 할지 혼자 터득했어요. 그땐 유튜브도 활성화돼 있지 않아서 디자인 사이트의 영상이나 책 위주로 공부했던 기억이 나요.
운 좋게 접했던 실무에서도 전공자와의 간극을 많이 느꼈던 것 같아요. 디자인에 대한 개념 정리가 잘 돼 있지 않았기에 다양한 책을 읽으며 이론적인 개념과 디자인적 사고를 쌓았어요. 또, 디자인 사이트나 유튜브를 통해 레퍼런스와 실제 업무 환경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기도 했고요. 이렇게 해도 채워지지 않는 약간의 틈은 사수들에게 질문해 가며 조금씩 줄여 나가고자 했어요.
'비전공자 디자이너'라는 한계를 깨부순 방법은 바로...
디자이너에게 가장 중요한 건 소통이에요. 소통이 안 되면 피드백 과정에서 마찰을 겪을 수밖에 없는데요. 저는 디자이너로서 심미적이고 매력적인 디자인을 추구하지만, 클라이언트나 기획자는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디자인을 추구하기에 서로 말이 잘 안 통하면 최적의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없죠.
초반에는 클라이언트나 기획자에게 저의 디자인적 의견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곤 했어요. 그들을 설득하기 위해선 감보다는 정확한 근거가 필요했거든요. 하지만 비전공자였던 저는 디자인 용어로 정확한 근거를 제시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어요. 그래서 이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공부하고, 또 공부했죠. 서점에 가서 디자인과 관련된 거의 모든 도서를 훑어보고, 그중 저에게 필요했던 가장 기초적이면서도 중요한 '편집'에 대한 책을 몇 번이고 읽었어요.
첫 회사에서는 주로 팜플렛이나 포스터와 같은 제작물을 다뤘기 때문에 글과 이미지의 배치가 중요했는데요. 그때 읽었던 책에서 많은 디자인적 조언을 접할 수 있었어요. 예를 들면, 제작물 내에 사람을 배치할 때 인물의 시선이 향하는 곳에 여백을 두고, 그곳에 중요한 메시지를 배치하면 시선이 자연스레 메시지에 머물 수 있다는 조언처럼요. 이렇게 책에서 디자인적 소양을 차츰차츰 쌓아 나가니, 제법 정확한 근거를 제시할 수 있게 됐어요.
하지만 제가 디자인적 소양을 양껏 채운다고 해서 매번 완벽한 설득이 되는 건 아니더라고요. 아무리 디자인적 근거를 제시한다고 해도 기획 의도에서 벗어나버리면 소용이 없다는 걸 깨달았죠. 결국, 중요한 건 기획 의도에 맞는 디자인적 근거였어요.
이를 위해 저는 늘 전체적인 업무 상황을 파악해 기획 의도를 이해하려고 노력했어요. 특히, 기획 단계부터 회의에 참여해 회의 중에 나왔던 중요한 사항들을 디자인에 녹여내고자 했죠. 기획 의도를 정확하게 알고 시각화하기 시작하니까, 이해관계자는 물론 소비자까지 설득할 수 있는 디자인을 만들어낼 수 있었어요. 설득이 어려운 디자이너라면 이해에서 비롯되는 소통의 힘을 믿어보는 건 어떨까요? 🤗
한 번 배워둔 기술은 언젠가 저의 자산이 되기 마련이에요
디자이너라면 누구나 공감하시겠지만, 사용해야 하는 툴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요. 전문 디자인 회사가 아니라면 개인 디자이너가 그래픽, 영상, 3D 등을 모두 혼자 감당해야 하는데요. 이럴 때 저는 처음 접할 때 확실히 배우고자 해요. 한 번 배워둔 툴은 언젠가 꼭 다시 사용하게 돼 있고, 결국 제 자산이 된다는 생각으로요.
저도 원래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를 주로 사용했는데 실무 중에 피그마, 에프터이펙트, 프리미어 프로 등을 사용하게 돼 지금은 그 툴까지 모두 익혀둔 상태예요. 새로운 툴을 접할 땐 연습 삼아 한 번 사용해 보고, 어느 정도 익숙한 인터페이스라면 필요한 부분만 유튜브로 배우곤 해요. 익숙하지 않은 블렌더 같은 툴을 활용해야 하면 강의를 구매하거나 유튜브 튜토리얼을 참고해 꼼꼼하게 배우죠.
디자인의 세계에는 툴 말고도 다른 중요한 요소들이 많은데요. 가장 먼저 디자인을 기획하는 단계에서는 무엇보다 본인의 경험을 최대한 활용하는 게 가장 좋아요. 그 당시가 아니더라도 평소에 영감이라고 생각되는 모든 것을 수시로 메모해 두면 추후 경험을 살린 디자인을 기획할 수 있더라고요.
디자인을 넘어, 또 다른 세계를 파헤쳐 볼 거예요
저는 디자인의 무궁무진한 가치를 발견하고 싶어요. 단순히 시각적 작업물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그 이상의 가치 말이에요. 그래서 디자인을 만드는 사람들이 책임감을 더욱 깊이 느끼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