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EP BYTE] 위기가 끝나자 위기가 찾아온 OTT 업계?

[DEEP BYTE] 위기가 끝나자 위기가 찾아온 OTT 업계?

오늘 DEEP BYTE에선 먼저 OTT 업체들의 빠른 성장에 이어 찾아온 성장 둔화를 짚어 봤습니다.

🐶  J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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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OTT는 급격히 성장했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봉쇄 조치가 이어지고, 거리두기 정책이 시행되면서 '언택트' 기업들이 큰 수혜를 입은 것인데요. OTT는 화상회의 플랫폼과 함께 언택트 시대의 '필수품'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이젠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같은 콘텐츠 업체들뿐만 아니라, 아마존과 쿠팡 같은 커머스 업체들, 그리고 통신사들까지 자체 OTT를 운영하고 있죠.

하지만 이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치명률이 낮아지고, 많은 국가들이 '일상으로의 복귀'를 선언함에 따라 OTT 업체들의 성장세도 둔화되고 있는데요. 이번 주 BYTE+에선 OTT들이 팬데믹 시기 어떻게 성장하고, 엔데믹 시기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다뤄보고자 합니다. 오늘 DEEP BYTE에선 먼저 OTT 업체들의 빠른 성장에 이어 찾아온 성장 둔화를 짚어 볼 예정인데요. 이어 내일부터는 글로벌 OTT 시장의 구조, OTT업계에서 논란인 망 사용료 분쟁, 그리고 글로벌 1위 OTT 업체 넷플릭스까지 자세하게 들여다 보려 합니다.

월: [DEEP BYTE] 팬데믹과 엔데믹 속의 OTT
화: [마켓 인사이드] 글로벌 OTT 시장의 구조는?
수: [상식 한 입+] 넷플릭스 vs. SK브로드밴드, 망사용료 논란 총정리
목: [기업 한 입] 코로나19의 최대 수혜자 넷플릭스, 앞으로는?


OTT는 어떻게 대세가 되었을까?

OTT란 Over-the-Top의 약자로, 넷플릭스나 왓챠 같은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의미합니다. Over-the-Top에서 Top은 셋톱박스를 의미하는데요. 과거 이런 서비스들이 존재하지 않을 때는 다양한 TV 채널을 이용하기 위해 케이블 셋톱박스를 사용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와 스마트TV의 등장으로 셋톱박스 없이도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에 Over-the-Top(셋톱박스를 넘어서는)이라는 이름이 붙게 된 것이죠.

[상식한입+] 무한 경쟁이 이어지는 OTT
코로나19 이후 OTT는 우리 삶에서 떼어놓을 수 없는 서비스로 자리매김 했습니다. OTT 업체들의 강점부터 OTT 업계의 핵심 쟁점까지 다뤄봅니다.
OTT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이 글을 참고하세요!

OTT 사업의 선두주자는 '오징어게임'으로 익숙한 넷플릭스입니다. 1997년 온라인 비디오 대여 사업으로 시작한 넷플릭스는 2007년 처음으로 온라인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에 나섰는데요. 2009년에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직접 제작하기 시작했고, 2010년에는 본격적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에 나섰습니다. 넷플릭스는 특히 2010년대 크게 성장했는데요. 이는 4G의 대중화로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가 본격화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스트리밍이란 동영상이나 음악 같은 미디어 파일을 인터넷상에서 실시간으로 재생하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과거에는 미디어 파일을 완전히 다운받은 다음에야 재생이 가능했지만, 통신기술이 점차 발전하면서 파일을 작은 단위로 쪼개 즉시 재생하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특히 동영상 스트리밍은 2011년 4G가 상용화되면서 전성기를 맞게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3G의 등장으로 스마트폰의 시대가 열렸다면, 4G의 등장으로 유튜브와 넷플릭스 같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의 시대가 열린 것이죠.

[상식한입+] 차세대 통신기술, 5G의 모든 것
자율주행, 사물인터넷, 스마트시티, 메타버스 등 미래 기술의 핵심 기반이 되는 5G! 여러분은 5G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4G의 뒤를 잇는 5G, 과연 5G의 도입으로 어떤 기술이 전성기를 맞게 될까요?

4G 통신기술의 대중화와 함께 넷플릭스의 구독자도 무서운 속도로 늘기 시작했습니다. 넷플릭스 외에도 OTT 서비스를 시작하는 기업들이 늘기 시작했는데요. 넷플릭스의 선전에 위기감을 느낀 디즈니 등 기존 콘텐츠 업체들은 2007년 자체 OTT 서비스인 훌루(Hulu)를 출시했고, 넷플릭스의 성장세가 가팔라진 2011년에는 아마존이 프라임 비디오(Prime Video) 서비스를 시작했죠. 2010년 캐나다를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에 나선 넷플릭스는 2011년에는 남미를, 2012년에는 유럽을 중심으로 세계적인 확장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합니다.

넷플릭스의 성장은 사실상 2010년대에 거의 다 이뤄졌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출처: backlinko]

그리고 넷플릭스는 2015년에는 일본을 시작으로 아시아 시장 진출에 본격적으로 나섰고, 2016년에는 마침내 우리나라까지 진출하게 됩니다. 넷플릭스의 전 세계적인 흥행으로 OTT가 하나의 대세로 자리매김하면서 우리나라 업체들도 자체적인 OTT 서비스를 출시하기 시작했는데요. 넷플릭스와 비슷한 시기 영화 평점 사이트였던 왓챠에서도 '왓챠플레이'를 내놓으면서 우리나라 시장에서도 OTT 경쟁이 본격화되었습니다. 물론 이전에도 SK플래닛이 내놓은 'hoppin' 같은 토종 OTT 서비스들이 있었지만, '넷플릭스식' 구독형 OTT 서비스에 밀려 대부분 자취를 감추고 말았죠.

우리나라에서는 넷플릭스를 필두로 한 OTT 서비스의 성장과 함께 방송국을 비롯한 기성 콘텐츠 제작사들의 입지가 흔들리기 시작했는데요. 특히 2019년부터 차세대 통신기술인 5G가 상용화되면서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출시는 거부할 수 없는 큰 흐름으로 자리매김하게 됩니다.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 스트리밍 서비스에 위기감을 느낀 방송 3사(KBS·MBC·SBS)는 2019년 SKT와 손잡고 토종 OTT 서비스인 '웨이브(WAAVE)'를 출시했는데요. 이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언택트' 열풍이 불자 2021년 KT는 자체 OTT '시즌(SEEZN)'을 출시합니다.

OTT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은 방송국과 통신사만이 아니었는데요. '한국의 아마존'을 꿈꾸는 쿠팡 역시 2020년 '쿠팡플레이'를 런칭하면서 자체 구독 요금제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서게 되죠. 이렇듯 OTT는 Over-the-Top(셋톱박스를 넘어서)라는 말 뜻 그대로 케이블 혹은 위성 TV를 점진적으로 대체해왔는데요. 이렇듯 2010년대 4G 기술의 발전으로 급성장한 OTT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결정적인 계기를 만나 다시 한 번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하게 됩니다.


팬데믹과 OTT

넷플릭스의 구독자 증가 추이 [출처: XTB]

4G의 대중화와 글로벌 시장 진출로 2010년대 급격한 성장을 경험한 넷플릭스는 2019년 위기를 맞게 됩니다. 2019년부터 해외 구독자 수 증가세가 둔화됐고, 미국 내 가입자 수도 줄어들기 시작한 것인데요. 2019년 2분기에는 사상 최초로 미국 내 구독자 수가 줄어들기도 했습니다. 이 당시 넷플릭스의 발목을 잡았던 것은 OTT 업계의 경쟁 격화아시아 시장 확장의 어려움이었습니다.

넷플릭스의 주가는 2019년 계속해서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아시아 시장에선 여전히 구독형 OTT 서비스가 익숙치 않은 사람들이 많아 구독자를 예상만큼 빨리 늘리기 어려웠습니다. 게다가 넷플릭스의 성공 이후 많은 플레이어들이 시장에 참여하며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졌는데요. 당시 OTT 시장의 보급률이 90%에 달해 이미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분석까지 나왔습니다. 특히 엄청난 콘텐츠 파워를 보유한 월트 디즈니도 2019년 OTT 시장 진출을 선언하면서 넷플릭스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점점 커졌죠.

그러던 2020년 3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코로나19 팬데믹이 찾아오게 됩니다. 세계 각지에서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도시 봉쇄에 나서는 국가들이 많아졌는데요. 사람들은 대면 활동을 기피하기 시작했고, 업무부터 여가까지 모두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언택트' 문화가 확산하기 시작했습니다. 재택근무가 늘어나고, 집에 있는 시간이 압도적으로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넷플릭스를 비롯한 OTT 서비스 구독자도 크게 늘었죠.

넷플릭스의 경우 코로나19 확산으로 자체 콘텐츠 제작이 지연됐음에도 불구하고, 2020년 1분기 신규 가입자 수가 1,577만명에 달하면서 기록적인 성장을 보여줬습니다. 당초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820만명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이죠. 사실상 코로나19가 넷플릭스 성장의 '부스터샷'이 된 셈입니다. 수혜를 입은 것은 넷플릭스만이 아니었는데요. 2019년 말 서비스를 시작한 디즈니의 자체 OTT 서비스 '디즈니플러스'도 팬데믹을 계기로 구독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며 순식간에 넷플릭스를 위협하는 OTT 강자로 떠오르게 됩니다.

서비스 시작과 동시에 팬데믹을 경험하며 '수직성장'한 디즈니플러스 [출처: Chartr] 

2020년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는 모두 약 3,500만명의 신규 구독자를 확보했습니다. 하지만 이듬해인 2021년부터 이런 급격한 성장세도 어느 정도 잦아들기 시작하는데요. 2021년 넷플릭스는 1,800만명, 디즈니플러스는 1,200만명의 신규 구독자를 유치했죠. 그리고 오미크론 변이가 찾아오며 코로나19의 끝이 보이기 시작한 2022년,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의 희비는 극적으로 엇갈리게 됩니다.

넷플릭스는 올해 1월 있었던 2021년 4분기 실적 발표에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고, 2022년 1분기 신규 가입자 수도 250만명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는데요. 당초 시장에선 못해도 6~700만명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던 만큼, 이날의 발표 이후 넷플릭스의 주가는 20% 넘게 곤두박질쳤습니다. 반면, 디즈니플러스의 경우 올해 2월 1분기 신규 구독자가 1,200만명 가까이 증가했다고 밝히면서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죠. 물론 디즈니플러스가 예상을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기록한 것은 맞지만, OTT 업계 전반적으로는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엔데믹의 시대 어떻게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지가 OTT 업계의 새로운 과제가 된 셈이죠.


엔데믹과 OTT

팬데믹 시기 넷플릭스를 비롯한 OTT 업체들은 모든 측면에서 극적인 성장을 경험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위협이 걷혀가고, OTT 업계의 둔화세가 뚜렷해지면서 그동안 부각되지 않았던 문제들이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는데요. 바로 수익성 둔화비용의 증가입니다. 코로나19로 OTT 시장의 규모가 급격히 커지면서 많은 기업들이 OTT 사업에 뛰어들었는데요. 경쟁자는 많아지고 있는데, 이제 팬데믹도 끝이 보이면서 OTT 구독자 수 증가세에도 제동이 걸리고 있습니다. 언택트의 시대가 끝나고 온택트의 시대가 오면 결국 OTT 이용자 수 증가세도 둔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영국의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는 넷플릭스의 올해 1분기가 "가입자들이 우편으로 DVD를 받아봤던 2010년 이후 가장 부진한 1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모건스탠리를 비롯한 투자사들은 넷플릭스의 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낮춰잡기 시작했죠. 작년 말 넷플릭스는 구독자 증가세 둔화를 막기 위해 성장세가 더딘 인도에서 요금을 60% 가까이 할인하기로 결정했는데요. 반대로 이미 많은 구독자를 확보한 북미와 아시아 지역에선 구독료를 올리며 수익성 증대에 나섰습니다.

또, 얼마 전에는 수익성 둔화를 막기 위해 콘텐츠를 부분 공개하고, 계정을 공유하는 가입자들에게 추가요금을 부과한다는 정책을 발표하기도 했는데요. 넷플릭스는 지금까지 콘텐츠 전편을 한 번에 공개해왔는데, 이제부터 간격을 두고 업로드해 구독자들의 지속적인 결제를 유도한다는 전략이죠.

수익성 둔화와 함께 가장 심각한 문제로 꼽히는 것이 비용의 증가입니다. 시장의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면서 OTT 기업들은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천문학적인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데요. 넷플릭스는 2020년 콘텐츠 제작에 무려 13조원에 가까운 돈을 투자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투자 비용은 매우 빠르게 증가하고 있죠. 넷플릭스는 2021년 콘텐츠 제작에 약 19조원을 투자했다고 밝혔고, 올해 투자 비용은 20조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넷플릭스의 연간 매출이 약 30조원 대인 것을 감안하면, 콘텐츠 제작에 투자하는 비용이 전체 매출의 6~70%를 차지하는 것이죠.

밥 차펙 월트 디즈니 CEO

넷플릭스를 뒤쫓고 있는 디즈니의 스케일은 더 큰데요. 월트 디즈니는 올해 콘텐츠 제작에만 무려 40조원 가까운 예산을 책정했습니다. 작년에도 30조원 가까운 돈을 콘텐츠에 쏟아부었는데, 올해는 규모를 확 늘려 넷플릭스를 따라잡겠다는 계획이죠.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즈에 따르면 올 한 해 넷플릭스와 월트 디즈니 등 상위 8개 미디어 기업들이 OTT 서비스에 무려 140조원 가까운 돈을 투자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글로벌 OTT 서비스뿐만 아니라, 국내 OTT들도 수천억원 대의 투자에 나서고 있습니다. 웨이브와 티빙, 시즌 모두 3~4,000억원 대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하죠.

결국 수익성은 필연적으로 둔화될 수 밖에 없는데, 살아남기 위해선 투자해야 하는 비용이 계속해서 증가하는 상황이 된 것인데요. 코로나19 위기로 '부스트'를 받았던 OTT 업체들은 이제 코로나19의 종식과 함께 닥쳐올 수익성의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넷플릭스는 게임사들을 인수하고, 구독 서비스에 게임을 포함시키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 하고 있는데요. 마음이 급한 넷플릭스와 달리 대규모 테마파크를 보유하고 있는 월트 디즈니는 조금은 더 여유로운 모습입니다. 억눌렸던 여행 수요가 폭발하며 디즈니랜드 등 테마파크 사업의 회복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죠.

수년 간은 계속해서 '쩐의 전쟁'이 될 것으로 보이는 OTT 업계, 과연 미래에는 디즈니플러스가 넷플릭스를 따라잡을 수 있을까요? 또, OTT 업계의 플레이어들은 천문학적으로 늘어나는 콘텐츠 투자 비용을 견뎌낼 수 있을까요? 엔데믹에 대처하는 OTT 업계의 모습을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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