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송 수익구조 파헤치기… 배달업계의 문제는?

K-배송 수익구조 파헤치기… 배달업계의 문제는?

CJ대한통운과 택배 노조 간의 갈등이 12월부터 지속되던 중 파국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양측의 입장과 근본적인 원인을 알아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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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Unsplash

CJ 대한통운 vs 택배 노조

배달업계는 코로나19가 가져온 비대면 트렌드의 최대 수혜업종 중 하나입니다. 배달의민족 같은 음식 배달 플랫폼들은 물론, 기존의 택배사들도 쏟아지는 일감에 일손이 없어서 난리인데요. 그만큼 택배사들의 실적도 역대급 기록을 경신 중입니다. 그런 와중에 최근 CJ대한통운 노조가 12월 28일 이래로 52일째 무기한 파업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택배업계에는 대체 무슨 일이 있는 걸까요?

택배 노조의 주요 요구 사항은 각종 호재로 인해 인상된 택배요금을 택배 기사들에게 공정하게 배분하고 노동 처우를 개선하라는 것입니다. 택배 기사들은 현재 근로기준법상 노동자*에 해당되지 않는데요. 지난 1월 이를 시정하기 위해 마련된 합의를 택배사가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현재 택배 기사는 노조법에 따르면 근로자로 인정받지만, 근로기준법상 노동자에 해당하지는 않는 애매한 신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CJ대한통운은 이미 사회적 합의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고, 택배대리점연합회와 합의한대로 택배기사 과로사를 막기 위해 인상한택배요금 중 60%만을 정확히 이익으로 취하고 있다고 맞서는 입장입니다. 왜 이들의 입장이 이렇게 상이하고, 좁혀질 기미가 안 보이는지 한 번 알아볼까요?

택배사들의 치킨 게임

원인은 택배사부터 택배기사까지 이어지는 복합적인 수익 구조에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인터넷 쇼핑으로 물건을 사면 배송비은 어떤 물건이든 대체로 2,500원~3,000대인데요. 하지만 상식적으로 택배는 이동 사업이기에, 무게와 이동거리가 증가할수록 가격이 올라야 정상입니다. 그러나 여러 물품을 시켜도 택배가격은 일정한데요. 그 이유는 바로 CJ대한통운 같은 택배사들이 배달 계약을 수주하는 화주, 즉 쇼핑몰들과 한 번에 많은 물량에 대해 정액금으로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이런 정액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택배사들이 앞다투어 가격을 낮추는 치킨게임에 돌입했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택배가격을 추후 다시 쇼핑몰에 돌려주는 일명 ‘리마진’까지 쇼핑몰들에 제시하며 가격 경쟁을 심화시켰습니다. 그래서 2000년에만 해도 3,500원이던 택배가격이 현재는 대략 2,000원대에서 유지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도한 가격 경쟁으로, 호황이라는 주요 택배사들도 인상된 택배비 170원 중 56원만을 챙겨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반면, 택배사의 주 고객인 쇼핑몰 등의 판매자들은 700원에 가까운 금액을 '백마진'이라는 이름으로 가져가고 있죠. 소비자들은 건당 2,500원의 배송비를 쇼핑몰에 지불하지만, 실제로 택배사들은 쇼핑몰과 1,700원대에 배송 계약을 체결하는데요. 이 때, 실제 배송비와 계약된 배송비의 차액만큼을 쇼핑몰이 챙기는 것입니다.

대리점을 통한 하도급 구조

본사-대리점-택배기사로 이어지는 하도급 구조 또한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배달업계는 크게 물품을 보내는 쇼핑몰과 이들로부터 계약을 수주하는 택배사, 그리고 택배사들의 요청을 택배기사들에게 전달하는 대리점으로 구성돼있는데요. 택배사가 지역별 대리점에 물량을 위탁하면, 대리점은 기사에게 다시 그 일감을 전달합니다. 또한 본사가 아닌 대리점이 택배기사와 직접 건당 수수료 형태로 배달 계약을 체결하죠.

90년대 초 택배 사업이 처음 시작될 때만 해도 택배사들은 기사들을 직접 고용했습니다. 그런데 온라인 쇼핑몰이 발전하며 물량이 급증하자 인건비와 물류 수요를 감당할 수 없었고, 지역별 대리점들에게 기사 고용과 관리를 위탁하게 되었죠. 이로 인해 기사들이 본사와 직접 계약을 체결하지 못하고, 각종 노동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되었는데요. 일부 대리점들이 기사의 구역을 할당하고 일을 전달하는 권한을 갖게 되며 이른바 '갑질'에 시달리는 기사들도 늘었습니다.

물류 마비 ... CJ 대한통운 직접 나서나

노조는 이러한 대리점을 통한 하도급 구조 뒤에 숨지 말고, CJ대한통운이 직접 나서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현재는 이미 합의된 바에 따라 수입 인상분의 60%를 택배사가 가져가고 있는데요. 택배 기사들은 배분되는 인상분 비중에 대해 본사와 직접 협상 하겠다는 입장이죠.

하지만 대한통운은 법적으로 대리점연합회와 계약되어 있을 뿐, 노조와 계약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대리점연합회를 통한 간접 지원을 협상 카드로 제시한 상황입니다. 이외에도 비노조 택배기사연합 등 각종 경제계 전반에서 물류 마비로 이어지는 이번 파업에 대해 관심을 갖고 해결에 임하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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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고 정확한 우리나라의 배송업이 호황에도 불구하고 파업과 혼선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그간의 불만들이 결국에는 해결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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