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드] 채권을 알면 거시경제가 보인다!

[마켓인사이드] 채권을 알면 거시경제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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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나 기업이 돈을 빌리고 발행한 증서인 "채권"은 거시경제 변화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채권의 수요와 공급이 경기 변동을 따라, 혹은 경기 변동보다 먼저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채권 시장의 구조를 이해하고 있다면, 채권금리와 가격의 움직임을 통해 경제의 변화를 빠르게 포착할 수 있겠죠?

사실 채권은 친숙한 만큼 낯선 단어입니다. 주식만큼 자주 접해본 단어지만, 막상 설명을 해보자니 말문이 턱 막히기 때문인데요. 특히나 채권금리 얘기가 나오기 시작하면 머리까지 어지럽습니다. 그런 분들을 위해 채권의 정의부터, 채권금리 분석, 시장 동향까지 담아 오늘 <마켓인사이드>를 준비했습니다. 조금 어렵지만, 꼭 끝까지 집중해주세요!

① 화: [마켓 인사이드] 채권을 알면 거시경제가 보인다!
② 수: [상식 한 입+] 금리의 단짝친구, 대출 총정리
③ 목: [기업 한 입] 세상을 다시 창조한 금융사, JP모건


[개념] '채권'에 대한 완벽한 개념 정리

  • 채권이란?
  • 액면가격 vs 발행가격
  • 채권의 역할
  • 채권의 분류
  • 국내 채권 시장의 규모

채권이란?

채권은 정부나 기업이 투자자들로부터 비교적 큰 금액을 긴 기간 동안 빌리기 위해서 발행한 증서입니다. 아주 단순하게 설명하면, 조금은 더 공식적인 '차용증'인 셈이죠. 발행자돈을 빌리며 채권을 발행해 주고, 채권 투자자는 발행자에게 돈을 빌려준 뒤 약속한 이자를 받다가 만기일이 도래하면 채권을 들고 가 빌려준 돈을 돌려받는 구조입니다. 보통 채권은 국가나 기업 등 신뢰할 수 있는 기관이 발행하는 경우가 많기에, 일반적인 차용증과 달리 증권 시장에서 매매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채권은 자금조달 수단이자, 금융상품이기도 한 것이죠.

과거에는 아래와 같은 종이 채권을 발행해줬는데요. 이젠 대부분 전자 채권으로 바뀌었지만, 이해를 돕기 위해 종이 채권을 예시로 설명해보겠습니다.

채권에는 크게 액면가, 액면이자율, 이자지급일, 만기일의 네 가지 정보가 쓰여있습니다.

  • 액면가는 만기 시에 투자자가 돌려받는 금액을 의미합니다. 위 예시처럼 액면가가 천만원이라면, 해당 채권의 보유자는 만기일에 천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것이죠.
  • 액면이자율은 액면가 대비 투자자가 매년 받는 이자의 비율을 의미합니다. 즉 액면가가 천만원이고 액면이자율을 연 5%라면, 투자자는 매년 50만원의 이자를 수령하게 됩니다.
  • 이자지급일은 채권 발행자가 이자를 지급하는 날짜입니다. 이자가 지급되는 주기는 보통 1개월에서 1년으로 구체적인 기간은 채권마다 다릅니다.
  • 만기일은 채권이 만기 되는 날짜입니다. 만기일이 도래하면 채권 발행자는 채권 보유자에게 액면가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급해 빚을 갚아야 하죠.

여기까지 보면 채권의 대부분을 살펴본 것 같지만, 가장 중요한 것이 하나 있습니다. 채권은 일반적인 예금이나 대출 상품과 금리(이자율)의 구조가 다르다는 것인데요. 우리가 은행에 돈을 빌려주면(예금), 은행은 우리가 빌려준 돈에 정해진 이자율만큼을 곱해 이자를 줍니다. 만약 이자율이 연 2%일 때, 1,000만원을 은행에 예금하면 매년 20만원 정도의 이자를 주겠죠. 그래서 5년 정도 돈을 맡겨 놓으면 만기 때 원금 1,000만원과 이자 104만원(복리)를 합해 1,104만원을 받게 됩니다. 1,000만원이 1,104만원으로 불어난 것이죠.

그런데 채권은 다릅니다. 채권은 만기 까지 받을 수 있는 돈이 고정되어 있습니다. 1년 만기 채권의 액면가가 1,000만원이고, 액면이자율이 10%라면 1년 후 만기까지 총 1,100만원을 받게 됩니다. 액면가와 액면이자를 합한 만큼의 돈이 만기까지 고정적으로 들어오는 것이죠. 그런데 채권은 채권시장이라는 공개된 시장에서 거래되는 금융상품이기도 합니다. A회사가 B에게 채권을 발행하고 돈을 빌렸다면, B는 이 채권을 시장에 팔아 현금을 마련할 수 있는 것이죠. 만기가 1년 남은 채권의 액면가와 액면이자가 1,100만원이라면 지금 900만원에 채권을 파는 식이죠. 그럼 이 채권의 수익률(이자율)은 {1,100/900-1}×100(%)=22%가 됩니다.

은행예금은 이자를 나중에 원금과 함께 지급한다면, 채권은 향후 받을 돈을 현재 가치로 '할인'해서 파는 것이죠. 이때의 할인율채권의 금리 혹은 채권의 수익률이라고 합니다. 자, 그러면 곧바로 헷갈리는 게 또 하나 생깁니다. 도대체 '액면이자'는 뭘까요? 액면이자는 채권에 고정된 현금흐름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는 이자입니다. 액면이자가 표시된 채권을 '이표채'라고 하는데요. 만약 액면가 1,000만원짜리 이표채의 액면이자율이 5%라면 연 50만원씩을 더 받게 되겠죠. 채권을 샀을 때 나중에 받을 돈이 많아지는 것이죠.

조금 복잡하지만, 아까 살펴본 바이트컴퍼니 채권의 구조를 분석한 그림입니다. 여기에서 액면이자는 단순히 현금흐름(돈)을 더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어차피 채권을 사고 팔 때는 액면가와 액면이자를 전부 채권금리(R)로 할인해서 거래하기에, 액면이자가 있으나 없으나 큰 상관이 없습니다. 다만, 채권 투자자들 중에서도 만기에 한 번에 돈을 돌려받기보단, 꾸준히 연금처럼 돈을 받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다 보니, 액면이자를 주는 채권이 존재하는 것이죠.

위 그림으로 보면 채권금리(R)가 곧 할인율이라는 게 잘 이해가 되실 텐데요. 그래도 "채권금리=할인율=수익률"이란 것을 이해하는 것은 정말 중요하니, 다시 한번 퀴즈로 확인해보고 넘어가겠습니다.

Q. 만약 바이트컴퍼니가 지금 90만원이 필요해 연 10%의 금리로 1년 만기의 채권을 발행한다면, 이 채권의 액면가는 얼마가 되어야 할까요? (단, 액면이자는 없다고 가정합니다.)

A. 정답은 글의 맨 아래에 있습니다!


액면가격 vs 발행가격

채권의 액면가가 발행 가격과 다르다는 사실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데요. 앞서 보았듯, 빌려준 돈의 금액과 만기 이후 돌려받는 금액이 다를 수 있다는 뜻입니다. 액면가와 발행 가격이 같은 경우액면발행이라고 하는데요. 하지만 액면발행이 이뤄지는 경우는 정말 극히 드뭅니다. 액면발행 채권보다, 액면가와 발행가격이 다른 경우가 훨씬 일반적이죠. 그중에서도 앞에서 살펴본 할인발행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액면가보다 발행가격이 낮은 경우할인발행이라고 합니다. 할인발행은 시중금리가 액면이자율보다 높을 때 발생합니다. 쉽게 설명하면, 시중금리가 액면이자율보다 높다는 뜻은 같은 돈을 가지고 은행에 맡겼을 때가 채권을 사는 것보다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다는 의미인데요. 이런 채권을 액면발행한다면, 사람들은 아무도 채권을 사지 않고 돈을 은행에 저금할 것입니다. 즉, 발행자가 채권을 팔기 위해서는 액면가보다 저렴하게 채권을 발행해야 합니다.

반대로 액면가보다 발행가격이 높은 경우할증발행이라고 합니다. 할증발행은 시중금리가 액면이자율보다 낮을 때 발생합니다. 쉽게 설명하면, 시중금리가 액면이자율보다 낮다는 것은 같은 돈을 가지고 은행에 맡겼을 때보다 채권을 살 때 더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다는 의미인데요. 이 경우에는 아무도 은행에 돈을 맡기지 않고, 모든 사람들이 채권을 사고자 할 것입니다. 즉, 거래가 성사되기 위해서는 액면가보다 비싸게 채권을 발행해야 합니다.


채권의 역할

채권은 기업이나 국가가 돈을 빌리는 가장 대표적인 수단 중 하나입니다. 정부의 자금 조달 수단은 세금 징수와 채권 발행으로, 기업의 자금 조달 수단은 주식 발행과 채권 발행으로 나눌 수 있는데요. 세금과 주식에 비해 채권은 발행 절차가 간편하고 제약이 적기 때문에 주요 자금 조달 수단으로 활용됩니다.

가령,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자영업자 손실보상을 위해 50조원의 예산을 쓰겠다고 밝혔는데요. 세금으로 이 많은 돈을 모두 충당하기 어렵기에, 국채를 발행해 재원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서 국채를 발행한다는 것은 곧 나중에 돈을 갚기로 약속하고 돈을 빌리는 것과 같은 의미이죠. 세금을 더 걷으려면 복잡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기에, 많은 돈이 들어가는 국가 정책엔 비교적 절차가 간단한 채권 발행이 활용되곤 합니다.

중앙은행에 있어 채권 발행은 또 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경제정책을 펼치는 수단으로 채권이 활용되기 때문인데요. 중앙은행은 금리 조정과 더불어 채권 매매를 통해 물가상승률과 통화량을 조절합니다. 만약 물가가 너무 높아져 통화량을 줄여야 할 때는 채권을 매도하고, 반대로 경제 활성화를 위해 통화량을 늘려야 할 때는 채권을 매수하는 방식입니다. 채권을 매도할 경우 채권을 판 돈이 중앙은행 창고에 보관되기에 시중에 풀린 돈이 줄어들고, 채권을 매수할 경우 중앙은행이 채권을 사준 돈이 시중에 풀리게 되죠.


채권의 분류

채권은 다양한 기준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분류는 발행주체에 따른 분류인데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기업들이 공공의 목적이나 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하는 채권을 각각 국채, 지방채, 특수채라고 합니다. 반면 민간 기업이 자금 확충을 위해 발행하는 채권은 회사채라고 하죠. 또한 외국채란 외국 정부나 기업이 발행하는 채권을 통칭하는 단어입니다.

또한 액면 이자 확정 여부에 따라서도 채권을 분류할 수 있는데요. 액면이자율이 상수로 고정되어 만기일까지 이자가 변하지 않은 경우는 고정금리채(FXD, fixed rate note)라고 합니다. 반면 변동금리채(FRN, floating rate note)란 시중금리에 비례하여 액면이자율이 변동하는 채권을 말합니다. FRN은 금리변동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발행되는 채권입니다. 반대로 역변동금리채(Inverse FRN)은 FRN과 마찬가지로 시중금리에 따라 액면이자율이 변동하지만, FRN과 다르게 시중 금리와 액면이자율이 반비례 관계에 있습니다.


국내 채권 시장 규모

채권 종류별 발행규모 (단위: 조 원) © 국채시장
채권 종류별 발행잔액 (단위: 조 원) © 국채시장

2021년 신규 발행된 국채는 총 228조원이며 발행잔액은 926조원입니다. 2019년 대비 2021년 국채 발행잔액은 38% 이상 크게 증가했습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침체된 경기를 살리기 위해 정부가 채권 매도를 늘리고 매수를 줄인 결과인데요. 즉, 채권매매를 통해 시중 통화량을 증가시킨 것입니다.


[심화] 채권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금리"

채권금리는 채권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지만, 동시에 가장 헷갈리는 내용입니다. 채권금리는 곧 국가나 기업, 그리고 은행이 돈을 빌리는 금리이기도 한데요. 그래서 채권금리가 상승하면 신용대출이나 담보대출의 금리가 올라가기도 합니다.

채권금리를 명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채권금리와 액면이자율을 구분해야 하는데요. 앞에서 살펴봤듯 채권의 금리는 곧 채권의 투자 수익률입니다. 즉 채권금리란, 투자자가 채권을 구입하고 만기 때까지 보유할 시 얻을 수 있는 연수익률을 말하죠.

여기서 또 중요한 사실 하나가 나오는데요. 채권의 금리와 가격은 반비례한다는 것입니다. 채권은 액면가가 고정되어 있습니다. 또한 대부분의 경우 액면이자율 역시 고정되어 있죠. 만약 액면가가 1,100만원인 1년 만기 채권의 금리가 10%라면, 이 채권은 10%의 할인율로 할인돼 발행되므로 채권의 가격은 1,000만원이 됩니다. 그런데 만약 금리가 20%라면, 20%로 할인되기에 채권의 가격은 917만원(1,100만원÷1.2)이 되죠.

여기에서 볼 수 있듯 채권금리가 올라가면 채권의 가격이 낮아지는데요. 이는 채권금리가 곧 할인율이기 때문입니다. 금리가 높아져 할인폭이 커지면 현재 가격은 싸질 테고, 금리가 낮아져 할인폭이 작아지면 현재 가격은 비싸지죠. 일반적인 물건으로 생각해보면 이해가 좀 더 쉬운데요. 100만원짜리 노트북을 20% 할인하면 가격이 80만원이지만, 10%로 할인율이 낮아지면 가격은 90만원으로 올라가겠죠.

이제 후반부에서는 이런 채권금리가 어떻게 결정되는지 살펴보려 하는데요. 이후에 등장하는 내용들은 원래 어렵고 복잡한 내용이다 보니, 최대한 쉽게 설명했음에도 어렵게 느껴지실 수 있습니다. 그래도 한 번 끝까지 읽어보시면, 금리를 바라보는 시각이 확실히 달라질 수 있을 거예요!


채권금리 구성

채권의 투자 수익률, 즉 채권금리는 결국 채권가격에 의해 결정됩니다. 어차피 만기 때 받을 돈은 정해져 있기에, 지금 채권 가격이 올라 채권을 비싸게 사면 수익률은 낮아지고, 채권 가격이 낮아져 채권을 싸게 사면 수익률이 올라가겠죠. 그리고 모든 가격이 그렇듯, 채권가격 역시 수요과 공급에 의해 결정됩니다.

즉, 채권금리를 결정짓는 요소들은 채권의 수요와 공급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채권가격을 변동시키고, 결국 채권금리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조금 더 직관적인 이해를 위해 복잡한 중간과정을 생략하고, 해당 요소들을 채권금리의 구성요소인 '기준금리(정책금리)''스프레드'로 쪼개 살펴보겠습니다.

채권금리의 구성요소

채권금리는 정책금리, 기간 스프레드, 신용 스프레드 세 부분으로 나누어 설명될 수 있습니다. 정책금리란 곧 기준금리로, 중앙은행이 공식적으로 결정하는 금리를 말합니다. 기준금리가 높아지면 채권의 상대적 이자율이 낮아지기 때문에 채권의 수요가 줄어듭니다. 결국 채권 가격은 낮아지고 그로 인해 채권 금리가 높아지는 것입니다. 반대로 기준 금리가 낮아지면 채권의 상대적 이자율이 높아지고, 채권 수요가 증가합니다. 따라서 채권 가격은 높아지고 채권 금리는 낮아지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이렇게 기준금리와 채권금리는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죠.

자 그럼, 채권금리의 일부분은 설명이 됐는데요. 나머지 부분은 '스프레드'라는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스프레드란 곧 위험(리스크)의 크기라고 생각하시면 되는데요. 스프레드란 엄밀하게는 리스크에 따른 상품 간 수익률 차를 의미합니다. High risk, high return이라는 말이 있듯이, 높은 리스크를 감당할 경우 그에 대한 보상이 주어져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도 그 리스크를 지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이죠. 이때 주어지는 보상이 곧 스프레드입니다. 즉 리스크가 클수록 스프레드도 커지고 리스크가 작을수록 스프레드도 작아지게 됩니다. 여전히 말이 어렵죠? 그냥 간단히 "(부도나 신용 때문에 더 쳐주는) 이자율을 더 쳐주는 것"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채권의 스프레드는 크게 기간 스프레드신용 스프레드로 나뉘는데요. 스프레드의 정의를 적용하면, 기간 스프레드기간 리스크에 대한 보상이고, 신용 스프레드신용 리스크에 대한 보상입니다. 1년 뒤보다 10년 뒤 미래가 훨씬 예측이 어렵고 불확실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채권의 만기가 많이 남았을 경우 이자율을 더 쳐줘야겠죠. 또한 삼성전자가 부도날 확률 대비 일반 중소기업이 부도날 확률은 비교가 안 될 만큼 낮습니다. 이렇게 발행자의 신용도에 따라 신용 스프레드, 즉, 신용에 따른 금리차이가 발생하게 됩니다.


기간 스프레드의 결정 요인

이제 정책(기준)금리를 제외하고, 채권금리의 구성 요소인 기간 스프레드, 신용 스프레드의 결정 요인들을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기간 스프레드를 가장 직접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채권의 남은 만기입니다. 기간이 길어질수록 예상치 못한 사건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만기까지 남은 기간이 길수록 기간 스프레드가 커져 결국 채권금리는 높아지게 됩니다. 어떤 회사가 1년 안에 부도날 확률보다, 10년 안에 부도날 확률이 훨씬 높겠죠? 수요와 공급으로 설명하면, 잔존 만기가 긴 채권은 수요가 적어 가격이 낮아지고, 결국 채권금리는 높아지는 것입니다.

잔존 만기 외에 경제 상황도 기간 스프레드를 결정에 기여하는데요. 호황기에는 기업들의 자금조달이 용이하여 투자가 활발해지고, 미래 경기가 좋을 확률이 높아집니다. 반면 불황기에는 기업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투자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따라서 미래 경기가 나쁠 확률이 높아집니다. 즉 경기가 좋을수록 기간 스프레드는 작아지고, 나쁠수록 기간 스프레드가 커지게 됩니다.

이 과정을 수급 변동으로 설명하면, 경기가 활발한 경우 기업들의 수익이 증가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자금조달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결국 채권 공급이 감소하여 채권 가격이 오르고 채권 금리는 하락하는 것입니다. 반대로 경기가 침체되면 기업들의 수익이 낮아져 돈을 빌리고자 하는 수요가 높아집니다. 결국 채권 공급이 증가하여 채권 가격이 낮아지고 채권 금리는 상승하게 되는 구조입니다.


신용 스프레드 결정요인

우선 신용 스프레드는 회사채에서만 사용되는 개념입니다. 정부는 부도날 위험이 없다고 가정하기 때문인데요. 즉 국채의 신용 스프레드는 0으로 간주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국채를 다른 말로 무위험채권이라고 부릅니다. 이때 무위험이란 신용에 따른 리스크가 없다는 의미이지, 기간에 따른 리스크가 없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신용 스프레드는 기업의 신용등급에 따라 결정됩니다. 기업은 1년에서 1년 반을 주기로 신용평가를 받는데, 이때 신용평가회사들은 기업의 수익성과 상환능력, 시장상황 등이 면밀히 고려하며 신용 등급을 부여합니다. 기업이 신용도가 높으면 리스크가 낮다는 의미이므로 신용 스프레드가 작아지고, 신용도가 낮으면 리스크가 높아 신용 스프레드가 커집니다.

이를 수급 변동으로 설명하면, 신용도가 높은 기업의 채권은 안정성이 높기 때문에 수요가 많습니다. 그래서 채권 가격은 오르고 채권금리는 떨어지게 됩니다. 반대로 신용도가 낮은 기업의 경우 기업의 안정성이 낮기 때문에 수요도 낮습니다. 그래서 채권 가격은 하락하지만, 채권금리는 상승하는 것입니다.


[응용] 글로벌 채권 시장 동향

정책금리

이제 채권금리의 구성요소 별로 향후 채권 시장의 동향을 살펴보겠습니다. 기준금리는 지속적인 인상이 예상됩니다. 지난 3월 17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2018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올해 최대 6차례의 금리 인상이 추가로 단행될 수 있다고 발표했기 때문인데요. 이는 가파른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함입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은 매우 심각한 상황입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침체된 경기를 되살리기 위해 각국에서 공격적으로 양적 완화 정책을 펼쳤기 때문인데요. 국제통화기금(IMF)의 세계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에서 선진국으로 분류된 34개국 중 2021년 물가상승률이 5%를 넘은 국가가 무려 15개국에 달합니다. 이렇게 높은 인플레이션이 여러 국가에서 공통적으로 발생한 전례는 과거 20년 동안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설상가상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며 인플레이션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한국은행 역시 Fed와 마찬가지로 금리 인상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4월 14일 또 한차례의 기준 금리 인상을 결정했는데요. 작년 8월부터 4차례의 금리 인상을 통해 기준 금리는 역대 최저인 0.50%에서 1.50%까지 상승했습니다. 또한 이어진 발표에서 올해 말 기준 금리는 지금보다 높은 1.75~2.00%가 될 것이라 덧붙이며 금리 인상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한국은행, ‘총재 공백’ 속 기준금리 1.50%로 인상
4월 금통위 추가 금리 인상4% 물가상승 등 대응가계대출 이자 약 12.8조 증가할 듯

기간 스프레드

기간 스프레드도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불황에 대한 우려가 강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내외에서 발생하고 있는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 바로 그 증거인데요.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란, 장기 금리가 단기 금리보다 높은 일반적인 상황과 달리 단기 금리가 장기 금리보다 높아진 비정상적인 상황을 일컫는 말입니다. 4월 1일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연 2.38%, 2년 만기가 2.44%로 역전 현상이 발생했으며, 국내 역시 4월에 들어서며 만기 5년 국채금리가 만기 20년 국채금리보다 낮아지는 역전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장단기 금리 역전은 근시일 내에 시장에 나쁜 일이 발생할 것이라는 불안이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서 확산될 때 일어납니다. 이 현상이 불황의 전조라고 하는 이유는, 수많은 투자자가 참여하는 시장에 이토록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는 사실이 자체가 조만간 경기가 침체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신호라고 여겨지기 때문인데요. 일부 전문가들은 이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불황을 예고하는 가장 확실한 신호라고 평가하기도 합니다.

이런 불안의 배경에는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이 있습니다. 40년 만에 가장 심각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며 소비자의 구매력을 낮추고 있습니다. 이에 대응하고자 단행되는 금리 인상 역시 경기에는 악형향을 미칩니다. 그만큼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고 투자 규모가 줄어드는 등 시장의 경직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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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이 닥칠 전조 장단기 금리역전, 도대체 뭔가요 5Q경제 美 2년 만기 국채 금리 급등 2년반 만에 10년 만기 추월

신용 스프레드
미국 신용 스프레드 추이 © Bloomberg
유럽 신용 스프레드 추이 © Bloomberg

긴축 정책에 대한 경계감과 불황 우려가 확산되며, 전 세계적으로 기업의 신용 스프레드 역시 상승 추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 채권 발행 감소와 기업들의 양호한 실적 발표로 인해 오히려 신용 스프레드가 소폭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요. 기업들의 견조한 실적으로 기반으로, 미국의 신용 스프레드는 강보합세(상승하거나 그대로 유지되는 상태)가 예상된다는 것이 전문가의 의견입니다.

국내 신용 스프레드 추이 © Infomax

국내 신용 스프레드도 미국 신용 스프레드와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정책금리, 기간 스프레드와 달리 신용 스프레드는 오히려 하락하는 추이에 들어선 것인데요. 그러나 국내의 상황은 미국과 다르게 분석됩니다. 국내 신용 스프레드가 낮아진 이유는 투자 매력이 높아졌기 때문이 아니라, 유동성이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신용 스프레드는 동일 조건의 국채와 회사채의 금리 차로 계산되는데, 상대적으로 유동성이 떨어지는 회사채가 금리 인상의 영향을 국채보다 늦게 반영하고 있는 것입니다. 결국 현재의 하락세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단기간 내에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이상의 동향을 종합하면 채권금리는 향후 높아질 것으로 예측된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는데요. 역사적인 인플레이션, 연속적인 금리인상, 불황에 대한 불안감 확산으로 인해 채권금리의 3요소 모두 증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채권은 거시경제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따라서 채권 시장을 따라간다면, 거시 경제 변화를 빠르게 포착할 수 있는데요. 조금 어렵더라도 오늘 글을 여러 번 읽으면서 채권의 개념을 확실하게 가져간다면, 경제를 보는 시각이 확실히 업데이트될 수 있을 거예요!


<퀴즈 정답>

A. 99만원

해설: 채권금리가 10%라는 것은 곧 액면가를 10% 할인해 발행한다는 것입니다. 지금 10%의 금리로 90만원을 빌리고 싶다면, 1년 후에는 99만원을 돌려준다고 약속해야 하겠죠. 그래서 액면가는 99만원이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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