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드] 빅테크의 공장은 어디에 있을까? "EMS" 시장 완전분석

[마켓인사이드] 빅테크의 공장은 어디에 있을까? "EMS" 시장 완전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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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rin

애플의 제품을 사면 상자에 쓰여있는 문구가 있습니다. "Designed by Apple in California, produced in China"인데요. 설계는 미국에서 하지만, 생산은 중국에서 이뤄진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애플은 중국에 공장을 갖고 있지 않죠. 애플의 생산을 도맡는 것은 중국에 공장을 가진 대만 기업 '폭스콘'입니다. 이렇게 제조 기업의 생산을 대신 해주는 기업을 'EMS*'라고 하는데요. 최근 중국의 도시 봉쇄와 공급망 차질이 이어지면서 EMS 시장에도 변화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Electronics Manufacturing Services

오늘 <마켓 인사이드>에서는 빅테크 기업들의 '숨겨진 공장'인 EMS에 대해 파헤쳐 봤습니다. 내로라 하는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은 어떻게 모든 생산을 아시아의 EMS 기업에 완전히 위탁하게 됐을까요? 또, 대만의 EMS 기업들은 어떻게 노트북부터 태블릿PC, 심지어는 전기차까지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하게 됐을까요? EMS 기업의 탄생 배경부터, EMS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들, 그리고 최근 EMS 시장의 지각변동까지 <마켓 인사이드>에서 한 번에 만나보세요!


EMS란?

EMS(Electronics Manufacturing Services)란 전자제품 전문 위탁생산 기업을 말합니다. 전자제품을 판매하기까지 과정은 기획, 설계, 생산, 판매의 네 단계로 나눌 수 있는데요. 이 중 생산에 특화되어, 자사 상표 없이 타사 제품을 수탁 생산하는 구조를 EMS라고 부릅니다. EMS 기업은 다수 업체로부터 받은 주문을 동일 라인에서 생산함으로써 규모의 경제와 범위의 경제를 통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자사가 생산하지만, 타사의 상표가 붙으며 유통과 판매 과정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EMS는 OEM, ODM과 유사한 생산 모델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자세하게 살펴보면 세 BM은 서로 다른 구석이 많습니다. OEM(Original Equipment Manufacturing)은 주문사가 요구하는 대로 완제품을 만들어 납품하는 구조입니다. 반면 ODM(Original Development Manufacturing)은 제조사가 생산뿐만 아니라 기획 및 설계까지 담당하는 구조입니다. ODM 업체가 개발한 제품 중에 주문사가 마음에 드는 것을 선택하여 생산을 의뢰하면, 해당 상품을 주문사 상표로 생산하여 납품합니다.

EMS는 전자제품에 특화된 OEM 구조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기술 발전 속도가 매우 빠른 전자 산업의 특성에 따라, OEM는 완제품을 납품하지만 EMS는 제품의 일부 부품만을 생산하여 납품하는 방식으로 변한 것인데요.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여 신제품을 생산할 때, 한 제조기업이 제품 전체 부품의 양산을 담당하고 있으면 변화 속도가 느립니다. 그래서 각 제조기업이 특정 부품에 특화될 수 있도록 OEM이 아닌 EMS 구조가 등장한 것입니다.


글로벌 EMS 시장 규모

2015-2020년 글로벌 EMS 시장 규모 © New Venture Research

2020년 글로벌 EMS 시장 규모는 4,777억달러, 한화로 약 600조원 규모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EMS 시장은 지난 5년 동안 CAGR(연평균성장률) 7.5%의 높은 성장세를 보였는데요. 2021년 EMS 시장 규모는 5,000억달러 이상으로 추정되며, 차후에도 꾸준한 수요 상승으로 인해 CAGR 6%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유지할 것이라고 평가되고 있습니다.

초기 EMS 산업의 부상은 제조업체들이 R&D 등 핵심 역량을 강화하는 전략의 일환으로 생산의 아웃소싱을 확대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제조기업들은 EMS를 활용하면서 보유 생산설비 규모가 줄어 변화에 대한 대응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었고, 연구개발에 역량을 집중함으로써 경쟁력까지 강화할 수 있었는데요. 여기에 폭스콘 같은 글로벌 EMS 업체가 등장하여 규모의 경제와 범위의 경제를 획득하자, 오히려 자사 공장을 보유하는 것보다 원가가 절감되는 효과까지 나타났습니다.

이런 배경으로 무공장 기업은 수익성 높은 사업 모델로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실제로 1990년대 이후부터 해외 제조업체 사이에서 이 생산 모델이 보편화되기 시작했는데요. 대표적인 무공장 기업은 나이키와 애플을 꼽을 수 있습니다. 두 업체 모두 설계와 판매를 담당할 뿐, 자사 공장은 거의 보유하지 않은 채로 제조 전문 기업에게 생산을 완전히 아웃소싱하는 구조의 기업입니다.

그러나 EMS를 활용하여 생산을 아웃소싱하는 구조는 몇 가지 고질적인 문제점이 존재합니다. 원가 절감을 위해 EMS 시장은 주력 제품별로 과점 구조를 띠고 특정 지역에 생산공장이 집중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해당 EMS 기업이나 지역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글로벌 공급망 전체가 타격을 받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실제로 최근 코로나19 확산 이후 중국이 연쇄적인 도시 봉쇄 조치를 취하면서, 전자제품 생산에 큰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또한 EMS 업체의 생산 일정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어떤 경우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규모의 납품받지 못하는 문제도 있습니다. 더 나아가 외부 업체에게 내부 기술이나 설계를 공개하고 싶어하 지 않는 경향도 일부 존재합니다. 이런 이유로 아직까지 삼성과 LG 등 국내 기업들은 비슷한 규모의 글로벌 업체 대비 EMS 활용 비중이 낮은 편에 속합니다.


산업별 EMS 수요

산업별 EMS 수요 비중 © MOKO Technology

EMS 시장 성장은 IT업계의 성장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산업별 EMS 수요 비중에서 스마트폰과 컴퓨터 등 전자기기 관련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60% 이상이기 때문인데요. 2021년 기준 EMS 시장에서 통신 산업의 비중은 30%로 가장 높았고, 컴퓨터 산업 역시 20%의 비중으로 두 번째로 높은 점유율을 보였습니다. 또한 개인 소비자 대상의 전자기기 산업 비중이 10% 이상이라는 점까지 고려하면, EMS 시장은 IT업계의 성장에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2020년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한 직후 EMS 주문은 일시적으로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세계 경제가 악화하고 여행과 통근이 제한되는 등 이동 범위가 좁아지자 운송 산업이 큰 타격을 입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하반기부터는 통신, 컴퓨터 및 전자기기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EMS 산업은 오히려 2019년보다 더 높은 성장률을 보였습니다. 또한 코로나19를 계기로 디지털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데이터 센터의 중요성이 부각되어, 향후 경제 회복에 따라 지속해서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 기대됩니다.


지역별 EMS 시장점유율

아시아 태평양의 국가별 EMS 규모 (2022년부터는 전망치) © GM Insights

EMS 시장의 가장 중요한 지역은 아시아 태평양(Asia-Pacific)입니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EMS 시장 규모는 3,000억달러가량으로, 전 세계 EMS 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세계 1, 2위 EMS 업체가 위치한 중국과 대만을 중심으로 시장이 구성되어 있는데요. 전자제품 EMS에서 강한 경쟁력을 보이는 중국은 반도체 시장이 30% 이상의 빠른 성장률을 보이며 명실상부 EMS의 가장 중요한 국가로 자리 잡았습니다.

두 번째로 EMS 규모가 큰 지역은 900억달러 규모의 북미 지역이지만, 1위인 아시아 태평양 지역과는 큰 격차를 보이고 있는데요. EMS의 주 수요 대상인 전자기기 산업에서의 점유율은 비교적 낮지만, 우주 산업 등 높은 기술력의 요구하는 산업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유럽의 EMS 시장 규모는 850억 달러로 추정되며, 주로 동유럽 지역에 대부분의 EMS 공장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친환경과 전기차에 관심이 많은 EU 특성상 해당 분야를 중심으로 발전해왔습니다.


주요 EMS 기업

폭스콘(Foxconn)

폭스콘은 1974년에 대만에서 Hon Hai(홍하이)라는 이름의 전자 제품 제조 업체로 출발했습니다. 이후 1988년 처음으로 중국에 공장을 설립한 이후 중국 중심으로 생산 단지를 확대해나가며, 2012년에는 전 세계 가전제품의 40%를 생산할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폭스콘은 적극적인 기업 인수를 통해 통신과 자동차 분야까지 사업을 확대했으며, 2020년 매출 1,930억달러를 기록하며 14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큰 EMS 기업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폭스콘의 부상과 애플의 성공을 분리할 수는 없습니다. 폭스콘은 애플의 최대 EMS 업체로서, 애플은 폭스콘이 세계 1위로 도약하는데 지대한 기여를 했기 때문인데요. 애플은 2020년 폭스콘과 980억달러의 납품 계약을 체결하는 등, 사실상 폭스콘 매출의 과반은 애플로부터 창출되고 있습니다.

폭스콘의 차후 전략은 전기차 시장 침투탈중국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는데요. 폭스콘은 2021년 3월 세 가지 모델의 전기차 시제품을 공개하며, 2025년까지 전기차 시장점유율 5%를 목표로 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단순한 EMS 업체를 넘어 새로운 사업으로 도약하고자 하는 의지를 드러낸 것입니다. 그리고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기반의 도시 봉쇄가 장기화하며 생산 차질이 발생하자, 폭스콘은 인도를 제2의 생산기지로 육성하는 전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는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자 했던 애플의 의사가 일부 반영된 선택이라 분석됩니다.

페가트론(Pegatron)

페가트론은 대만의 EMS 업체로, 세계 2위 EMS 업체입니다. 전자기기와 자동차를 중심으로 EMS 서비스를 제공하는 페가트론은 2020년 매출 규모 470억달러를 기록하였는데요. 본사만 대만에 존재할 뿐 대부분의 생산기지가 중국에 위치하고 있는 폭스콘과 달리, 페가트론의 생산설비는 주로 대만과 남미 지역에 있습니다.

폭스콘과 마찬가지로 페가트론의 가장 주요한 고객사는 애플입니다. 페가트론은 애플의 2대 EMS 업체인데요. 그러나 2020년 중국 근로법 위반 사실이 적발되자, 브랜드 이미지 타격을 고려한 애플은 일시적으로 페가트론과의 거래를 중단했습니다. 다만 언론의 관심이 사라진 2021년 출시된 아이폰13 생산 주문을 수탁하며 거래를 재개했고, 현재까지도 애플과 긴밀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페가트론 역시 미래 먹거리로 전기차를 선택했습니다. 그러나 폭스콘처럼 스스로 완제품을 생산하는 방향이 아닌, 전기차 부품의 EMS 업체로 거듭나고자 하는 전략인데요. 주 고객사로는 테슬라를 선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페가트론은 2020년 9월 테슬라 3의 일부 부품 생산 주문을 수주하였고, 2021년 1월 테슬라의 충전소 공급망의 일원으로 진입했습니다. 또한 진행 상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2021년 4월 원활한 부품 공급을 위해 텍사스주에 새로운 생산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자빌(Jabil)

자빌은 미국의 제조 대행 기업으로, EMS와 ODM, 물류의 세 부문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2020년 매출 규모는 276억 달러가량으로, 집계 기관마다 순위는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은 글로벌 3위 EMS 업체로 분류됩니다. 1966년에 설립되어 긴 역사를 가진 자빌은, 초기에는 Dell과 같은 고객사를 대상으로 PC 부품을 주로 납품했지만, 현재는 의료, 방위, 항공 우주, 자동차, 컴퓨터, 통신 등 매우 다양한 산업 분야에 진출해 있습니다.

여타 EMS 기업과 자빌이 다른 점은 ODM과 물류 사업부가 존재한다는 점입니다. ODM 역시 EMS와 마찬가지로 매우 다양한 분야의 고객사를 두고 있지만, 주 분야는 자동차와 웨어러블 기술이라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물류 사업부란 고객사를 대상으로 공급망 솔루션을 제공하는 산업으로, 재해 등으로 인해 기존 생산 공장에 생산 차질이 생겼을 때 납기일을 맞출 수 있는 새로운 공급망을 구성해주는 서비스입니다.


EMS 시장의 최근 이슈

중국 도시 봉쇄로 인한 생산 차질

중국은 현재 ‘제로 코로나’ 정책을 도입하여 도시에 확진자가 나올 경우 도시 전체를 무기한 봉쇄하는 조처를 하고 있습니다. 이 정책으로 인해 현재 상하이와 광저우, 시안뿐만 아니라 베이징 일부 지역까지 봉쇄 명령이 내려진 상태인데요. 앞서 말했듯 중국은 글로벌 EMS 시장의 가장 주요한 국가이기 때문에, 이 봉쇄 명령은 글로벌 전자제품 공급망에 큰 타격을 입히고 있습니다.

특히나 창장삼각주의 봉쇄가 치명적입니다. 상하이와 장쑤성, 저장성을 연결하는 광역 경제권 '창장삼각주'는 중국의 전자 및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 지역이기 때문인데요. 장쑤성은 폭스콘의 주요 생산기지가 위치한 지역인데, 현재 도시 봉쇄로 인해 폭스콘 공장 두 곳이 운영을 중단한 상태입니다.

탈중국 가속화

중국 도시 봉쇄가 장기화되자, EMS 업체들의 탈중국 흐름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에도 점차 올라가는 임금과 중국 정부의 과도한 간섭, 외교적 문제 등으로 인해 EMS 기업들이 점차 주변 국가로 생산기지를 이전하는 경향이 있었는데요. 미·중 외교 갈등에 이어 코로나19가 확산되자, 이런 탈중국 흐름에 가속이 붙은 것입니다.

중국의 대체재로 꼽히는 국가는 베트남, 캄보디아, 인도 등입니다. 첨단 시설이나 인프라는 중국보다 부족하지만, 인건비와 토지비가 중국 대비 저렴한 장점이 있기 때문인데요. 특히 이번 봉쇄 조치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폭스콘은 이미 인도를 제2의 생산기지로 육성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3월부터 상하이 봉쇄로 인해 공장의 정상 가동이 불가능해지자, 일부 물량을 인도 공장으로 돌려 1분기 폭스콘 인도 공장의 아이폰13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50% 급증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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