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드] 인플레이션과 원자재 부족, 비철금속 중심으로 파헤치기

[마켓인사이드] 인플레이션과 원자재 부족, 비철금속 중심으로 파헤치기

비철금속 가격이 폭등하며,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비철금속의 가격은 대체 왜 오르고, 인플레이션과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 Er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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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동 났다(We’re out of everything)"

원자재 재고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에너지, 금속, 곡물, 농산물까지 모든 종류의 원자재가 유례없는 재고 부족에 시달리는 상황인데요. 코로나19 확산 이후 경제가 회복되면서 원자재 수요는 이전보다 크게 증가했지만, 공급의 회복은 예상보다 더뎠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까지 겹치면서 현재 원자재 가격은 폭등하고 있습니다. 원자재 가격 상승은 경제 전반의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위험이 높은데요. 각국 정부가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지만, 탈출구를 찾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원유와 철강과 함께 비철금속의 부족도 점점 심해지고 있습니다. 비철금속이란 철을 제외한 여러가지 금속 원자재를 뜻하는데요. 비철금속은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더해 친환경 수요 증가의 영향까지 받았기 때문에 가격 상승세가 특히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비철금속의 가격은 왜 오르고, 친환경 수요와는 어떤 관련이 있을까요? 또 원자재 가격 인상은 왜 인플레이션과 관계가 깊을까요? 오늘 <마켓 인사이드>에서 알아보겠습니다!

월: [DEEP BYTE] 인플레이션, 핵전쟁 빼면 가장 위험하다고?
화: [상식한입+] 많고 많은 물가지수, 한 번에 정리하기
수: [마켓인사이드] 인플레이션과 원자재 부족, 비철금속 중심으로 파헤치기
목: [기업한입] 배달비 논란 속의 배달의민족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원자재 부족

글로벌 인플레이션은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하며 시작된 인플레이션 문제는 현재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정책 논의의 중심으로 자리잡았는데요. 국제통화기금(IMF)의 세계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에서 선진국으로 분류된 34개국 중 2021년 물가상승률이 5%을 넘은 국가가 무려 15개국에 달합니다. 이렇게 높은 인플레이션이 여러 국가에서 공통적으로 발생한 전례는 과거 20년 동안 찾아보기 어려웠죠.

최근에는 원유, 천연가스, 구리 등 각종 원자재 재고가 바닥을 드러내며, 이런 인플레이션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블룸버그 상품 지수(BCOM: Bloomberg Commodity Indices)는 올해 들어 25% 이상 치솟으며, 2014년 이후 최고가를 경신했는데요. BCOM은 에너지와 농산물, 금속 등의 23개 원자재 현물 가격과 연동되는 지수로, 근래 원자재 공급 부족이 지수에 반영되면서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2017~2022년 BCOM 추이 © Investing.com

원자재 부족 사태의 심각성은 상품 중 상당수가 선물가격*이 현물가격*보다 낮게 형성되는 백워데이션(Backwardation) 상태라는 사실을 통해 실감할 수 있습니다. 백워데이션이 발생했다는 것은 어떤 상품을 미래에 구매하는 것보다 지금 구매하는 것이 더 비싸다는 뜻으로, 지금 당장의 원자재(현물 원자재) 공급이 부족하다는 것을 시사하죠. 2월 23일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BCOM을 구성하는 23개의 원자재 중 원유, 천연가스, 옥수수 등을 포함한 9개 상품이 현재 백워데이션 상태에 놓여있습니다.
*선물가격: 상품을 미래의 특정 시점에 거래하기 위해 현재의 시점에서 합의한 가격
*현물가격: 상품을 지금 거래하기 위하여 현재의 시점에서 합의한 가격


부족한 비철금속, 그게 뭔데?

비철금속이란 단어 그대로 철 또는 철을 주성분으로 한 합금을 제외한 모든 금속을 지칭하는데요. 대표적인 비철금속으로는 구리, 아연, 알루미늄, 납, 니켈, 주석이 있는데, 이들은 런던금속거래소(London Metal Exchange)에서 지정한 6대 비철금속입니다. 이외에도 최근에는 EV 배터리나 친환경 발전 설비에 사용되는 리튬, 코발트 등의 비철금속이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2017~2022년 비철금속지수 추이. 현재 연일 최고점을 갱신 중입니다. © Investing.com

원자재 중에서도 비철금속의 부족 상황은 특히 심각합니다. 6대 비철금속 현물 가격을 추종하는 비철금속지수(London Metal Exchange Index)는 역사상 최고점에 도달했습니다. 더 나아가 구리와 알루미늄은 백워데이션 상태에 놓인 상품 중 하나인데요. 전기차(EV, Electric Vehicle)와 친환경 발전 시장의 확대로 수요는 계속 커지는데,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공급에 차질이 생기자 가격이 치솟고 있는 것입니다.


시장 분석: 구리

구리는 매우 친숙한 금속 중 하나입니다. 우리 주변에 있는 모든 전기 제품에 구리가 들어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흔하게 사용되고 있기 때문인데요. 그만큼 시장 역시 규모가 커서, 2020년 글로벌 구리 시장의 규모는 272조원 대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구리 가격은 폭등 중!
2017~2022년 구리 가격 추이 (단위: USD) © Market Insider

현재 구리 가격은 연일 치솟고 있습니다. 2020년 평균 톤 당 $6,000에 거래되었던 구리는 지금 $10,000대에 거래되고 있는데요. 구리의 수요는 계속해서 증가하는데, 공급은 순탄치 못하기 때문입니다. 구리 공급에 대한 우려를 키우는 것은 런던금속거래소 등록 창고의 재고 감소입니다. 3월 4일의 구리 재고량은 69,825톤으로 200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 중이죠.

구리의 절대적인 양이 부족한 것은 아닙니다. 현재까지 채굴된 구리는 약 7억톤이지만, 아직 채굴되지 않은 구리는 28억톤, 아직 발견조차 되지 않은 구리는 35억톤 정도로 추정됩니다. 현재 채굴 속도로 지금까지 발견된 구리를 소진하기 위해서는 105년이란 긴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죠. 심지어 구리는 재활용이 매우 용이한 금속이기 때문에, 이렇게 보면 구리는 오히려 과대공급이 문제인 금속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빠르게 증가하는 수요에 비해 불안한 공급이 가격 상승의 불을 지피고 있습니다.

구리 가격은 왜 오를까?

우선 구리의 수요는 전기차와 친환경발전 분야를 중심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전기차는 내연기관 차량에 비해 더 많은 전자 장치를 활용하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몇 배 더 많은 금속을 사용합니다. 평균적으로 내연기관 차량에는 약 50lb의 구리가 포함되어 있는 반면, 전기 자동차는 184lb의 구리를 필요로 하죠. 또한 전기차 외에도 풍력, 태양열 및 수력 발전 설비는 천문학적인 양의 구리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 추산에 따르면, 2021년 최초로 세계 구리 소비량이 연 3,000만톤을 넘어섰다고 합니다.

2020, 2021년 국가별 구리 생산량 (단위: Kiloton) © USGS

또한 구리의 절대량은 많지만, 구리가 매장된 지역이 일부 국가에 편중되어 있으며 해당 국가의 정세에 따라 구리의 공급량이 매우 불안정하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합니다. 확인된 구리 매장량의 65%가 칠레, 호주, 페루, 멕시코, 미국 5개국에 집중되어 있는데요. 심지어 채굴량으로 보면, 칠레, 페루, 중국 3개국이 전 세계 생산량의 50%를 도맡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들 국가의 동향에 따라 구리 공급량은 크게 요동칠 수밖에 없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은 이런 공급 불안감을 자극하면서 구리 가격 상승을 부추겼습니다. 물론 러시아는 세계 구리 채굴량의 약 3.5%만을 담당하고 있어, 주요한 구리 생산국이라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전쟁이 불안정한 공급에 대한 위기감을 부채질하여, 원자재들을 상승 추이가 더 길고 더 폭발적으로 지속되도록 유도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시장이 현재 공급 측면에서 공황상태에 있으며, 우크라이나에서 분쟁이 격화되는 한 구리 가격은 계속 오를 수밖에 없다고 판단합니다.

전망과 문제

장기적으로 구리 가격이 추가적인 상승을 보일 것인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습니다. 골드만삭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2025년까지 구리 가격이 톤당 각각 $15,000, $20,000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반면. 세계은행과 IMF, ISA(Innovation and Science Australia)는 공통적으로 구리 현물 가격이 $8,250~8,876 선에서 안정화될 것으로 추정합니다. 그러나 2020년 구리가 톤 당 $6,000에 거래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어떤 예상이든 현재 구리 가격은 매우 높은 수준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구리 가격이 연일 상승하자, 그린플레이션(Greenflation)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친환경(Green)과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인 그린플레이션은 친환경 경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각종 환경규제 강화에 따른 원자재 수급 불균형으로 물가가 오르는 현상을 지칭합니다. 전기차와 각종 친환경 발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며 구리 등 관련 원자재 값이 오르고,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며 에너지 비용 역시 높아져 경제 전반의 물가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앞서 말했듯 구리는 전기차와 친환경발전에서 필수적인 금속이기 때문에, 구리 가격 상승은 그린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습니다. 또한 구리는 활용 범위가 매우 넓기 때문에, 구리 가격이 상승하면 여러 산업에서 원료 수급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시장 분석: 알루미늄

알루미늄 소비 분야별 비중 © Government of Canada

알루미늄 역시 구리만큼이나 우리에게 익숙한 금속이죠. 알루미늄은 생활 속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는데, 전 세계 알루미늄 소비량 중 25%는 건설용으로, 23%는 교통수단 제조 과정에서, 17%는 포장재로써 활용됩니다. 이런 알루미늄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21년 기준 230조원으로 추산됩니다.

알루미늄 가격은 폭등 중!
2017~2022년 알루미늄 가격 추이 (단위: USD) © Market Insider

구리와 마찬가지로 알루미늄의 가격 역시 연일 신고가를 갱신하고 있는데요. 2020년 초 톤 당 $1,700였던 알루미늄 단가는 2021년 말 $2,700까지 치솟았는데, 에너지 가격 상승과 중국의 생산 감소가 주 원인이었습니다. 여기에 엎친데 덮친 격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발발하자, 현재 알루미늄은 톤 당 $3,800 이상의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습니다.

알루미늄 가격은 왜 오를까?

알루미늄 생산에 있어 에너지 비용 상승은 매우 치명적인 요소입니다. 알루미늄은 생산 원가 중 전기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40%에 육박할 정도로 전력 소모가 커 ‘고체 전기’로도 불리는 비철금속인데요. 따라서 전기료가 오르면 알루미늄 공급은 자연히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화석연료를 비롯한 각종 에너지 원재료의 단가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가파른 상승 추세를 보였고, 최근에는 전쟁으로 인해, 러시아의 생산 비중이 높은 원유와 천연가스는 현재 백워데이션 상태일 정도로 공급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화석연료 가격이 오르면서 전기료가 오르고, 따라서 알루미늄 가격도 급등하는 흐름이죠.

2020년 국가별 알루미늄 생산량 © Statista

중국의 친환경 기조 역시 알루미늄 공급 불안감을 심화하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중국은 전 세계 알루미늄 공급량의 50% 이상을 홀로 책임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2020년 시진핑 중국 주석은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소세로 전환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하고, 화석연료의 사용 비중이 높은 철강, 알루미늄 등의 금속 산업의 생산량을 제한하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에 2021년 하반기 호주와의 무역 분쟁으로 중국 당국이 호주산 석탄 수입을 금지하자, 알루미늄에 사용되는 에너지 비용은 천정부지로 치솟으며 생산 차질이 심화됐습니다.

호주산 석탄 수입 금지한 중국, 전력난에 신호등 꺼지고 공장도 멈춰
중국이 호주와 분쟁으로 호주산 석탄 수입을 금지하면서 대체 수입원을 찾지 못하자 석탄 부족으로 전력난이 발생, 공장은 물론 일반 가정도 타격을 받기 시작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은 중국이 호주산 석탄 수입을 중단하면서 석탄 가격이 폭등해 석탄 발전에 차질을 빚고 있다며 진짜 위기는 ‘헝다 사태’가 아닌 ‘전력난’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해외 언론들은 중국의 전력난이 호주산 석탄 수입 금지의 부작용이라고 지적했다.

설상가상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은 알루미늄 단가 상승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세계 알루미늄 생산 5위 국가로, 2021년 생산량의 6%인 376만톤의 알루미늄을 생산했습니다. 미국과 EU가 연이어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를 취하자, 러시아산 알루미늄의 공급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가격 상승에 불을 지폈습니다. 실제로 2018년 미국이 러시아의 주요 알루미늄 생산기업인 Rusal의 제품 수입을 금지하자 알루미늄 단가가 즉각적으로 30% 상승한 전례가 있는 만큼, 불안은 더욱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전망과 문제

2021년 상반기 세계은행, IMF, ISA는 공통적으로 2022년 알루미늄 평균 가격이 $2,600~2,700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발발로 인해 알루미늄 가격은 현재 $3,800이라는 이례적인 가격에 도달해 있는데요. 많은 전문가들은 올해 알루미늄 가격이 $4,000를 초과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기존 예상과 같이 $2,600~2,700 정도 선에서 가격 안정화를 이룰 것 라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알루미늄도 친환경 산업에서 매우 중요한 원자재 중 하나입니다. 특히 전기차와 태양광에서 활용도가 높기 때문에, 구리와 마찬가지로 알루미늄의 가격 상승 역시 그린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심화하고 있습니다. 또, 알루미늄은 건설, 교통수단, 포장재 등 특히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되기 때문에, 공급이 부족할 경우 여러 산업에서 원료 수급의 문제를 유발하게 됩니다.


친환경 기조의 세계적인 확대로 인해 높아진 수요와 불안정한 공급은 과거부터 비철금속의 가격을 상승시키는 배경이었습니다. 여기에 더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도화선에 불을 붙이며 구리, 알루미늄 등 각종 금속의 현물 가격은 폭발적으로 상승하고 있습니다. 러시아가 비철금속 생산량이 높은 국가이기 때문에, 구리와 알루미늄외에도 니켈과 아연 등 다른 비철금속들 역시 전쟁을 계기로 이례적인 가격상승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원자재 단가 상승은 곧 경제 전반의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인플레이션을 늦추기 위해서는, 각국 정부의 협조를 통해 비철금속의 안정적인 공급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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