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드] 글로벌 원전 시장 A부터 Z까지

[마켓인사이드] 글로벌 원전 시장 A부터 Z까지

원자력발전의 경제성과 위험성에 관한 수많은 논쟁이 들끓고 있습니다. 이렇게 유용하면서도 위험한 원전은 누가 만들고, 누가 사용하고 있을까요?

🐋 Er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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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원자력 시장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 10개국이 유럽의 '녹색분류체계'인 그린 택소노미 초안에 원자력을 포함하며, 원자력 발전을 친환경에너지로 볼 수 있다는 주장이 힘을 얻게 된 것인데요. 그러나 독일, 오스트리아 등 이미 탈원전 정책이 시행된 국가들은 여전히 원전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최근 '탈원전 백지화'를 내세운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원전 시장이 다시 활성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자력 발전에 대한 논의는 더욱 격화되었는데요. 석유, 천연가스 등 에너지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자 원자력 발전의 경제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지만, 동시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원전 폭격을 계기로 핵발전에 대한 경각심이 일깨워졌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유용하면서도 위험한 원전은 누가 만들고, 누가 사용하고 있을까요?  오늘 <마켓인사이드>에서 알아보겠습니다!

월: [DEEP BYTE] 윤석열 정부의 비즈니스&경제 정책 완전 정복
화: [DEEP BYTE] 원자력, 판도라의 상자일까 친환경의 미래일까?
수: [마켓인사이드] 글로벌 원전 시장 A부터 Z까지
목: [기업한입]우리나라의 대표 원전 기업, '두산중공업'


원자력 발전, 유용한? 위험한?

원자력 발전은 메가와트(MW)당 설비 구축 비용이 40~50억 이상 소요되어, 화석연료 발전보다 시설 구축에 매우 큰 자본을 필요합니다. 그러나 변동비인 우라늄 원료 구매 가격이 킬로와트시(kWh)당 10원 이내라, 생산 전력량에 따른 가격 변동폭이 매우 작습니다. 심지어 원자력 발전은 다른 발전원에 비해 설비이용률이 높으며, 안정적인 출력을 유지할 수 있는데요. 가동을 중단하거나 재가동 후 최대 출력으로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일주일 가량으로 매우 짧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원자력 발전은 국내 발전시장에서 기저발전으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여기까지 보면 원자력 발전의 높은 경제성에는 반박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러나 발전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방사성 폐기물을 처리하는 비용이 현재 측정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아직 방사성 폐기물을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이 없어, 지하 저장소에 매립하는 방법으로 대응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관련 비용까지 함께 고려한다면 원자력 발전이 여전히 경제성 있는 발전인지 확신할 방법이 없습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화석연료 가격 상승과 함께 우라늄 가격 역시 계속 높아지고 있어 변동비 부담이 조금씩 커진다는 문제도 있습니다.


세계 원전 이용 현황

전 세계 원자력 발전량 추이. 2011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발전량이 크게 줄었다가, 이후 다시 늘고 있는 모습입니다. © World Nuclear Association
전 세계 에너지원별 발전 비중 추이. 원자력은 꾸준히 전 세계 발전량의 약 11% 정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 BloombergNEF

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원자력 발전량은 근 10년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요.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계기로 전 세계 원전발전량이 크게 감소하긴 했지만, 원전 재가동 및 신규 원전 추가로 서서히 회복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다만, 활용 비중은 크게 변화하지 않았는데요. 전 세계 발전량 중 원자력 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이후 꾸준히 11%선에서 머물고 있습니다.

2021년 국가별 원전 운용 현황 © IAEA PRIS

2021년 기준 전 세계 33개 국가에서 442기의 원자로가 운영 중에 있으며, 총 설비용량*은 394.5GW(기가와트)입니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93기(95.5GW)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프랑스, 중국, 일본, 러시아가 그 뒤를 잇는데요. 다만 현재 중국에서 원전 신규 건설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기에, 현재 건설 중인 14기의 원자력 발전소가 완공되면 프랑스를 제치고 2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한국은 원전 설비 기준 세계 6위로 총 설비용량이 24.2GW인 원자력 발전소 24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설비용량은 원자로가 낼 수 있는 최대 전기출력을 의미합니다.

2021년 국가별 원전 건설 현황 © IAEA PRIS

본래 큰 규모의 원전을 보유하고 있던 미국, 프랑스, 러시아 등 선진국 외 중국, 인도, 터키 등 신흥 시장(Emerging Market)도 최근 원자력 발전 도입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안정적인 전력 수급을 주목적으로 정부 차원에서 원전을 도입하는 것인데요. 다만 이런 국가들은 대부분 원자력 발전소를 지을 수 있는 기술력이 없기 때문에, 해당 기술과 경험을 보유한 다른 국가들에 원전 건설을 의뢰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탄생하는 것이 바로 원전 수출 시장입니다.


원전 수출 시장의 규모는?

전 세계 원전 수출 금액 추이 © OEC

장비 거래까지 포함한 원전 수출 시장 규모는 2020년 317억달러이며 2021년에는 324억달러로, 한화 약 40조 원에 달합니다. 이 중 원전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원자로 거래액은 2019년 기준 $418 million으로, 한화로 약 5,190억원입니다. 원전 거래액은 변동폭이 매우 큰 편인데요. 원전은 전 세계에서 운영되는 발전소가 442기로 그 수가 적고, 계약당 단가가 매우 높기에 계약 시점이나 수출 시점 인식 방식에 따라 수출액이 크게 변동하기 때문입니다. 크게 보면 원자력 발전량과 마찬가지로 2011년 11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로 원자력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원전 수출액이 크게 감소했습니다. 이후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다, 2018년 러시아가 이란의 Bushehr 2, 3호기 건설 계약을 체결하며 거래액이 크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주요 원전 수입국은?

2019년 전 세계 원전 수입액의 국가별 비중 © OEC
유럽

주요 원전 수입국은 크게 유럽과 아시아로 나뉘는데요. 유럽에는 기존부터 원자력 발전을 활용하던 선진국들이 다수 포진해있고, 아시아에는 안정적인 전력확보를 위해 새롭게 원전을 도입하는 신흥국들이 위치해있습니다. 유럽의 가장 주요한 원전 수입국은 프랑스로, 세계 원전 수입액의 11.3%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원자력을 '그린 택소노미'에 포함하고자 노력했던 프랑스는, 국가 전력의 70% 이상을 원자력 발전을 통해 생산할 만큼 원전 의존도가 높은 국가입니다. 2022년 2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050년까지 최대 14기 신규 원전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만큼, 프랑스는 미래에도 주요 수입국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유럽에 친환경 기조가 강화되며 원전 수입이 감소 추세를 보였지만, 2021년 10월 원자력 발전을 친환경 에너지로 분류한다는 그린 택소노미 초안이 공개되자 원전업계의 수출시장이 확대될 수 있다는 기대가 부풀고 있습니다. 에너지 안정성 문제로 재생에너지 발전이 수급 문제를 일으키자, 원전이 매력적인 선택지가 된 것입니다. 러시아 의존도가 높은 동유럽을 제외한 프랑스, 벨기에, 스웨덴 등의 서유럽 및 북유럽 국가는 특정 국가에 원전 수입을 의존하지 않고, 여러 국가와 거래하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아직 유럽과의 거래 활로를 뚫지 못한 한국에는 더욱 기쁜 소식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아시아

아시아에서는 인도와 파키스탄이 가장 큰 두 수입국입니다. 2016년 이전까지만 해도 중국의 원전수입액이 전 세계 거래액의 30% 이상을 차지했었는데요. 그러나 중국은 원전 기술을 자체적으로 발전시켜 수입을 줄이고, 수출을 크게 늘렸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인도와 파키스판이 가장 큰 수입국으로 떠올랐죠. 두 국가의 수입액은 전 세계 수입액 중 각각 17.9%, 12.5%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인도는 러시아로부터만, 파키스탄은 중국으로부터만 원전을 수입하여 두 국가 모두 거래국이 단일화되어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주요 원전 수출국은?

2019년 전 세계 원전 수출액의 국가별 비중 © OEC

원전의 가장 주요한 수출국은 러시아입니다. 2019년 러시아는 세계 원전 거래액의 21.5%에 달하는 수출액을 기록했습니다. 연도마다 국가별 비중 변화가 커서, 2017년과 2018년에의 러시아 원전 수출액은 각각 전 세계 거래액의 42.5%, 54.7%를 차지하기도 했는데요. 2019년 기준 원전 수출액 2위는 16.9%의 중국입니다. 이어 일본, 미국, 독일 순으로 높은 수출액을 기록했고, 한국은 4.58%로 세계 6위 수출국입니다.

러시아
2019년 러시아 원전 수출 대상 국가별 비중 © OEC

2021년까지 러시아는 중국, 인도, 우크라이나, 이란, 벨라루스 등에 원자력 발전소 10기 (9,859MWe*)를 건설 완료했습니다. 현재 건설 중인 원전은 그보다 많은데요. 중국, 인도, 터키, 방글라데시 등 6개국에 14기(13,594MWe)의 원전을 건설 중에 있습니다. 심지어 아직 건설을 시작하진 않았지만 건설 계약을 체결한 원전만 총 9기(10,800MWe)로, 이후로도 러시아는 주요 원전 수출국으로써 굳건히 자리를 지킬 것으로 기대됩니다.
*MWe는 '전기적 메가와트'를 가리키는 단위로, 원전의 전기출력을 표현합니다.

러시아의 주요 수주요인은 대규모 자금조달과, 정부가 주도하는 강력한 수주 활동, 핵 주기 전반을 포괄하여 제공하는 종합 솔루션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특히나 자금조달 측면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자랑하는데요. 러시아는 지금까지 다수 사업에서 자금 지원을 통해 수주 경쟁력을 확보한 바 있습니다. 특히나 헝가리, 베트남, 우크라이나 등 정부 자금이 충분하지 않은 개발도상국들 대상으로 사업비용의 80% 이상에 대한 저금리 차관을 제공함으로써 원전 수주 계약을 체결한 사례가 많습니다. 이러한 러시아국영원자력공사(Rosatom)의 수출 방식을 BOO(Build-Own-Operate)라고 지칭합니다.

중국
2019년 중국 원전 수출 대상 국가별 비중 © OEC

중국은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SASAC) 산하 3대 원전 사업자가 중국 원자로 노형 개발 및 원전 수출을 도맡고 있습니다. 2013년 중국은 원전수출의 국가전력화를 발표하며, 수출 원자로의 노형 개발에 착수했는데요. 중국의 주요 수출국은 파키스탄과 프랑스로, 두 국가는 각각 2019년 중국 원전 수출액의 73.9%, 20.7%를 차지했습니다.

중국 역시 러시아와 마찬가지로, 수출 대상국에 대한 자금 지원을 경쟁력으로 삼아 수주 계약을 체결하는데요. 중국이 파키스탄 원자력 발전소 Chashma 3호, 4호 건설 사업을 추진할 때, 중국수출입은행은 파키스탄에 총비용의 82%인 19억 달러, 한화로 약 2조3,000억원을 지원했습니다. 또한, 아르헨티나 Atucha 3호 계약 중에도 중국공상은행(ICBC)이 아르헨티나 정부에게 총 비용의 85%인 79억 달러, 한화로 약 9조8,000억원을 지원한 바 있습니다.

한국
2019년 한국 원전 수출 대상 국가별 비중 © OEC

한국의 수출 대상국은 아시아와 아메리카 대륙으로 한정되어 있습니다. 한국의 가장 주요한 원전 수출 대상은 UAE, 미국, 브라질인데요. 가장 원전 수요가 많은 대륙 중 하나인 유럽과의 원전 수출 계약이 전무한 것입니다. 그래서 한국수력원자력은 최근 체코와 폴란드의 원전 수주전 승리를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는데요. 단순히 새로운 계약을 하나 체결한다는 의미를 넘어 유럽 원전 시장 진출의 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체코와 폴란드의 원자력 발전소 건설사업 수주에 집중하고자 국내 기업들과 협력팀을 구성했는데요. 협력팀에는 한국전력기술, 한전원자력연료, KPS, 두산중공업, 대우건설 등의 기업이 참여했습니다. 우선 진행되는 체코 입찰전에서 한국수력원자력은 UAE 바라카 원전 사업 경험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을 선택했습니다. 그러나 경쟁사인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프랑스 EDF의 견제가 만만치 않아 결과를 확신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새로운 원자력 시장!

SMR 시장, 기존 원자력 발전의 대안?
Nuscale Power SMR 발전소 설계 © Nuscale Power

원자력에 대한 논의가 뜨거워지며, 자연스럽게 SMR(Small Modular Reactor) 시장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SMR이란 단어 그대로 소형 모듈화를 통해 규격화된 원자로를 말하는데요. 기존 원자력 발전의 대안으로 각광받는 기술입니다. 기존 원자력 발전로 건설은 1GW 이상의 초대형 원자로를 건설함으로써 대형화를 통한 규모의 경제를 추구했습니다. 반면, SMR은 소형화와 다량화를 통한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는 전략입니다. 크기가 작아 기존 원전 대비 위험성이 낮고, 대량 생산이 가능하며, 입지 선정이 용이하다는 점에서 주목받는 기술입니다. 다만 소형원자로 병렬연결에 따른 시스템 복잡성이 증가하고, 규모 대비 전력 생산 효율은 비교적 낮은 점이 단점으로 꼽힙니다.

원전 해체 시장,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
2021년 세계 원전 가동연수 분포 © IAEA PRIS

세계 원전은 점점 노후화되고 있습니다. 1990년 기준 세계 원전의 평균 가동연수는 10.8년, 2000년에는 18.4년, 2010년에는 25.8년이었지만 2021년에는 30.7년까지 올라왔는데요. 2021년 기준 가동연수가 40년 이상인 설비가 전 세계 원전의 27.3%입니다. 국가별로, 또 설비별로 원전 수명은 제각기 다르지만, 일반적인 원전의 기대수명이 40~60년입니다. 여기에 더해 탈원전을 지향하고 있는 국가들은 수명이 다하지 않은 원전 설비 역시 가동을 중단한 상태로 해체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주요 국가 원전 해체 진행 현황 © IAEA PRIS

그러나 원전 해체 기술은 아직 부족한 실정입니다. 2019년까지 영구 정지된 원전 173대 중 안전하게 해체가 완료된 원전은 20기뿐입니다. 원전 해체에 대한 수요는 명확한데, 아직 적절한 공급이 없는 상황인데요. 이에 한국 정부는 2019년 4월 원전해체산업 육성전략을 발표했습니다. 원전해체를 새로운 먹거리로 육성함에 따라, 2035년까지 세계 원전해체 시장 점유율 10% 달성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전 시장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다만 원자력발전이 과연 친환경에너지로서 화석연료를 대체할지, 혹은 신재생에너지에게 대체될지 여부는 계속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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