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뜨는 상권 vs 지는 상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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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뜨는 상권 vs 지는 상권

💡 3 요약

  • 상권의 변화를 잘 읽으면 부동산 투자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최근 수도권에서 성수동, 명동, 도산대로 등은 '핫플'로 주가가 높은데요.
  • 반면, 가로수길과 이화여대(이대) 앞, 일산 신도시 등은 트렌드 변화에 밀려 상권이 쇠퇴하는 분위기입니다. 

유행하는 패션, 노래, 음식이 변하듯이 상권도 끊임없이 변화합니다. 한때 사람이 몰리던 핫플이 순식간에 쇠퇴하기도 하고, 별 볼 일 없던 골목길이 세상에 둘도 없는 특별한 공간으로 재탄생하기도 하죠. 상권의 변화는 부동산 시장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단순히 상가 임대료뿐 아니라, 인근 아파트값까지 좌지우지하기 때문이죠. 오늘 <부동산 한입>에서는 최근 수도권에서 어떤 상권이 뜨고, 어떤 상권이 지고 있는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 조목조목 따져보도록 하겠습니다.


요새 핫플 어디래?

🥇 성수동, 누가 뭐래도 서울 최고 핫플

서울 성수동은 최근 몇 년간 빠르게 성장한 상권 중 하나입니다. 과거에는 공장과 창고가 밀집한 산업 지역이었지만, 현재는 개성 있는 브랜드 매장, 카페, 갤러리, 그리고 복합문화공간으로 변모하며 서울의 대표적인핫플로 자리 잡았죠.

성수동에 변화가 시작된 건 지난 2011년 복합문화공간 대림창고가 들어서면서부터입니다. 1년 후인 2012년 글로벌 SPA 브랜드 H&M이 메종 마틴 마르지엘라 콜라보레이션 파티를 이곳에서 열면서 성수동의 매력이 차츰 알려지기 시작했죠성수동의 낡은 건물이 리모델링을 통해 개성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됐고, 힙한 카페와 식당에 이어 화장품, 소품샵 등이 들어왔는데요. 이를 따라 젊은 창작자와 무신사, 젠틀몬스터, 크래프톤 등 여러 기업까지 성수동으로 몰리면서 상권도 살아났죠.

성수의 전성기는 2019년 블루보틀 1호점 오픈으로 시작됐습니다. 과거 인근에 위치한 뚝섬이나 서울숲에 비해 인지도가 크게 떨어지던 성수는 이제 팝업스토어의 성지, MZ세대가 가장 사랑하는 상권으로 당당히 이름을 올리죠. 진로, 농심, 쿠팡 등 익숙한 브랜드는 물론 샤넬, 디올 등 고급 브랜드까지 모두 성수에 팝업스토어를 열 정도로 성수의 인기는 뜨거운데요. 일주일에 열리는 팝업스토어 개수만 40~60개에 달한다고 합니다.

뜨거운 인기만큼이나 임대료 상승세도 무섭습니다. 2022년 이후 2년 사이에만 임대료가 무려 40%나 상승했는데요. 그럼에도 성수의 미래는 밝습니다. 대형 오피스 빌딩이 연달아 들어서는 상황임에도 오피스 공실률이 0%를 기록할 정도로 기업들까지 성수로 몰리고 있기 때문인데요. 특히 스타트업과 크리에이티브 산업이 계속해서 유입된다면 장기적으로도 성수동 상권은 오래오래 핫플로 남을 가능성이 높죠.

 

👨 외국인 관광객 복귀에 함박웃음 짓는 명동

명동은 한때 한국의 대표적인 쇼핑 거리였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활기가 급속도로 사라졌고, 2021 4분기에는 공실률이 50%를 넘어서며 위기를 맞기도 했습니다. 상가 2곳 중 한 곳이 비었다는 뜻이니 거의 유령 도시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죠.

하지만 최근 한국을 찾는 관광객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명동 상권도 다시 활기를 되찾습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024년 외국인 관광객 수는 1,637만 명으로 2023년과 비교하면 48% 증가했는데요. 코로나 이전인 2019년 수준을 94% 회복한 것이기도 하죠. 이렇게 외국인 관광객이 돌아오면서 죽었던 명동 상권도 회복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에 따라 명동의 상업용 부동산 공실률도 점차 감소하는 흐름입니다. 작년 4분기 명동 공실률은 4.4%로 서울 주요 상권 평균 공실률(16.6%)과 비교하면 매우 낮습니다. 명동으로 몰려드는 외국인 관광객을 사로잡기 위해 무신사, 커버낫 등 인기 패션 브랜드뿐 아니라 올리브영 등 K-뷰티 브랜드가 자리 잡은 영향입니다. 이 외에도 이미스, 마리떼 프랑소, 저버, 마뗑킴 등 MZ들이 픽한 힙한 브랜드 역시 명동에 줄줄이 매장을 열죠.

 

👝 럭셔리 브랜드로 가득 찬 도산대로(신사~청담)

신사동과 청담동을 연결하는 도산대로는 최근 빠르게 성장하는 럭셔리 상권으로 주목받습니다. 물론 오래전부터 명품 브랜드와 고급 레스토랑이 자리 잡고 있었지만, 최근 몇 년간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이 플래그십 스토어를 적극적으로 개설하며 더욱 고급스러운 분위기로 변화하는데요. 특히 한남동, 청담동 등 인근 지역에 비해 비교적 임대료가 낮아 기업의 선호도가 높죠.

샤넬, 디올, 루이비통, 롤렉스 등 명품 브랜드뿐 아니라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인 송지오, 우영미, 준지가 이곳에서 플래그십스토어를 운영합니다. MZ세대에게 인기가 많은 글로벌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인 슈프림이나 스투시 등도 마찬가지로 도산대로에 매장을 냈죠. 이 덕분에 작년 3분기, 도산대로의 중대형 상가 공실률을 6.44% 1년 전(17.08%)에 비해 대폭 줄었습니다.

도산대로의 인기를 알 수 있는 지표가 또 하나 있습니다. 바로 넷플릭스 인기 프로그램인 흑백요리사출연 셰프들의 식당이 이곳에 몰려있다는 점인데요. 최현석 셰프의 초이닷달리아 다이닝’, 조셉 리저우드 셰프의 에빗’, 장호준 셰프의 네기다이닝라운지’, 히든 천재의 포노 부오노등이 도산대로 상권에 위치해 있었죠. 주중엔 인근에 위치한 소규모 뷰티 및 패션 기업 직장인들이, 주말엔 커플을 중심으로 젊은 층이 많이 찾기에 꾸준한 수요가 뒷받침된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저물어가는 상권, 어디 어디일까?

👇 과거의 영광을 잃어버린 가로수길

반면, 뜨는 상권이 있다면 지는 상권도 있겠죠. 대표적인 것이 한때 서울에서 가장 사람이 많이 몰리던 지역이자 패션의 성지로 사랑받았던 가로수길입니다. 가로수길은 최근 몇 년 사이 빠르게 쇠퇴하고 있습니다. 2024 2분기 공실률이 무려 39.4%에 달했는데요. 한 유명 연예인이 가로수길 중심부에 건물을 구매했다가 공실 폭탄에 시세차익도 건지지 못한 채 건물을 처분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죠.

가로수길 몰락의 가장 큰 원흉은 높은 임대료입니다. 과거 개성 있는 가게들과 힙한 카페로 북적였던 가로수길은 대기업들의 임대 문의가 빗발치면서 임대료가 5배, 10대가량 치솟았는데요. 이에 자연스레 기존 임차인이 쫓겨나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나타났고, 코로나 이후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마저 뚝 끊기면서 상권이 급격히 쇠퇴했습니다. 한때 가로수길을 찾던 다양한 브랜드들은 이제 성수동, 도산대로, 한남동으로 이동하고 있는데요. 애플스토어를 기점으로 가로수길보다 임대료가 낮은 세로수길’, ‘다로수길등으로 상권이 번지고 있다는 점도 가로수길 입장에선 악재로 꼽힙니다

높은 공실률에도 임대료가 낮아지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인데요. 가로수길 중심가를 통임대하려면 여전히 보증금 10억 원에 월 11천만 원이 넘는 임대료를 감당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죠. 주변 상인들은 가로수길이 예전의 명성을 되찾으려면 하루빨리 임대료가 정상화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 젊은 층이 떠나가 버린 이대 앞

한때 서울의 대표적인 대학가 상권이었던 이화여대 앞 상권 역시 최근 몇 년 사이 심각한 침체를 겪고 있습니다. 2000년대까지만 해도 이대 앞은 10~20대 여성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패션과 뷰티의 메카였습니다. 트렌디한 옷 가게와 액세서리 매장, 음식점과 카페로 가득했고, 이곳을 찾는 젊은 층으로 거리가 매우 붐볐죠.

그러나 2010년대 후반, 이대 앞 상권은 점차 쇠퇴하기 시작했고 최근 들어선 오가는 사람 없이 한적한 동네가 돼 버렸죠. 이대 앞 상권이 침체한 이유로는 여러 가지가 꼽히는데요. 대표적인 것이 바로 소비 트렌드 변화입니다. 이커머스의 성장과 함께 10~20대 여성들이 더 이상 옷 가게나 액세서리 매장을 돌아다닐 필요가 없어졌고, 자연스레 그 중심에 있던 이대에 활기가 사라졌다는 건데요.

또한, 코로나 이후 대학가 캠퍼스 주변 상권이 전반적으로 약화됐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2000년대까지만 해도 대학생들은 캠퍼스 주변에서 모든 생활을 해결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코로나 이후 온라인 강의 확산, 비대면 활동 증가, 학업과 아르바이트의 병행 등으로 대학 문화가 크게 변화했는데요. 이와 함께 기숙사보다는 자취나 통학을 선호하는 경향도 증가하면서 대학가 상권이 예전만큼 활성화되지 못하는 구조적인 변화도 발생했죠.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인근에 위치한 홍대 상권과의 경쟁에서 밀렸다는 점입니다. 과거 이대 앞은 신촌과 함께 서대문구 일대의 중심 상권이었지만, 최근 홍대 상권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젊은이들의 발길이 자연스럽게 홍대 쪽으로 이동했는데요. 연희동, 연남동, 망원동, 합정동 등의 등장으로 홍대 인근에 매력적인 선택지가 늘어나면서 홍대에서 이대나 신촌으로 이동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긴 것도 문제입니다.

당장 이대 앞 상가 공실률을 보면 상권의 어려움을 알 수 있습니다. 2024 2분기 이대 소규모상가 공실률을 18.3%로 상가 5곳 중 1곳이 비어 있는 상황이죠. 임대료 역시 2015년 대비 약 20% 이상 떨어졌죠. 그럼에도 채워지지 않은 점포가 즐비한 상황입니다.

 

🥲 새롭지 않은 신도시, 일산 신도시

1990년대 초반, 수도권 서북부 대표 신도시로 조성된 일산 신도시. 당시 계획적인 도시 구조와 넓은 도로망, 다양한 생활 인프라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사랑을 받았는데요. 그러나 최근 몇 년 새, 일산 신도시의 상권은 점차 쇠퇴하고 있습니다. 한때 활기를 띠던 중심 상업지구의 상가들이 점점 비어가고 있으며, 신규 창업도 크게 줄어들고 있는 상황인데요.

개발된 지 30년 가까이 지나면서, 당시 입주했던 주민들의 연령대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반면, 젊은 층의 유입은 잘 이뤄지지 않으면서 지역 내 활력이 약화된 건데요. 가뜩이나 신축 아파트를 선호하는 성향이 짙어지는 가운데, 지어진 지 30년이 넘은 낡은 아파트에 들어가려는 젊은 층이 거의 없기 때문이죠.

신도시의 핵심 경쟁력 중 하나인 교통 인프라도 일산의 경우, 상대적으로 부족한 편입니다. 서울과의 접근성이 중요하게 평가되는 수도권에서, 일산 신도시는 경의중앙선과 지하철 3호선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요. 그나마 작년 12 GTX-A가 개통되면서 서울역 접근성이 높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판교나 광교 등 후발 신도시에 비해 강남 접근성이 아쉽습니다.

일산 상권 쇠퇴를 상징하는 사건 중 하나가 바로 '그랜드백화점' 폐점입니다. 1996년 개점 이후 약 30년간 일산의 중심을 지켜온 이곳이 지난 2월 28일을 끝으로 문을 닫은 건데요. 창릉 신도시 등 고양시 주변에 있는 여러 신도시를 중심으로 고양스타필드 등 새로운 상권이 생겨났다는 점도 상권 몰락을 부추깁니다. 그나마 희망을 걸어볼 것은 일산 재건축이지만, 아직 현실화되려면 긴 시간이 소요될 예정이죠.


수도권 상권은 끊임없이 변화합니다. 성수동, 명동, 도산대로는 트렌드를 선도하며 성장하는 반면, 가로수길, 이대 앞, 일산 신도시는 소비 패턴 변화와 경쟁 심화로 쇠퇴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권의 변화를 잘 읽어낸다면 향후 부동산 투자 결정에 중요한 판단 근거로 활용할 수 있는데요. 앞으로 수도권 상권은 또 어떻게 변화할지 잘 지켜보는 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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