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브레이크도 없이 지옥으로 곤두박질칩니다. 두 달 만에 가자 지구 주민 1만 7천여 명이 죽었습니다. 사망자 세 명 중 한 명은 아이들이었습니다. 수백만의 주민은 집을 잃고 식수와 식량, 의약품, 보온 수단도 없이 전장에 내던져졌습니다. 희미한 희망으로 보인 일시 휴전은 채 일주일을 넘기지도 못했고, 불길은 가자 지구(Gaza Strip) 북부를 넘어 남부까지 번졌습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만든 지옥, 그 한가운데서 미국의 행보가 세계의 주목을 받습니다. 미국은 이스라엘을 가장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나라지만, 동시에 이스라엘을 말려볼 수 있는 유일한 나라기도 합니다. 즉, 미국이 내리는 결정과 이스라엘을 대하는 태도에 따라 전쟁의 모습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인데요. 오늘 <국제 한입>은 전쟁의 방향타 앞에 선 미국이 어떤 고민을 하는지 심중을 들여다보도록 하겠습니다.
미국, 이스라엘의 오래된 우방
지금 미국이 선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선 미국과 이스라엘이 오랜 우방이라는 사실을 아는 것만으론 부족합니다. 양국이 어째서 오랫동안 우방 관계를 이어가는지, 관계가 삐걱거리는 긴장 요인은 무엇인지 미국-이스라엘 관계의 심층적 배경을 조망해야만, 전쟁을 둘러싼 이해관계를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