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은 군사 동맹이지만, 한국과 일본은 동맹이 아닙니다. 한국과 일본은 군사 정보를 실시간 공유하고 군사 훈련도 함께하는 데다 공동의 안보 위협이 발생할 시 신속히 협의하기로 약속했음에도, 상호 방위 조약(mutual defense treaty)을 맺지 않았기 때문이죠. 만에 하나 한국이 침공당했을 때 일본은 한국을 지원하겠다고 공식적으로 약속한 적이 없습니다.
마찬가지 이유로 북한과 중국은 군사 동맹이지만, 북한과 러시아는 동맹이 아니었습니다. 적어도 이달 중순까지는 말이죠. 지난 19일,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조약 하나를 맺었는데요. 북·러 동맹, 적어도 준(準)동맹이라 불러도 과언이 아닐 만큼 파격적인 내용이 담겼습니다. 요즈음 북한과 러시아가 심상치 않게 가까워졌다는 사실은 익히 알았지만, 이 정도로 일을 칠 거라고는 감히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조약」 제4조: 유사시 자동 개입의 약속
양국이 체결한 「포괄적인 전략적동반자관계에 관한 조약」에서 가장 폭발적인 대목은 제4조입니다. 한편이 공격을 받아 전쟁에 돌입하면 다른 한편이 즉각 원조를 제공하기로 약속한 조문인데요. 문언만 놓고 보면 상호 방위 조약이라고 보아도 손색이 없고, 북한과 중국의 동맹 조약에 견주어도 차이를 찾기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