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셋만 모여도 그 관계가 평탄할 수는 없습니다. 서로의 입장과 처지가 다르니 관계가 복잡미묘하게 흐르기 마련이죠. 하물며 개인의 관계도 그렇게 복잡한데, 냉정하고 엄혹한 국제 관계는 더더욱 꼬여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북한과 중국, 러시아가 급속도로 가까워지는 와중에도 삼국의 마음속에선 쉴 새 없이 계산기가 돌아가죠.
북·중·러의 복잡다단한 속내는 지난달 북한의 ‘전승절’(이하 전승절) 행사에서 여지없이 드러났습니다. 오늘 <국제 한입>에선 전승절의 상징적인 장면 세 개를 천천히 복기하고, 북·중·러가 처한 상황과 그들의 동상이몽을 짚어보려고 합니다.
장면 ①: 열병식 함께 보는 북·중·러
지난달 27일, 북한이 전승절 행사 중 일부로 대대적인 열병식을 거행했습니다. 북한의 전력을 한껏 과시하는 자리에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함께 중국과 러시아의 대표단이 참여했는데요. 북한과 중국, 러시아의 고위급 인사가 화기애애하게 북한의 핵·미사일 전력을 관람하는 장면. 동북아 정세가 변화했음을 실감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