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부터 새벽 2시까지 실시간 시장 환율로 외환 거래가 가능해졌습니다. 정부는 이번 조치가 글로벌 선진 금융시장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걸음이라 평가했죠. 한국 증시는 해외 투자자의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10년째 선진 금융시장 편입에 고배를 마시는 중인데요. 오늘 <경제 한입>에서는 외환 거래 시간 연장 조치의 의미, 선진 금융시장의 개념과 특징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외환 거래 시간 연장
🌙 오후 3시 30분에서 새벽 2시로 연장: 지난 1일부터 국내 원/달러 외환시장 거래시간이 기존 오후 3시 30분에서 다음 날 새벽 2시까지로 연장됐습니다. 이는 외환 거래 규모가 가장 큰 영국 런던 금융시장의 거래 시간(한국 시각 기준 오후 5시부터 새벽 1시 30분까지)을 모두 포괄하는 시간인데요. 주요 글로벌 금융기관과 투자자가 주 거래 시간에 원화를 거래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죠. 국내 투자자도 야간에 투자할 때 임시 환율이 아닌 시장 환율로 환전이 가능해진 것입니다. 지난달까지는 미국 주식·채권을 매수하기 위해서는 시장 환율에 5%가 할증된 환율로 1차 환전을 하고, 다음 날 실제 환율에 맞춰 차액을 돌려받는 방식으로 거래했는데요. 환율이 할증되다 보니 그만큼 주식 가격이 올라서, 최악의 경우엔 매수 가능한 주식 수가 줄어들 수도 있었죠.
📉 역외 NDF 감소 기대: 금융당국은 외환시장 거래 연장에 따라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거래 규모가 줄어들기를 기대합니다. 역외 NDF 거래는 주로 외국인 투자자의 투기적인 경로로 이용됐는데요. 오후 3시 30분에 국내 증시가 종료된 이후 발생한 해외 이벤트로 원화 대비 달러 가치가 급변할 것으로 예상될 때, 역외 NDF 거래로 손실을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 인사의 매파적 발언이나 소비자물가지수 등 미국의 거시경제지표 발표 등의 이벤트가 있을 때 원/달러 환율이 하룻밤 사이 급변하곤 했는데요. 지난 2022년 11월에는 한국 시각 기준 밤 10시에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대비 7.7% 상승한 것으로 발표되자, 다음 날 개장시간 기준 원/달러 환율이 전날 종가 대비 30원 폭락했죠. 국제통화기금(IMF)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전 세계 외환시장에서 원화의 일평균 현물환 시장 거래 규모는 351억 달러로 전체의 1.7%를 차지했지만, 전 세계 NDF 시장에서 원화의 일평균 거래 규모는 498억 달러로 전체의 23%를 차지했습니다. 이렇게 막대한 NDF 거래 규모는 국내 환율에도 큰 영향을 끼치는데요. 외국인이 차익 실현성 NDF 거래를 늘리면 국내은행은 그 손실분을 메꾸기 위해 현물환 매입을 늘려야 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