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우리나라와 쿠바가 국교를 수립했습니다. 수교 사실을 공표한 정부나 소식을 전하는 뉴스의 반응이 제법 떠들썩한데요. 수교, 즉 외교 관계를 맺은 일이 그리도 대단한지 어리둥절할 수 있습니다. 얼핏 보기에 수교로 달라지는 건 쿠바의 수도 아바나(Havana)에 한국 대사관이 생기는 일뿐인 듯하니까요.
국가와 국가가 수교하는 건 사람과 사람이 전화번호를 주고받는 일과 비슷합니다. 또 볼지도 모르는 사이에 번호를 교환하는 것 정도야 어렵지도 않고 흔한 일인데요. 이렇게 생각하면 어떤가요? 수십 년간 가끔 만나기도 하고 일도 함께해본 사이에 아직도 서로 번호가 없었다고요. 그게 지금까지 한국과 쿠바가 맺어온 이상스러운 관계였습니다.
그러니 한국과 쿠바가 수교한 건 놀랄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번호 교환을 지금까지도 미뤄둔 게 신기하고, 이런 이상스러운 관계를 만들어낸 내막이 주목함 직하죠. 오늘 <국제 한입>은 저 먼 나라 쿠바와 우리를 어색하게 만든 속사정을 하나씩 들춰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