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로 인상된 기준금리
한국은행이 14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존 연 1.25%였던 우리나라의 기준금리를 연 1.5%로 0.25%포인트 인상했습니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코로나19 팬데믹 대응을 위해 2020년 5월 기준금리를 0.5%까지 낮춘 후, 2021년 8월부터 총 네 번에 걸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인상해왔는데요. 한국은행은 물가 상승과 미국의 긴축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렸다고 설명했습니다.
기준금리란 한 나라 통화정책의 기준이 되는 금리로, 기준금리가 올라가면 시중에 풀린 돈의 양이 줄어 경기가 다소 가라앉고, 올랐던 물가가 내리는데요. 기준금리가 오르면 회사가 돈을 빌리는 채권금리부터 개인이 돈을 빌리는 대출금리까지 함께 오르게 됩니다. 그러면 돈을 구하기가 어려워져 소비나 투자가 줄어들고, 자연스럽게 물가도 내리는 것이죠.
기준금리를 올린 이유는?
이번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기준금리 인상 여부에 대한 관측은 엇갈렸습니다. 물가상승률이 높아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많긴 했지만, 한국은행 총재 자리가 공석인데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경기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어 기준금리를 동결할 수 있다는 예상도 있었죠. 결과적으로 오늘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했는데요. 과연 그 배경은 무엇이었을까요?
첫 번째로는 단연 빠른 물가상승이 꼽힙니다. 우리나라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4.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물가상승률이 4%대를 넘어선 것은 지난 2011년 12월 이후 10년 3개월만입니다. 가파른 물가상승의 원인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에 따른 국제유가와 원자재가격, 식량 가격의 상승인데요. 물가상승이 지속될 경우 서민경제의 어려움이 특히 커지기에, 이를 억제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린 것이죠.
두 번째로는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강력한 긴축 의지가 배경으로 꼽히는데요. 최근 연준은 지난 3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의사록을 공개했는데, 여기에서 큰 폭의 기준금리 인상, 그리고 연준이 사들인 자산을 다시 매도하는 ‘양적 긴축’ 계획이 언급됐습니다. 최근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8%를 크게 웃도는 등 인플레이션이 심각해지자, 연준이 시중에 풀린 돈을 더 빨리 거둬들이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죠.
미국이 긴축에 나설 경우 경제 규모가 작은 국가들도 함께 긴축해야 합니다. 이유는 금리 때문인데요. 미국이 금리를 올리는데, 다른 나라가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경우 투자자들은 미국으로 빠져나갑니다. 가장 크고 안전한 나라인 미국이 이자를 더 준다는데, 굳이 다른 나라에 돈을 맡길 이유가 없겠죠. 이렇게 달러가 미국으로 빠져나가면, 달러가 부족해지고, 환율이 오를 수 있습니다. 이에 한국은행은 먼저 금리를 올려 미국과의 금리차를 유지하는 것이죠.
금리 인상의 영향은?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대출금리 상승 폭도 커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미 신용대출 금리는 물론 주택담보대출 금리고 빠르게 오르고 있습니다. 현재 가장 신용이 높은 계층에 적용되는 대출금리가 4~5%대로 올라섰고,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6~7% 수준에 이르렀죠. 개인은 물론 기업들의 자금조달도 어려워지고 있는데요. 3년물 회사채 금리(AA- 기준) 역시 3% 후반 수준에 이르면서 기업들이 돈을 빌리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비용도 커지고 있습니다.
기준금리가 상승하면 대출 이자율이 높아져 가계 부채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는데요. 실제로 최근 긴축 기조가 강화되면서 지난달 은행의 가계 대출은 1조원 가까이 감소했습니다. 하지만 금리 인상은 빚을 갚아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부담인데요. 대부분의 대출 상품이 시장금리 변화에 따라 이자율이 올라가는 ‘변동금리’ 상품이어서, 이미 대출을 받은 가계와 자영업자들의 부담이 커질 것을 보입니다.
📝 함께 보면 좋은 BYTE 콘텐츠
- 기준금리는 한 나라의 경제 정책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 정책 수단인데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조정하면 언론의 큰 주목을 받곤 하죠. 도대체 기준금리가 무엇이길래 내릴 때도, 올릴 때도 그렇게 큰 화제가 되는 것일까요? 금융정책의 핵심 중 하나인 기준금리에 대해 BYTE+에서 공부해보세요!
👉 [상식한입+] 거시경제를 이해하는 첫 단추, 기준금리 - 이번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린 데에는 미국의 강력한 긴축 기조가 한 몫을 했는데요. 긴축이란 시중에 풀린 돈을 줄이는 정책을 말하죠. 그런데 왜 미국이 긴축을 하는데, 우리나라까지 함께 긴축에 나설 수 밖에 없는 걸까요? 그 이유를 아래 링크에서 살펴보세요!
👉 [DEEP BYTE] 왜 신흥국은 미국과 '함께' 긴축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