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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3일, [신비한 동물사전3: 신비한 동물들과 덤블도어의 비밀] (이하 신동사3)이 개봉했습니다. 그리고 개봉 첫 주에 월드와이드 박스오피스 1억 9600만달러(약 2410억원)를 달성했습니다. 이로써 신동사3은 개봉한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 벌써 2022년 개봉한 영화 가운데 매출 7위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다소 황당한 질문일 수는 있겠지만, 사람들은 왜 이 영화를 본 걸까요? 일주일이면 영화에 대한 리뷰나 관람평 등이 아직 충분히 확보되기에는 부족한 시간인데, 사람들은 무얼 기준으로 이 영화를 보러 간 것일까요? 이 지점에서 우리는 많은 시청자들이 애초에 관람평이나 영화에 대한 객관적 평가와는 무관하게 신동사3편을 관람할 의향이 있었다는 점을 유추해볼 수 있습니다.
즉, <신비한 동물사전> 시리즈 자체에 애착을 가지고 있는 관람객이 많았던 것이죠.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지난 2016년에 처음 개봉해 현재 총 3개의 시리즈를 선보인 <신비한 동물사전>은 앞서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해리포터> 시리즈의 스핀오프 작품입니다. <신비한 동물사전> 시리즈는 <해리포터> 세계관으로부터 약 70년 앞선 1926년을 배경으로 삼고 있으며, 그에 따라 등장인물이나 각본의 전개 방식에도 차이를 보입니다. 기존의 <해리포터> 시리즈에서 등장했던 인물들도 1~2명을 제외하고는 등장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리포터 시리즈가 가지고 있는 탄탄한 세계관과 더불어 전 세계에 널리 퍼진 수많은 포터헤드*들의 호응 속에서 <신비한 동물사전>은 지금까지도 꾸준히 그 인기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 포터헤드란 해당 시리즈의 주인공인 해리 포터의 성인 포터(potter)와 머리라는 뜻의 헤드(head)를 합친 표현으로써, 해리포터 팬들을 지칭할 때 쓰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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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번 신동사3편의 첫 주 성적과 관련해서는 다른 해석을 내놓을 수도 있습니다. 신동사3편은 역대 모든 해리포터 프랜차이즈 가운데 가장 저조한 첫 주 흥행 성적을 보였는데요. 프랜차이즈 전반에 대한 인기 감소, 주연 배우 교체, 2년에 가까운 개봉 연기 등 다양한 이유를 원인으로 들 수도 있겠지만, 애초에 극장에서의 영화 관람에 대한 사람들의 수요 감소도 하나의 원인으로 지목해볼 수 있습니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극장을 찾는 소비자들의 수가 줄어들었으며, 이에 따라 극장 매출도 급감했습니다. 가령 미국 극장가의 경우, 2021년 매출이 44억달러(약 5조 4,400억원)를 기록하며 2020년보다는 91% 증가했으나, 코로나가 없었던 2019년과 비교했을 때는 약 61%가량 낮은 수치를 보였죠. 차츰 매출이 회복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여전히 코로나19 확산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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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영화나 드라마 등의 콘텐츠를 소비하기 위해 영화관이 아닌 OTT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용자들이 점차 늘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은 대면 활동을 기피하기 시작했고, 업무부터 여가까지 모두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언택트' 문화가 확산하기 시작했습니다. 재택근무가 늘어나고, 집에 있는 시간이 압도적으로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넷플릭스를 비롯한 OTT 서비스 구독자도 크게 늘었죠.
OTT 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늘었지만, 동시에 공급도 늘었습니다. 시장의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면서 OTT 서비스들은 오리지널 콘텐츠 및 IP 확보에 열을 올리게 되었는데요. 이 중 일부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활용한 요소가 바로 큰 팬층을 거느리고 있는 ‘레거시 IP’입니다. 스타워즈, 해리포터,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반지의 제왕 등이 대표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 <브랜드 한 입>에서는 왜 OTT 서비스들이 대형 레거시 IP를 적극적으로 확보하고자 하는지, 실제로 이를 어떻게 사용 중인지, 레거시 IP 확보가 OTT의 유일한 생존 전략인지도 다뤄보겠습니다.
프리퀄, 시퀄, 스핀오프 그리고 OTT
우선 ‘레거시 IP’라는 단어는 엄밀한 사전적 정의를 가지고 있는 단어는 아닙니다. 이 글에서는 유산 혹은 기성(旣成)이라는 의미를 지닌 레거시(legacy)라는 표현을 활용해 ‘과거에 큰 인기를 끈 적 있는 IP’를 통칭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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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의를 더 이어가기에 앞서 자주 언급할 용어(프리퀄, 시퀄, 스핀오프)부터 정리하고 가겠습니다. 작중 시점 이후의 이야기를 다루는 작품이 나오게 되면 이를 후속작 또는 시퀄(Sequel)이라고 지칭합니다. 반대로 작중 시점에 선행하는 시간대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이 나오게 되면 이를 프리퀄(Prequel)이라고 부릅니다. 그렇다면 스핀오프는 무엇일까요? 스핀오프란 기존의 작품에서 파생 혹은 분화돼 나온 작품을 의미하는데요. 대표적으로는 <톰 소여의 모험>에서 파생돼 나온 <허클베리 핀의 모험>을 예시로 들 수 있습니다.
스핀오프 작품들은 기존의 원작과 세계관은 공유하되 다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일례로, 원작에서 비중 있게 다뤄지지 않은 인물의 시점에서 내러티브를 전개해 시청자에게 신선한 느낌을 줄 수 있는 것입니다.
최근 OTT 서비스들이 레거시 IP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요. 레거시 IP 확보의 핵심은 신규 팬덤의 유입 그리고 기존 팬덤의 활성화입니다. 우선, 레거시 IP는 수년 간 여러 작품을 통해 방대한 세계관을 구축해왔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충성도 높은 팬덤이 함께 형성되는데, 레거시 IP를 확보하게 되면 이 팬덤까지 함께 흡수할 수 있죠.
세계관이 정교하게 구축돼 있을수록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낼 여지도, 소비자가 더 몰입할 수 있는 여지도 높아집니다. 탄탄한 세계관을 지니고 있는 IP를 확보한다는 것은, 한 개의 작품을 통해 큰 성공을 거두는 것보다 소비자를 락인시켜 추가적인 콘텐츠를 기대 및 소비하도록 유도하는 것에 방점을 두겠다는 것이죠. OTT 서비스들은 현재 대부분 월 단위 (혹은 연 단위의) 구독형 요금 모델을 활용하고 있는데요. 세계관을 지닌 IP는 여러 개의 콘텐츠로 확장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소비자가 서비스를 해지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구독하도록 하는 좋은 유인이 될 수 있습니다.
‘레거시 IP’를 기반으로 제작된 스핀오프 작품들은 신규 팬덤의 유입 과정에서 진입 장벽을 일부 낮출 수 있습니다. 오랜 세월동안 구축돼 온 레거시 IP는 기존 팬들에게 더 완성도 높은 세계관을 바탕으로 몰입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하겠지만, 아무런 정보도 없는 일반인에게는 그저 진입장벽이 높은 문화로 인식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아무리 충성도 높은 팬층을 다수 보유한 IP이더라도, 신규 팬층의 유입이 없다면 결국은 시간이 지날수록 팬덤의 확장이 제한되고, 경제적 가치가 낮아지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그런데 이 괴리를 스핀오프 작품들이 일부 해결해 줄 수 있는 것이죠.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스핀오프 작품은 원작과 세계관 및 설정만 공유하고, 아예 다른 서사를 풀어갈 수도 있습니다. 즉, 원작 팬이 아니더라도 즐길 수 있는 하나의 개별적인 영화 혹은 드라마가 될 수 있는 것이죠. 그래서 OTT 서비스들은 확보한 레거시 IP를 바탕으로 작품성에 초점을 맞춘 스핀오프 작품 런칭에도 힘을 쓰고 있습니다.
레거시 IP를 활용 중인 OTT들
디즈니+
우선 디즈니+는 레거시 IP를 가장 잘 활용하고 있는 OTT 서비스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디즈니+를 런칭한 모회사 월트디즈니컴퍼니(이하 디즈니)는 산하에 여러 인기 프랜차이즈 및 콘텐츠 제작사를 두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코믹스 IP를 대거 보유한 마블(Marvel)과 픽사(Pixar), 스타워즈 시리즈를 제작해 온 루카스아츠(Lucas Arts Entertainment Company)가 있습니다. 디즈니는 지난 2019년 11월에 최초로 디즈니+ 서비스를 개시했는데요. 당시 이들이 셀링포인트로 제시했던 것은 디즈니가 보유하고 있는 이 수많은 슈퍼 IP들이었습니다.
디즈니+는 첫 번째 오리지널 드라마 시리즈로 스타워즈의 스핀오프 작품인 <만달로리안>을 공개했는데요. 해당 작품은 공개된 지 불과 2주만에 여타 OTT 서비스를 제치고 미국에서 가장 많이 스트리밍된 드라마라는 칭호를 얻게 되었습니다. 스타워즈라는 IP가 가지고 있는 두터운 팬층을 바탕으로 소비자들을 디즈니+로 유입시켜 작품성과 화제성을 모두 잡은 사례입니다. 큰 인기에 힘입어 디즈니+는 시즌2를 런칭해 연이어 흥행에 성공시키며 시즌3도 현재 제작 중입니다.
디즈니+가 활용한 또 하나의 레거시 IP는 바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이하 MCU)입니다. 2008년 아이언맨1을 기점으로 시작된 MCU는 마블 코믹스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세계관으로써, 현재까지 총 27편의 영화를 개봉해 전 세계에서 총 250억달러(약 30조원)의 수익을 벌어들였습니다.
디즈니+ 출범 전까지는 오직 영화만을 정식 MCU 라인업에 포함시키던 디즈니였으나, 디즈니+를 통해 MCU를 기반으로 하는 스핀오프 드라마 또한 제작하기에 이릅니다. 그 결과 디즈니+에서는 지금까지 MCU를 배경으로 총 5편의 드라마가 제작됐으며, 이들은 추후 개봉하는 MCU 영화와도 서로 긴밀히 연결돼 MCU 팬들의 몰입도를 높여주는 장치로 작용했습니다.
HBO 맥스
HBO 맥스는 모기업인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이하 워너브라더스)가 만든 OTT 플랫폼으로, 영화사이자 영화 배급사인 워너브라더스와 50년간 운영되어 온 미국 케이블 방송 채널 HBO의 오리지널 IP를 셀링 포인트로 제시해왔습니다.
워너브라더스가 지니고 있는 가장 큰 IP 중 하나가 바로 해리포터 프랜차이즈입니다. 1997년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이라는 소설 작품으로 출발한 해리포터 프랜차이즈는 이후 영화, 연극, 테마파크 등으로 확장되었는데요. 현재 해리포터 프랜차이즈의 경제적 가치는 약 430억달러(약 53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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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HBO 맥스 측이 공식적으로 해리포터를 드라마로 제작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히기는 했으나, 해리포터라는 IP 자체에 대한 홍보를 소홀히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들은 지난 2021년 11월에 해리포터 시리즈의 첫 영화 개봉 20주년을 맞아 <해리포터 20주년: 리턴 투 호그와트>라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방영했는데요. 평론가와 시청자 모두에게 좋은 평가를 받으며 다시 한번 해리포터 프랜차이즈에 대한 인기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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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양대 만화 프랜차이즈를 꼽으라고 하면 흔히 마블과 DC 코믹스가 거론되곤 합니다. DC 코믹스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영화 프랜차이즈, DCEU(DC Extended Universe)의 영화화 권리를 현재 워너브라더스가 보유하고 있는데요. 이에 지난 1월, HBO 맥스에서는 DCEU 영화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에 등장했던 피스메이커라는 캐릭터를 중심으로 동명의 오리지널 드라마를 제작해 자사 플랫폼에서 독점 방영했습니다. 이러한 스핀오프 작품 외에도 현재 HBO 맥스 측은 지난 2017년에 개봉한 영화 <저스티스 리그>의 감독판인 <잭 스나이더의 저스티스 리그>를 2021년에 HBO 맥스를 통해 공개하는 등 DC 코믹스, 그리고 DCEU의 팬을 유치하기 위한 전략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레거시 IP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또 하나의 OTT 플랫폼은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이하 아마존 프라임)입니다. 아마존 프라임은 앞선 두 OTT 서비스와 달리 영화 제작사나 콘텐츠 기업에서 런칭된 OTT 서비스가 아니라는 점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즉, 아마존 프라임은 OTT 서비스 출범 이전에 보유하고 있던 ‘레거시 IP’가 사실상 전무했던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이러한 역량 차이를 딛기 위해 아마존 측은 대규모 인수를 진행하는데요. 그 중 하나가 바로 <반지의 제왕> 시리즈입니다. ‘반지의 제왕’은 영국 판타지 작가 J.R.R. 톨킨(1892∼1973)의 소설 시리즈로 반지 원정대가 암흑의 군주 사우론에 맞서 절대 반지를 파괴하려는 모험을 그리고 있습니다. <반지의 제왕> 프랜차이즈 또한 상술된 <해리포터>, <스타워즈>등과 함께 가장 인기 있는 레거시 IP로 간주되며 누적 100억달러에서 150억달러(약 12조~18조원)가량의 수입을 벌어들였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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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프라임은 ‘반지의 제왕’의 드라마 시리즈 판권 확보를 위해 넷플릭스, HBO 등과 치열한 경쟁을 벌였는데요. 결과적으로 아마존이 이 작품의 드라마화를 위해 판권 구매 비용으로만 2억5,000만달러(약 2,790억원)를 지불하며 최종 승자가 되었습니다. 아마존 프라임은 작품 제작 과정에서도 대규모 자본 투자를 진행합니다. 총 20회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시즌1 제작비로 아마존은 15억달러(약 1조 7,800억원)을 투자하며 역사상 최대 자본이 투입된 TV 드라마라는 칭호를 얻게 됩니다. 그리고 그 투자의 결실은 오는 9월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통해 독점 방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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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프라임 측은 ‘반지의 제왕’과 같은 단일 프랜차이즈뿐만 아니라 영화사 MGM을 인수하기도 했습니다. 이를 통해 아마존 프라임은 자체적으로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된 셈인데요. 이와 더불어 MGM이 보유하고 있는 스파이 영화 ‘007 시리즈’, 스포츠 영화 ‘록키’ 시리즈 등 4000여 편의 영화 및 TV 드라마를 보유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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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거시 IP 확보가 무조건 답일까?
그렇다면 OTT 서비스의 생존에 있어 팬층이 두터운 레거시 IP 확보는 필수적인 행보일까요? 넷플릭스와 애플TV+의 행보를 보면 꼭 레거시 IP 확보만이 정답은 아니라는 것을 유추해볼 수 있습니다.
넷플릭스
넷플릭스는 OTT 시장에 가장 처음으로 발을 들인 선구자로써, 2015년부터 현재 약 7년간 서비스를 운영해 온, 전 세계 가입자 수 1위의 OTT 플랫폼입니다. 이들은 그간 해리포터, 캐리비안의 해적 등 인기 프랜차이즈의 작품을 방영한 적은 있어도, 이들 레거시 IP를 인수한 전적은 없습니다. 이런 와중에 각 프랜차이즈의 판권을 보유하고 있는 제작사들이 자체 OTT 플랫폼을 런칭하며 넷플릭스의 콘텐츠 확보 역량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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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는 이러한 이슈를 오리지널 콘텐츠 강화로 해결했습니다. 2013년, 넷플릭스 COO 테드 사란도스는 “(넷플릭스의 목표는) HBO가 넷플릭스가 되기 전에 넷플릭스가 더 빠르게 HBO가 되는 것이다”라고 밝히며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방점을 둘 것임을 시사한 바 있는데요. 이후 넷플릭스는 <하우스 오브 카드>, <종이의 집>, <기묘한 이야기>, <엘리트들> 등 수많은 오리지널 시리즈를 성공시키며 자체 IP 구축을 통한 독점력 강화 전략을 취해왔습니다. 또한, 전 세계 최대 가입자 수를 보유한 OTT 플랫폼답게 190개국 시청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지역별 독점작 제작에 열을 올리는 등 소비자를 락인시켜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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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TV+
애플TV+는 더욱 극단적인 전략을 표방하고 있습니다. 애플TV+는 여타 OTT 플랫폼과는 달리 오리지널 콘텐츠만을 제공한다는 차별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 결과 출시 2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도 콘텐츠 수는 70여 편 정도에 불과합니다. 업계 후발주자인 애플TV+는 양 대신 질이라는 전략을 선택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실제로 이들이 내놓은 오리지널 콘텐츠 <코다>는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각색상, 남우조연상 등을 수상하며 OTT 플랫폼 오리지널 영화 중에서는 최초로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했다는 점에서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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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밍 서비스 생태계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코로나19 확산세가 줄어들면서 OTT 서비스의 성장 전략에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레거시 IP 인수는 손쉽게 팬덤과 화제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라는 점에서 매력적이긴 하나, 모두가 동일한 목표를 지니고 있는 현 상황 속에서 그 누구도 저렴한 가격에 이를 이뤄내지는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된 바 있는 레거시 IP 뿐만이 아니라, 아직 영상화 되지 않은 게임 및 소설과 같은 새로운 IP를 발굴해 경쟁력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전략 또한 유력한 선택지로 고려되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