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까지의 자율주행차는 차량이 스스로 장애물과 지형지물을 식별해 주행경로를 파악하는 방식으로 개발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컴퓨터의 판단이 100% 정확하기 어렵다는 한계 때문에 사고가 발생하기도 하고, 완전히 상용화되지도 못했죠. 만약 자동차가 주변 차량, 도로와 실시간으로 통신하게 되면 판단의 정확도를 크게 높일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해 국내에서는 C-ITS(차세대 지능형 교통시스템)의 실증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완전자율주행을 가능하게 할 첨단 교통시스템 C-ITS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완전자율주행, 왜 어려울까?카메라 이미지
만을 기반으로 상황을 판단하는 테슬라는 안전에 대한 많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빠른 상용화를 통해 실제 데이터를 모으면서 정확도 높이고 있습니다. 이와 달리 구글의 웨이모는 차량용 레이더 시스템인 라이다를 기반으로 상황을 판단하는 자율주행 시스템을 개발했는데요. 웨이모는 2천만 마일 이상의 일반도로에서 시험주행을 진행하며 높은 정확도와 안전성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테슬라는 오토파일럿을 과신해 사고가 종종 발생하고, 웨이모는 높은 라이더 가격과 내부 문제로 인해 상용화가 늦어지고 있는데요. 두 자율주행 방식 모두 '차량이 상황을 100% 정확하게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이 자율주행 상용화를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만약 자동차 간의 통신, 자동차와 도로의 통신을 통해 정보를 교류하게 된다면 상황 판단이 훨씬 용이해지고 자율주행차의 완성도가 높아집니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이 지능형 교통시스템 C-ITS 입니다.
자동차와 도로의 스마트화, C-ITS
차세대 지능형교통시스템 C-ITS(Cooperative-Intelligent Transport Systems)는 주변 교통상황과 위험상황(사고, 보행자, 기상, 공사, 긴급상황 등) 등의 정보를 차량에 실시간으로 제공합니다. 차량 자체 센서에만 의존해 주변 환경을 인식하는 기존 자율주행의 한계를 극복하고, 차량과 도로 인프라 간 소통을 통한 정보제공으로 자율주행차량의 안전하고 효율적인 주행을 지원합니다. 차량과 도로간 통신을 지원하는 C-ITS는 자율주행 시대를 위한 필수 인프라로 꼽히고 있습니다.
숙련된 운전자라도 주변 차량과 사람의 이동을 예측하기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컴퓨터도 아직까지 신호등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죠. 하지만, C-ITS가 도입될 경우 V2V(차량간), V2I(차량-인프라간) 통신을 통해 이런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런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시간과 비용이 들지만, 자율주행의 안전성을 크게 높여줄 수 있죠.
C-ITS, 뭐가 좋은 거지?
차량과 도로가 소통을 할 수 있게 되면 자율주행차가 아닌 일반 자동차 운전자에게도 여러 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운전자가 상황을 알고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어, 운전으로 인한 피로도가 줄어들고, 교통사고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실시간 교통정보의 공유를 통해 이동 시간 예측의 정확도도 높아지죠. 무엇보다 지속적인 교통 데이터의 확보는 교통 시스템의 고도화는 물론, 교통 정책 수립의 근거로도 활용될 수 있습니다.
C-ITS는 자율주행의 정확도와 안전성을 높여 자율주행차의 빠른 상용화를 가능하게 합니다.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해진다면 교통약자의 이동성을 크게 높일 수 있고, 낙후지역의 교통인프라를 효과적으로 개선할 수 있습니다. 평균 이동속도와 정시성이 높아지고 이동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 국민의 삶의 질도 높아지겠죠. 또한 자율주행차와 연관 산업을 육성하는 토대가 되어, 글로벌 시장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할 수 있습니다.
C-ITS, 과연 구현이 가능할까?
C-ITS는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초기 투자비가 많이 든다는 점 때문에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기술 발전으로 인프라 설치 비용이 크게 줄어들었으며, 차량에 부착하는 단말기도 초기 하이패스 단말기 수준으로 가격이 하락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국토가 작고 수도권의 인구밀도가 높아 다른 나라에 비해 C-ITS의 설치 효과가 높을 것으로 예측됩니다. 최근 C-ITS 구축을 위한 사전 타당성 조사 연구용역이 완료되었는데, 앞으로도 계속해서 시스템 구축을 위한 작업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국제 표준에 맞추어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핵심 기술을 갖추고 빠른 상용화에 성공하게 되면 해외 사업에도 참여할 수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미국은 뉴욕, 탬파, 와이오밍 3개 도시에서 실증을 진행하고 있으며, 유럽은 독일-네덜란드-오스트리아, 프랑스-스페인-포르투갈-오스트리아가 공동으로 시스템 구축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초기 단계이지만 차세대 교통인프라의 구축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며, 그 중심에는 C-ITS가 있습니다.
자율주행이 가져올 이익과 편리함이 매우 크기 때문에, 자율주행을 향한 인간의 노력은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 더욱 스마트해질 자동차와 도로가 더욱 안전하고 행복한 생활환경을 만들어주기를 기대합니다.
[출처: giphy]
🤵 오늘의 인사이터: 이현무 님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환경계획학과 (도시 및 지역계획학전공) 박사과정
기술의 대중화에는 기술 자체의 발전도 중요하지만, 그 기술을 둘러싼 인프라도 무척 중요하다고 하죠. 앞으로 자율주행 물론 자율주행을 가능하게 하는 인프라/통신 관련 산업에도 수많은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