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가 도미노의 한쪽 끝이라면 대만해협은 그 반대쪽 끝입니다. 도미노가 도미노라면, 어느 쪽이 흔들리든 결국엔 반대편도 흔들릴 수밖에 없는데요. 선뜻 이해가 되지 않겠지만, 냉전이란 게 그렇습니다. 세계가 두 패로 갈라져 다투는 새로운 냉전에서 중국과 대만의 갈등은 그 둘의 문제로 끝날 수 없습니다. 다툼은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나 서방 동맹과 반서방 동맹의 전면적인 갈등으로 나아가겠죠.
그래서 요즘 대만해협의 상황은 불안하기 그지없습니다. 중국과 대만이 서로 으르렁거리는 거야 20세기부터 이어진 일이지만, 지금처럼 긴장이 고조된 적은 드물었습니다. 당장 새해부터 위태로운 대치가 벌어지고 있죠. 미국의 구축함은 올해도 대만해협을 가로질렀고 중국은 전투기와 폭격기를 띄워 불편한 기색을 팍팍 드러냈습니다.
무엇보다 중국과 대만, 미국의 전쟁을 가늠하는 이들이 점점 늘고 있는데요. 전문가는 물론이고 각국의 정부 당국자까지 전쟁을 가정하고 결과를 따져보고 있습니다. 대만의 외교부 장관과 미국 인도태평양사령관이 2027년의 침공을 경고하는가 하면, 미군 해군참모총장이 2023년에도 침공 가능성이 있으니 대비해야 한다고 말하는 등 조마조마한 예언과 경고가 오가고 있죠.
전쟁이 임박했다고 잘라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유사시를 헤아려야 할 만큼 상황이 위험하게 돌아가는 건 분명합니다. 다른 어느 때도 아닌 지금, 한반도의 우리가, 대만해협의 위기를 알아보고 이해해야 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