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대, 주유소의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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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시대, 주유소의 변신

테슬라가 촉발한 전기차 경쟁은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들도 앞다투어 참전하면서 점차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전기차는 기후 변화 대책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유지비가 적게 들고 주행 성능이 우수하며 새로운 플랫폼이 될 수 있다는 고유의 경쟁력 덕분에 빠르게 보급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현재 전기차로의 전환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부족한 충전 인프라입니다. 전기차 충전소는 엄청난 수요가 예상되는 한편, 주유소는 전기차 전환으로 인해 커다란 위기를 마주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최근 전기차 충전소가 복합문화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는데, 국내 주요 정유업계는 이를 대비해 새로운 경쟁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오늘은 전기차 시대 주유소의 변신을 살펴보겠습니다.


전기차 보급

블룸버그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대 중반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가격이 같아지겠지만, 2030년대에 부족한 충전 인프라가 전기차 판매량의 급증을 제약할 것으로 예측됩니다.이와 함께 전기차 비중을 기준으로 대한민국은 유럽, 중국에 이어 전 세계에서 3위(미국과 유사)로 빠르게 전기차가 보급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전기자동차는 2018년 이후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국내 자동차 등록대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코로나19는 개인화 이동수단 수요 증가를 더욱 가속시켰기에, 전기차 충전소 보급은 매우 시급한 정책적 과제로 판단됩니다.


전기차 충전의 가치: 고객의 시간

기후 변화에 대응해야 하는 정부와 전기차를 팔아야 하는 자동차 업계는 물론 다양한 업계에서 전기차 충전소 설치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주유소는 조금씩 전기차 충전소로 전환되고 있으며, 대형마트 주차장에도 전기차 충전기가 설치되고 있습니다. 고객이 전기차를 충전하는 시간을 공략해 더 많은 부가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기차 충전소라는 플랫폼을 갖고 있다면, 전기차를 이용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새로운 비즈니스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올해 1월 현대차와 SK네트웍스는 강동구에 전기차 충전소와 카페, SK매직 체험공간을 결합한 ‘EV스테이션 강동’을 오픈한 것이 대표적인 예시입니다.


국내 정유업계의 대응

SK는 현대차와, GS칼텍스는 기아차와 협약을 체결해 전기차 충전소 구축에 나서고 있습니다. 현대그룹 계열사인 현대오일뱅크는 전기차와 함께 수소 충천 인프라에도 참여하고 있죠. 세계 최대 석유업체 아람코의 자회사 에쓰오일 역시 정관에 전기차 충전을 추가하고 복합스테이션 건설에 나섰습니다.이들은 전기차 충전 관련 업체 인수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생태계 확장에 나서고 있습니다.이와 함께 화석연료 제품 생산 시 발생하는 부생수소 판매 및 수소경제 실증사업에도 참여하면서 미래를 대비하고 있습니다.


특히 정유업체들은 기존의 주유소를 충전소로 바꾸면서 다양한 모델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 첫 번째는 종합에너지 스테이션입니다. 현대오일뱅크는 2019년부터 친환경차 전환의 과도기에 대응하기 위해 수소, 전기, 화석연료를 모두 충전할 수 있는 충전소를 건설하고 있으며, 대형마트와 카페 등 새로운 공간에 충전소를 설치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가장 늦게 뛰어든 에쓰오일도 이 모델을 채택하였습니다.  
  • 두 번째는 스마트 모빌리티 스테이션입니다. 전기차 충전과 함께 공유 차량과 PM(Personal Mobility) 등 스마트모빌리티 서비스를 한 곳에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전기차 정비 및 세차 등 차량 관리 서비스도 제공합니다. GS는 2020년 ‘에너지플러스허브’ 브랜드를 런칭하고, 계열사 역량을 활용해 물류 거점, 편의점 등 라이프스타일 서비스로의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 세 번째 유형은 복합문화공간입니다. 앞서 언급한 EV스테이션 강동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전기차 충전소 상부 공간을 다양하게 활용하면서, 전기차 충전을 기다리는 시간을 가치 있게 활동하도록 도울 수 있습니다. 전기차 이용 고객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토대로 새로운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모델입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스타벅스 더양평DTR를 비롯해 교외 카페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었는데, 매력적인 공간은 충전소 간 경쟁에서도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합니다.

주유소의 공간적 가치: 부동산

주유소는 기본적으로 단층이며 공간을 다양하게 활용하기 어렵습니다. 타 산업 연계도 드라이브스루나 편의점 정도의 소규모 확장만 가능합니다. 석유의 특성상 공간의 가치를 충분히 활용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전기차 충전소는 공간을 다양하게 구성할 수 있어 공간의 가치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주유소를 인수해 일부를 용도전환하거나, 공간을 임대하는 리츠도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GS는 작년 주유소 부지를 이용해 공유오피스, 근린생활공간 등 상업용 부동산 개발에도 뛰어들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죠.


주유소 부지는 지방과 도심을 막론하고 현재 도시에 부족한 차세대 인프라를 건설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전략적 가치를 갖고 있습니다.전기차 충전소는 의료, 스마트물류, 문화예술, 공간 콘텐츠 등 새로운 서비스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공간의 활용도와 가치를 높이는 다양한 공간 비즈니스가 구현될 수 있습니다. 공공이 매입해 커뮤니티센터, 창업센터, 직업교육 기관 등 부족한 공공인프라 확충에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주유소는 전기차 시대에 완전히 새로운 기능을 제공하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기회의 땅입니다.


전기차 충전소 경쟁이 만드는 미래 라이프스타일

우리나라의 친환경차 보급률을 보면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충분한 제주에서는 전기차가, 수소차 충전 인프라가 충분한 울산에서 수소차 보급률이 매우 높습니다. 충전 인프라 투자는 친환경차로의 전환을 빠르게 하여, 관련 산업생태계가 활성화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토대가 됩니다. 무엇보다 국민들이 좋은 품질의 미래 자동차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됩니다. 충전 인프라가 다양한 공간 경쟁의 형태로 확산한다면, 매력적인 공간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습니다.

[사진출처: 현대자동차]

🤵 오늘의 인사이터: 이현무 님*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환경계획학과 (도시 및 지역계획학전공) 박사과정

업계의 전기차 충전소 경쟁이 활성화되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전기차를 이용한 스마트 라이프스타일을 빠르게 경험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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