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로 유럽 압박하는 러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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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로 유럽 압박하는 러시아

러시아가 자원을 무기로 삼아 주변국을 협박한다는 비판을 받는 것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최근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인해 서방 국가들과 러시아가 서로 제재를 주고받으며 자원을 이용한 러시아의 압박은 더욱 심해졌는데요. 이에 유럽에서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자원의 무기화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서방이 러시아에 각종 제재를 가하자 러시아는 천연가스의 무기화를 통해 대응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 몇 주간 러시아의 유럽향 가스 공급은 기존의 60% 이상 줄었는데요.

  • 11일, 러시아는 정기 점검을 이유로 러시아의 유럽향 수출 가스의 3분의 1이 통과하는 가스관인 '노르트스트림-1'의 가동을 중단했습니다.
  • 서방에서는 러시아가 점검이 끝난 뒤에도 ‘노르트스트림-1’을 재가동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었는데요. 월스트리트저널은 유럽 집행위원회가 가스관 재가동을 기대하지 않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죠.
  • 최근 소식에 의하면 노르트스트림-1 가동이 오는 21일 예정대로 재개될 것으로 보이긴 하지만, 운송량은 하루 정상 수준인 1.6억㎥보다 적을 가능성이 큽니다.
  •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은 유럽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러시아가 유럽행 가스 공급을 중단하며 동유럽 국가들의 경제성장률을-5% 아래로 끌어내리리라 전망했죠.

러시아의 행보는?

러시아는 ‘에너지를 무기화한다’는 서방의 비판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럽향 에너지 수출량을 줄이는 동시에 반서방 에너지 동맹을 적극적으로 결성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죠.

  • 이번 주 이란 국영석유기업 NIOC와 러시아 국영석유기업 가스프롬은 400억달러 규모의 천연가스 개발ㆍ투자 관련 협약을 체결했는데요. 이번 협약으로 러시아는 이란 내 가스전 개발, 가스관 설치 등에 협력하게 됩니다.
  • 이란은 미국의 제재를 받아온 전통적인 반미 국가인 동시에 러시아와 핵심적인 군사·교역 파트너로서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데요. 이번 협약은 양국 간 에너지 분야에서의 연대를 강화하리라는 전망이죠.
  • 러시아와 이란은 각각 세계 천연가스 매장량 1위와 2위 국가입니다. 서방 국가들의 천연가스 공급 부족이 심해질 수 있다고 우려하는 이유죠.

유럽의 대응은?

EU는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원을 적극적으로 물색 중입니다. 러시아 외 국가들로부터 천연가스ㆍ석유 수입을 확대하는 한편, 원자력 등 다른 에너지원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죠.

  • 이번 주 EU는 아제르바이잔산 천연가스 수입량을 두 배로 늘리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작년 EU는 아제르바이잔산 천연가스를 81억㎥ 수입했는데, 2027년까지 수입량을 연간 200억㎥로 늘리겠다는 계획이죠.
  • 18일 이탈리아는 알제리로부터 연간 40억㎥의 천연가스를 추가로 공급받겠다는 계약을 체결했는데요.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나하얀 UAE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양국 간 에너지 협약 방안에 합의했습니다.
  • 한편 독일은 올해 말을 목표로 추진하던 ‘원전 완전 폐기’ 계획을 재검토하기로 했습니다. 벨기에, 폴란드, 체코 등도 원전 수명 연장과 추가 건설에 나섰는데요. 프랑스는 원전 건설 일정을 앞당기기 위해 프랑스전력공사를 18년 만에 다시 국유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전문가들은 유럽의 이러한 원전 발전 기조가 친환경 정책에서 비롯된 것만은 아니라고 분석합니다. 에너지 자립성을 키워 대외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목적도 있다는 것이죠.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현재로서는 서방과 러시아의 관계가 신속하게 좋아질 수도, 유럽이 러시아에 대한 자원 의존도를 급격히 줄일 수도 없습니다. 러시아가 자원을 무기로 유럽을 압박하는 현상은 지속될 전망인데요.

  • 천연가스의 40%를 러시아로부터 수입하고 있는 유럽 입장에서는 노르트스트림-1의 재가동이 이뤄진다고 해도, 언제 끊길지 모르는 지금 상황이 달갑지 않아 보입니다.
  • 한편 가스프롬은 일부 EU 고객사들에 ‘불가항력 선언’을 했는데요. 이 선언은 천재지변 등 불가피한 상황이 생길 시에는 계약 이행 의무를 지키지 않아도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있는 조치입니다.
  •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겨울이 오기 전 유럽이 적절한 가스 재고를 확보해두려면 지금부터 소비를 줄여야 한다고 밝혔는데요. 전문가들은 유럽이 가스 저장고의 90%를 채워놔도 러시아가 가스 공급을 전면 중단할 시 버티기 어려울 수 있다고 경고했죠.
  • 유럽은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중단하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에도 러시아산 금 수입을 금지하는 제재안이 논의됐고, 러시아산 화학제품 및 기계류의 수입 금지안도 곧 제안될 예정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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