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의 입장은?
지난 2월 28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는 세계 최대 모바일 박람회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가 개막했습니다. 이곳에서 GSMA* 이사회 멤버인 구현모 KT 대표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GSMA가 넷플릭스, 유튜브 등의 글로벌 콘텐츠사업자(CP: Contents Provider)들도 망 투자 비용을 분담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는 점을 밝혔는데요.
- GSMA(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 전 세계 220여개국에 걸쳐 총 750개의 통신사업자가 참여하고 있는 연합체로, 현재 우리나라 기업들 중에는 SK텔레콤, KT, LG U플러스가 회원으로 참가하고 있습니다.
GSMA는 지난달 26일, 보고서를 통해 모바일 CP가 발생시키는 트래픽이 40%에 달한다는 결론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에 현재는 통신사업자가 대부분 부담 중인 망 투자 비용을 CP 또한 일부 분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죠.
망 사용료란?
망 사용료란 쉽게 콘텐츠 기업들이 지불하는 '인터넷 사용료'라고 생각하면 되는데요. SK브로드밴드, KT, LG U플러스와 같은 인터넷 통신 사업자(ISP: Internet Service Provider)들이 제공하는 인터넷 서비스에 대해 지불하는 비용이 ‘망 사용료’입니다.
현재 네이버나 카카오와 같은 국내 주요 CP들은 국내 ISP에 망 사용료를 지불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실질적으로 대부분의 트래픽을 발생시키고 있는 해외 CP들은 망 사용료를 거의 지불하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국내 CP들이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이죠.
해외 CP와 국내 통신사업자간 줄다리기
지난 2021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유튜브 및 넷플릭스 등 해외 CP가 국내에서 80%에 육박하는 트래픽을 유발하고 있습니다. 특히 넷플릭스가 발생시키는 트래픽은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2021년에는 1200Gbps에 달했는데요. 이로 인해 SK브로드밴드의 손실 또한 계속 증가한 바 있습니다.
앞서 SK브로드밴드는 2019년 11월 방송통신위원회에 넷플릭스와의 망 사용료 협상 중재 신청을 제출한 바 있는데요. 넷플릭스가 이를 거부하며 두 회사는 법정공방에 돌입하게 됩니다. 법원은 SK브로드밴드 측의 손을 들어주었으며 “넷플릭스가 망 사용료를 내야하는 것은 맞지만, 협상은 기업 간 자율적으로 협의해서 결정하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글로벌 CP를 대하는
전 세계 통신사업자들의 입장은?
구글 및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CP들은 이미 해외에서 망 사용료를 지불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미국에서 넷플릭스는 지난 2014년 컴캐스트를 시작으로 버라이즌, AT&T 등 다수 ISP에게 망 이용료를 지불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한 바 있습니다. 또한, 지난해 11월, 도이치텔레콤, 보다폰 등 13개 유럽 주요 통신사도 “미국 빅테크 기업이 유럽 통신 네트워크 개발비용의 일부를 부담해야 한다”라는 공동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죠.
이처럼 글로벌 CP의 트래픽 발생량이 점차 가중됨에 따라 전 세계 ISP들은 망 개발 비용의 일부를 CP가 분담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통신사업자 연합체인 GSMA에서는 ‘민관 펀드’를 조성하고, 글로벌 CP가 이 펀드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망 사용료를 내는 방안이 도출되었죠. 비록 이들이 제시한 방안이 강제성을 지니는 것은 아니나, 글로벌 통신사업자들 간 합의점이 도출되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평가입니다.
🦦 EDDIE
지난 2년간의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비대면 활동이 증가함에 따라 인터넷 트래픽도 큰 폭으로 증가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CP들이 발생시키는 트래픽이 가장 두드러졌는데요. ISP와 CP 모두 서로의 영업을 지속하는 과정에서 필수적인 파트너이기에 이들이 어떤 합의점에 이르게 될지에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