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지는 글로벌 긴축 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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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라지는 글로벌 긴축 시계

미국, 자이언트스텝을 밟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기준금리를 0.75%P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습니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기존 0.75~1%에서 1.5~1.75%로 올라갔는데요 보통 기준금리는 0.25%P씩 인상(=베이비 스텝)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5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기 대비 8.6% 급등하자 큰 폭으로 금리를 올린 것입니다. 기준금리가 올라가면 시중에 풀린 돈의 양이 줄어 물가가 안정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연준은 14~15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10:1로 자이언트 스텝을 결정했는데요. 대부분의 위원들이 자이언트 스텝에 동의한 가운데,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총재만이 0.5%P 인상(=빅스텝)을 주장하며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지 총재는 이전에도 현재의 인플레이션이 공급 측면의 문제 때문이기에, 급격한 금리인상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연준은 기준금리를 크게 올리면서 향후 성장률과 실업률 전망치도 수정했는데요. 금리가 올라가면 물가는 내려가지만, 경제가 다소 위축되기에 성장이 둔화되고 실업이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연준은 올해 미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을 2.8%에서 1.7%로 낮췄고, 실업률 전망은 3.7%에서 3.9%로 상향했죠. 연준 위원들은 올해 말 미국의 기준금리가 약 3.4%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다만, 파월 의장이 "0.75%P 인상이 흔한 조치는 아닐 것"이라며, "7월 회의에서는 0.5~0.75%P 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발언하자 주식시장은 안도했습니다. 당초 연준이 7월에도 자이언트 스텝을 이어갈 것이란 여론이 높았지만, 파월 의장이 이번 조치가 매우 이례적인 것임을 강조했기 때문인데요. 금리에 대한 불확실성이 걷히면서 미국 주요지수는 모두 반등에 성공했습니다.

유럽중앙은행, "긴축은 하지만 살려는 드릴게"

미국 연준이 빠른 긴축 행보를 보이는 가운데, 유럽중앙은행(ECB)도 얼마 전 7월부터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자산매입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ECB는 2016년 기준금리를 0%로 낮춘 뒤 계속해서 제로금리를 유지해왔습니다. 하지만 유럽 내에서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높게 나타나면서 금리 인상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죠.

그런데 ECB가 긴축 계획을 발표하자 이탈리아와 그리스, 스페인 등 국가 부채 비율이 높은 국가들의 국채 금리가 급등했는데요. 국가 부채가 많은 나라들의 국채 금리가 높아질 경우, 재정적자가 급속도로 불어나 재정위기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ECB는 15일 긴급회의를 소집해 이들 국가의 국채 금리 상승을 막기 위한 대책을 발표했는데요. ECB가 국채 금리 안정화에 나서겠다고 밝히자 유럽은 물론 미국 등 글로벌 채권 금리가 함께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우리나라도 빅스텝 나설까

미국이 금리를 큰 폭으로 올리면서 한국은행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지난 5월 26일 기준금리를 기존 1.5%에서 1.75%로 인상했는데요. 미국이 이번에 금리를 1.5~1.75%로 올린 데다, 7월 회의에서도 기준금리를 0.5~0.75%P 올린다면 우리나라와 미국의 금리가 역전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에 한국은행도 7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0.5%P 올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데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어제 열린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아직 7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까진 시간이 꽤 많이 남아 있다며, 시장의 분위기를 보고 결정하겠다고 했죠. 얼마 전 공개된 5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5명의 위원 중 4명이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고 하는데요. 7월에도 금리는 인상될 것으로 보이지만, 금리 인상 속도에 대해선 위원들 간의 의견이 갈리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일부 위원은 금리 인상 속도를 높여야 된다는 입장이지만, 어떤 위원은 성장 둔화를 막기 위해 인상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보는데요. 골드만삭스는 한국은행이 올해 남은 4번의 금통위에서 모두 0.25%P씩 금리를 올려 올해 말 우리나라의 금리가 2.75%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또, JP모건은 7월 기준금리를 0.5%P 올린 뒤 남은 3번 모두 0.25%P씩 금리를 올려 3%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는데요. 향후 우리나라 소비자물가 추이에 따라 한국은행의 판단도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 함께 보면 좋은 BYTE 콘텐츠

  • 미국이 자이언트스텝까지 단행하며 빠른 속도로 금리를 올리면서, 우리나라와 미국의 기준금리가 역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역전되면 어떤 일이 벌어지길래, 사람들이 걱정하는 것일까요?
    👉 [DEEP BYTE] 한국과 미국의 금리가 역전되면 어떻게 될까?
  •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를 0.75%P 올린 배경에는 미국 소비자물가의 급등이 있습니다. 얼마 전 발표된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무려 8.6% 가까이 급등했는데요. 전문가들의 예상치까지 훌쩍 넘어선 수치라고 하죠. 과연, 미국에는 지금 무슨 일이 있는 걸까요?
    👉 41년 만에 최고치 찍은 소비자물가지수

🐶 JAY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은 회의 후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경제의 연착륙은 쉽지 않겠지만, 여전히 가능은 하다며 자신감을 보였는데요. 연착륙이란 긴축을 위해 금리를 올리면서도 성장이나 고용 같은 경제 지표는 크게 악화되지 않는 것을 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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