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는 분석으로 여행의 이유를 만드는 이들, 트래블코드
오래 우리 곁을 떠나 있었던 해외여행의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해외로 떠난 사람이 작년 한 해 여행객을 합친 것보다 많습니다. 이에 발맞춰 단순히 쇼핑, 식도락이 아닌 특정한 테마를 가지고 떠나는 여행자의 수도 점점 늘어나고 있죠. 무언가 색다른 여행을 하고 싶은 이들, 여행을 통해 한 뼘 성장하고 싶은 이들이라면 주목해볼 소식이 있습니다. 세계를 직접 누비며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찾는 여행 콘텐츠 기획사, 트래블코드가 오늘의 주인공입니다.
트래블코드가 2017년에 만든 책 <퇴사준비생의 도쿄>는 서점을 뒤흔든 베스트셀러가 됐습니다. 도쿄에서 혁신적인 브랜드를 찾고 분석한 사례집인데요. 출간 이후 이들이 소개한 브랜드는 한국에서까지 이름을 알렸습니다. 일부는 한국에 직접 진출하거나 한국 기업의 벤치마킹 대상이 됐습니다. 트래블코드는 이후 런던, 뉴욕, 교토, 오사카, 타이페이, 방콕, 싱가포르 등으로 시선을 확장했고, 현재는 콘텐츠 구독 서비스 ‘시티호퍼스’를 통해 매일 새로운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누구보다 치열하게 사유했을 그들의 이야기를 트래블코드의 이동진 대표와 최경희 이사를 통해 들었습니다.
트래블코드가 세상을 바라보는 법
🍊 Orange: 비즈니스는 끊임없이 변합니다. 어제 화젯거리였던 브랜드가 오늘은 외면받을 수 있는데요. 실제로 <퇴사준비생의 도쿄>에서 소개된 이키나리 스테이크는 경영난을 겪었죠. 성공한 듯한 브랜드도 끊임없이 진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말 같습니다. 처음 콘텐츠를 만들었을 때와 비교해 진화한 브랜드를 보며 배울 수 있는 점은 무엇일까요?
🎙️이동진 대표: 저희가 소개한 브랜드 중 놋토(Knot) 라는 시계 브랜드의 변화가 인상 깊었어요. 놋토는 2014년에 시작한 맞춤형 시계 전문점이에요. 창업자인 엔도는 유럽 브랜드 시계를 수입해서 판매하던 대리점을 운영했어요. 그런데 인기 브랜드 중 하나였던 스카겐(Skagen)이 미국의 시계 브랜드인 파슬(Fossil)에 인수되면서 더 이상 대리점에서 판매할 수 없게 됐어요. 파슬이 스카겐을 직영점에서만 팔기로 한 거죠.
이 사건을 계기로 그는 독자 브랜드를 세우기로 결심해요. 본사의 정책에 영향을 받는 비즈니스는 지속 가능하지 않으니까요. 기획 단계에서 그는 손목시계 시장의 변화를 관찰했어요. 스마트폰으로 인해 시계는 시간을 확인하기 위한 도구로서의 기능을 잃어가고 있었어요. 그래서 그는 시계를 패션으로 바라보기 시작했죠. 그러러면 손목시계의 가격을 파격적으로 낮출 필요가 있었어요. 시계가 여러 개 있어야 그날의 옷차림에 따라, 그날의 분위기에 따라 시계를 바꿔 찰 수 있으니까요.
놋토는 3가지 변화를 줬어요. 첫째는 시계 업계 최초로 SPA 모델을 도입했어요. 제품 기획부터 판매까지 직접 하며 유통 단계를 축소했죠. 둘째는 모든 부품을 자국에서 공수했어요. 해외에서 부품을 수입하는 것보다 가격 경쟁력이 생기죠. 셋째는 시계 본체와 시계 스트랩을 분리해서 판매했어요. 본체와 스트랩의 조합에 따라 시계를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으니 완제품을 여러 개 살 필요가 없게 됐죠.
여기까지가 <퇴사준비생의 도쿄>가 나왔을 때까지의 상황이에요. 그런데 그 이후에 놋토는 또 다른 위기를 맞이했어요. 가격도 적당하고 기능도 다양하며 패션의 역할도 하는 스마트워치 시장이 성장하면서 놋토의 경쟁력도 타격을 받기 시작한 거예요. 이때 놋토는 경쟁하기보다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어요.
스마트 워치도 스트랩 탈부착이 가능하죠. 그래서 시계 본체는 기능성이 높은 스마트 워치를 쓰되, 스트랩은 놋토의 스트랩을 사용할 수 있도록 스마트 워치와 호환이 가능한 스트랩을 개발했어요. ‘더 스트랩’이라는 서브 브랜드를 출시한 거예요. 스마트 워치의 스트랩이 다양하지 않은 점을 파고든 거죠. 손목시계를 패션으로 접근할 때 꼭 놋토의 시계 본체만을 쓰란 법은 없으니까요.
그렇다면 시계 본체는 어떻게 했을까요? 미니멀한 디자인과 맞춤화라는 콘셉트을 유지하면서 크기를 키워서 벽시계로 만들었어요. 인테리어로서 아날로그 시계는 나름대로 디지털 시계와 다른 경쟁력이 있으니까요. 시계를 패션으로 바라볼 때 꼭 손목 위에만 있으란 법은 없죠.
놋토 사례에서 우리가 참고해야 할 부분은 ‘맥락을 이어가는 진화’예요. 자기가 가지고 있던 업의 정의와 핵심 역량을 지키면서 시장 변화에 따라 변화해야 한다는 것인데요. 기존의 제품과 비즈니스 모델만을 고집하다가는 환경이 변화할 때 치명적인 타격을 받을 수도 있어요.
🍊 Orange: '무엇을 바라보는지보다 어떻게 보는지가 중요하고 그 고민의 결과보다 그 과정을 벤치마킹해야 한다.' 트래블코드가 강조하는 시선이죠. 트래블코드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을 자세히 듣고 싶어요.
🎙️이동진 대표: 저희가 콘텐츠화하는 곳을 정할 때의 기준을 가장 상위 레벨로 올리면 ‘다름’이라는 키워드가 있어요. 카페, 바, 편집숍 등 무엇을 하더라도 남들과 다르게 하려는 곳을 소개하려고 해요. 그렇게 컨셉이건, 비즈니스 모델이건, 운영 방식이건 무언가 다른 곳을 찾아보면, 추가로 2가지 속성을 품고 있는 경우가 많아요. ‘다름’과 ‘다음’이에요. 다름을 추구하면서 결국 자기다움을 만들어가거나, 다름을 추구하기 위해 다음의 기술이나 패러다임을 접목하는 거죠.
이런 곳을 디코딩(Decoding)할 때 저희는 경영 철학, 컨셉 기획, 사업 전략, 수익 모델, 브랜딩 마케팅, 고객 경험, 디자인 등 7가지 렌즈를 번갈아 끼면서 봐요. 7가지의 관점으로 들여다보면 각각이 어떤 부분에서 강점이 있고, 벤치마킹할 포인트가 있는지 보다 선명하게 보이죠. 그래서 최근에 출간한 <퇴사준비생의 도쿄 2>에서는 소개하는 곳마다 어떤 관점에 무게중심을 두고 고민의 과정을 살펴봐야 더 도움이 될지 표시해 놓았어요.
🧑💻 디코딩 (Decoding): 현상을 바라보는 것을 넘어서, 그 이면을 해석하는 능력을 뜻합니다.
콘텐츠 시장에서 트래블코드가 살아남는 법
🍊 Orange: 모두가 쉽게 콘텐츠 생산자가 될 수 있는 시장입니다. 현재 뉴미디어 시장은 레드오션이 됐죠. 버즈피드의 몰락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줘요. 이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는 자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세계를 누빈 트래블코드가 본 콘텐츠 산업의 미래가 궁금해요.
🎙️이동진 대표: 저는 우선 콘텐츠 산업은 반드시 성장하는 산업 중에 하나가 될 것으로 생각해요. 왜냐하면 기술이 고도화되고 제도가 선진화될수록 사람들이 쓸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날 텐데, 그러면 그만큼 콘텐츠를 소비할 가능성이 커지니까요.
예를 들어 볼게요. 자율 주행 기술이 보편화되면 운전을 하지 않아도 되니 이동하는 시간에 다른 걸 할 수 있고, Chat GPT 같은 AI 기술이 발전해 생산성이 높아진다면 여유 시간이 생기겠죠. 또한 지금은 주 5일제가 기본이지만, 미래에 주 4일제가 된다면 쓸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날 거예요. 사람들은 지금보다 더 많이 콘텐츠를 찾겠죠. 이런 관점에선 콘텐츠 비즈니스는 성장할 수밖에 없는 산업입니다. 콘텐츠 산업의 미래는 밝은 쪽에 가까워요.
다만 텍스트, 오디오, 동영상, 라이브 공연, 여행 등 콘텐츠 분야를 나눠보면 영역별로 온도 차는 있을 수 있어요. 특히 출판 등의 인쇄물이라던지, 디지털 콘텐츠 중에서도 텍스트를 기반으로 한 콘텐츠는 시장이 커지지 않을 수도 있죠. 오히려 줄어들 수도 있고요. 이런 콘텐츠 영역이 살아남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저희가 <퇴사준비생의 도쿄>에서 첫 번째로 소개한 ‘아코메야’를 참고할 필요가 있어요.
아코메야는 일본의 라이프스타일 기업인 ‘사자비 리그’가 2013년에 런칭한 쌀가게 브랜드예요. 참고로 사자비 리그는 스타벅스, 쉐이크쉑 버거를 일본에 들여왔을 만큼 트렌디하고 감도 있는 회사인데요. 사자비 리그는 왜 쌀가게를 런칭했을까요? 그들이 쌀시장이 줄어들고 있는 걸 몰라서가 아니에요. 쌀의 시장성이 아니라 소재성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죠.
사자비 리그는 해외에서 트렌드를 이끄는 것만이 라이프스타일이 아니라 일본 본연의 문화도 라이프스타일이 될 수 있다고 봤어요. 그래서 식문화에서 빠뜨릴 수 없는 쌀밥을 중심에 두고 다이닝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기로 한 거예요. 쌀을 소재로 보면 쌀가게의 구성이 달라져요. 쌀은 기본이고, 쌀과 함께 먹는 반찬, 요리를 할 때 필요한 조리기구, 음식을 담고 식탁을 꾸밀 수 있는 테이블웨어, 요리할 때 필요한 패션 등까지 영역을 확장하면서 다이닝 라이프스타일 매장으로 거듭났죠. 저는 여기서 콘텐츠 산업의 미래에 대해서도 힌트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쌀가게로서 아코메야가 쌀만 팔았다면 시장성의 한계에 부딪혔을 거예요. 하지만 쌀을 중심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수익원을 다변화하니 상황이 달라졌어요. 마찬가지로 출판이나 텍스트 콘텐츠처럼 시장 성장이 정체될 수 있는 영역에서는 광고나 구독으로만 수익을 얻고자 하면 어려워질 수 있어요. 콘텐츠 자체를 판매하는 건 기본이고, 콘텐츠로 중심을 잡고 다른 영역으로 확장해 나갈 수 있어야 하죠.
시장의 성장이 더뎌지고 있는 출판, 디지털 콘텐츠 영역에만 국한된 건 아니예요. 콘텐츠 소비가 느는 것과 콘텐츠를 수익화하는 것은 다른 이야기니, 콘텐츠의 영역을 막론하고 참고할 만하죠. 콘텐츠를 소재로 바라보고 영역을 넘나들면서 비즈니스로서의 경쟁력을 갖춰 나가야 콘텐츠 산업의 미래가 더 밝아질 거예요.
🍊 Orange: 영국 이코노미스트의 2022년 매출을 보면 잡지 판매와 비슷한 양의 수익을 자신들의 콘텐츠를 활용한 교육, 고객 솔루션 브랜드, 연구분석 브랜드에서 벌었다고 해요. 동시에 말씀을 들으며 트래블코드가 많이 연상되네요. 처음에는 여행 콘텐츠를 하시다가 책을 출판하셨고, 살롱 프로그램도 하셨어요. 그리고 여행을 가는 프로그램도 기획하셨고요. 콘텐츠에 계속 살을 붙여 활동들을 만드셨잖아요. 그런 이유인가요?
🎙️이동진 대표: 맞아요. 좋은 질의 콘텐츠만 집중적으로 만들어 시장의 한계를 뛰어넘는 이들도 분명히 있을 거예요. 하지만 그런 시장을 거스르는 힘은 엄청난 자본력이나 시스템 같은 요소들이 전체적으로 갖춰져야 해요. 자기가 만든 콘텐츠를 바탕으로 영역을 넘나들면서 입체적으로 수익화할 방법을 찾아야 비즈니스가 더 건강해질 수 있죠.
🍊 Orange: 다른 콘텐츠 생산자와 차별화된 트래블코드만의 무기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최경희 이사: 비즈니스 콘텐츠를 여행과 접목했다는 점이 가장 차별적인 포인트예요. <시티호퍼스> 콘텐츠도 그렇고 <퇴사준비생> 시리즈도 그렇고 많은 독자분이 '콘텐츠를 보고 여행하는 관점이 달라졌다'라는 피드백을 해주세요.
저는 이 포인트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똑같은 곳을 가더라도 여행의 관점에 따라서 보고, 듣고, 느끼고, 경험하는 것이 완전히 달라지니까요. 예를 들어 맛집에 갔다고 해볼게요. 관광객의 관점으로 가면 음식이 맛있다, 가격이 싸다, 인스타그래머블하다 등의 생각이 들 거예요. 하지만 비즈니스의 관점으로 관찰하면 차별화된 컨셉이라든지, 틀을 깨는 비즈니스 모델이라든지, 번뜩이는 운영 방식 등이 보이기 시작하죠. 이렇게 여행의 관점이 달라지면 여행에서 쓰는 돈은 비슷할지 몰라도 여행의 값어치 혹은 가치가 높아져요.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 비행기표, 호텔비 등이 치솟아 한 번 여행할 때 쓰는 비용이 늘어났으니 여행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콘텐츠에 더 관심이 생길 거고요.
🎙️이동진 대표: 맞아요. 실제로 여행과 연결 지어서 저희의 콘텐츠를 보시는 분들에게는 최경희 이사가 얘기한 부분이 차별화된 포인트일 것 같아요. 덧붙이자면 여행지에 대한 정보의 격차는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해석의 격차는 크다고 생각해요. 같은 정보를 보더라도 이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어떤 관점으로 볼 것인가는 다를 수 있어요.
예를 들면 저희가 <퇴사준비생의 도쿄>에서 소개한 곳 중에 이토야라는 문구점이 있어요. 1층에선 엽서, 문구류 등과 함께 입구 쪽에서 우산을 팔고 있어요. 왜 어울리지 않게 1층 입구에다 우산을 진열해 놓았을까요? 혹시 어느 매장을 들어갔다가 비가 오는 경험을 해보셨나요? 그때 매장에 우산이 있으면 그 우산을 구매할 확률이 굉장히 높아져요. 그래서 다른 층이 아니라 1층 입구에 배치해 두는 거죠. 이토야 1층 입구에서 우산을 판다는 정보는 누구나 알 수 있어요. 근데 그게 어떤 의미인지 해석이 더해지면 그 정보의 가치가 올라가죠. 그래서 저희의 콘텐츠가 차별적 경쟁력이 있지 않겠냐는 생각도 들어요.
트래블코드가 꿈꾸는 미래
🍊 Orange: 수익 구조를 자세히 알고 싶어요.
🎙️이동진 대표: 레비뉴 소스(Revenue source)를 레비뉴 속성에 따라 구분해 볼 필요가 있어요. 하나는 일한 만큼 버는 수익과 또 다른 하나는 일해 놓으면 쌓이는 수익이에요. 저희의 수익 모델 중에 강연, 비즈니스 인사이트 여행, 컨설팅 프로젝트 등은 일한 만큼 버는 수익이에요. 이러한 수익의 장점은 현금 흐름이 확실하고 하방 지지선을 만들어 주는 거죠. 하지만 단점은 일한 만큼 수익이 생기기 때문에 업사이드를 기대하기가 어려워요.
저희의 또 다른 수익 모델인 책 판매, <시티호퍼스> 온라인 콘텐츠 구독은 콘텐츠가 돈을 벌죠. 어느 정도의 현금 흐름이 발생할지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장기적으로는 수익이 쌓이면서 잉여 가치가 만들어질 수 있는 여지가 생겨요. 비즈니스를 더 건강하게 만드는 수익이라고 볼 수 있어요. 그래서 두 종류의 레비뉴 소스 사이에 균형을 맞추되, 장기적으로는 일해 놓으면 쌓이는 수익 비중이 커지는 구조를 만들고 싶어요.
🍊 Orange: 다이칸야마 츠타야 서점이 이동진 대표에게는 창업을 결심하게 만든 계기라 알고 있어요. 츠타야의 창업자처럼, 기획안들이 번번이 흐지부지되는 것을 경험했고, 앞으로도 대기업에 다니면서 새로운 기획을 구현하는 일은 요원할 거란 판단이었죠. 지금 어디쯤 와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리고 시작한 비즈니스를 하며 했던 고민을 듣고 싶어요.
🎙️이동진 대표: 매일의 고민은 없어요. 사실 매분 매초가 고민이에요. (웃음) 그래서 고민에 관해서 얘기하면 끝이 없을 것 같고요. 지금 어디쯤 와 있는지를 비유적으로 설명해 드리면, 노트북 끌 때 업데이트하고 다시 시작하기 버튼이 있잖아요. 그 단계에 와 있는 거 같아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여행이 재개되면서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셈인데요. 원점으로 돌아온 것 같아 보여도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을 견디며 조금 더 업그레이드된 상태에서 돌아왔기 때문에 여기서부터 비즈니스를 펼쳐 나갈 때 이전보다 더 잘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요.
🍊 Orange: 최경희 이사님께선 커리어 측면에서 어디쯤 와 계신 것 같으세요? 최경희 이사님께선 2016년 "보다 많은 분들의 꿈을 응원하고, 힘이 될 수 있는 콘텐츠를 쓰겠습니다”라 말씀하셨죠. 7년간의 여정을 바라봤을 때 그것은 아직 유효한 가치관인가요? 바뀐 생각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이고 어떤 이유로 그렇게 바뀌었나요?
🎙️최경희 이사: 코로나19 팬데믹도 끝나고 <퇴사준비생의 도쿄 2>도 반응이 괜찮아, 비즈니스가 새로운 도약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드는 생각이 있어요. 과거에는 개인의 성장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었거든요. 이 일을 하면서 내가 어떤 역량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인가 등의 생각을 했다면 요새는 조직의 성장에 대한 고민을 더 해요.
물론 여전히 개인적으로 이렇게 계속하고 싶은 일을 하는 더 잘하려는 건 유효하죠. 하지만 지난 7년간의 경험을 통해서 중요하게 느꼈던 거는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진짜 별로 없다는 점이에요. 제가 내향적인 사람이어서 혼자 일하는 것도 편하다고 여기는 성향인 데도요. 천재이거나 대단한 기술력을 갖고 있지 않은 이상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은 그렇게 많지 않더라고요. 개인의 성장에만 집중했던 과거에 비해서 혼자서는 큰일을 하기 어렵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래서 저희는 앞으로도 저희만의 속도로 점점 회사의 규모를 키워나갈 거예요. 새로운 에디터분도 오실 거고요. 이제 저 개인의 성장뿐만 아니라 새로 함께하시는 분들 그리고 점점 커지는 이 회사가 어떤 방향으로 성장을 하면 좋을지에 대해 시간과 신경을 쓸 때가 된 거 같아요. 현재 채용 절차 중인데요. 어떻게 하면 좋은 사람들을 모실 수 있고, 또 저희가 모신 분들이 이곳에서 자기가 하는 일의 가치를 느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도 고민하면서 미래를 준비해 나가고 있어요.
트래블코드는 7년 동안 양질의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작은 규모의 회사에선 분명 쉽지 않은 일인데요. 이 때문에 지칠 때가 있었는지 궁금했습니다. 돌아온 대답은 예상 밖이었습니다. "오히려 좋아요!"라는 답이었죠. 이들은 세계를 누비며 끊임없이 새로운 걸 흡수하고, 자신과 회사가 함께 성장하는 일들에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뷰를 진행하며 트래블코드의 원동력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한 문장으로 표현하자면
자신들의 일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것
그것이 그들이 7년 동안 컨텐츠를 만들어 온 원동력이었습니다. 트래블코드는 코로나19라는 위기를 겪으면서 그 이후의 도약을 준비했는데요. 현재 그 시작을 앞두고 있습니다. 세계는 넓습니다. 함께 할 새로운 이들, 더 많은 혁신적인 브랜드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전 세계의 혁신을 탐험하는 그들의 여정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