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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4일, 현대자동차가 세단형 전기차 아이오닉6(IONIQ 6)을 공개했습니다. 아이오닉은 현대자동차가 2020년에 출범한 전용 전기차 브랜드인데요. 이번에 공개된 아이오닉6은 이 라인업의 2번째 모델입니다.
앞서 현대자동차는 아이오닉5 사전 계약을 시작한 첫날에만 약 2만 5,000건의 계약을 접수하며 높은 인기를 자랑한 바 있는데요. 과연 아이오닉6이 전작의 인기를 이어갈 수 있을까요? 오늘 <브랜드 한입>에서는 아이오닉이라는 브랜드의 브랜딩 전략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아이오닉, 너는 누구니?
아이오닉(IONIQ)은 ‘전동화 경험의 진보’라는 방향성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브랜드명인 아이오닉은 전기적 힘으로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이온(ION)과 독창성을 뜻하는 유니크(UNIQUE)를 조합해 만든 단어죠.
- 아이오닉 브랜드는 현대자동차가 2016년에 출시한 ‘현대 아이오닉’이라는 모델에서 기원합니다. 가장 처음 출시된 하이브리드 모델을 시작으로 전기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까지 총 3개 버전이 출시됐습니다.
- 같은 해 현대자동차는 미래 자동차 비전 연구 조직인 ‘프로젝트 아이오닉’을 출범했습니다. 모빌리티와 삶을 연결하고, 일상에서 직면하는 여러 한계를 해소하는 방안을 연구할 것이라는 목표를 내걸었죠.
- 그리고 2020년, 아이오닉이 공식 브랜드로 출범했습니다. 당시 아이오닉은 총 3종의 전용 전기차 라인업을 출시할 것이라고 발표했는데요. 지난 2021년에 출시한 아이오닉5를 필두로 이번에 2번째 모델인 아이오닉6을 공개했고, 오는 2024년에는 대형 SUV인 아이오닉7을 출시할 예정입니다.
아이오닉은 왜 이런 가치를 내세우고 있을까?
아이오닉 브랜드는 ‘전동화 경험의 진보’라는 방향성을 표방하며 전동화 기술과 새로운 모빌리티 경험을 모두 강조하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의 브랜드 비전인 ‘휴머니티(인류)를 위한 진보’와도 일맥상통하죠.
- 현대자동차는 비전의 실현을 위해 친환경 모빌리티 및 에너지 솔루션에 더 많이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 2021년 현대자동차 장재훈 사장은 “기후변화는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자 직면하고 있는 도전과제며, 전 인류의 각별한 관심이 시급하다”라고 연설했죠.
- 2045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것이 현대자동차의 목표인데요. 2040년까지 차량 운행, 공급망(협력사), 사업장(공장) 등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2019년 수준 대비 75% 줄이고 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술 등을 도입해 2045년까지 실질 배출량을 0에 수렴시킨다는 방침입니다.
- 이 로드맵의 일환으로 현대자동차는 전 세계에서 판매하는 완성차 중 전동화 모델의 비중을 2030년까지 30%, 2040년까지 80%로 끌어올린다고 발표했습니다.
- 또한 2040년까지 주요 시장에서 전 라인업을 전동화할 것이라고 발표했는데요. 2035년까지 유럽 시장에서 판매하는 전 모델을 배터리 전기차와 수소 전기차로 구성하고, 2040년까지 기타 주요 시장에서도 차례대로 모든 판매 차량을 전동화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아이오닉은 어떻게 브랜딩하고 있을까?
출범 당시, 아이오닉은 디자인·성능·공간성 등 3개 측면에서 상품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브랜딩과 마케팅에서도 이들 요소를 많이 부각해왔는데요. 여기에 ‘환경친화적이고 진취적인 이미지’도 함께 강조해왔습니다.
디자인
아이오닉의 디자인 콘셉트는 ‘시간을 초월하는 가치’입니다. 과거의 디자인을 반영하되, 미래 지향적인 이미지를 살리는 데 집중하고 있죠.
- 아이오닉5는 이 콘셉트를 제품 디자인 전반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이 차량은 현대자동차의 첫 독자 생산 모델인 포니와 유사한 외형을 지녔는데요. 현대차 디자인의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겠다는 의도를 담고 있습니다.
- 현대자동차 디자인센터장은 인터뷰를 통해 “전기차는 기존에 없던 완전히 새로운 시장이기에 사실상 무(無)에서 시작하는 것과 같다. 현대차의 시작을 되짚어보고, 그동안 발전을 거듭한 현대차 디자인 헤리티지에 초점을 맞췄다.”라고 밝혔죠.
- 아이오닉6은 ‘일렉트리파이드스트림라이너(Electrified Streamliner)’라는 새로운 디자인 콘셉트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습니다. 스트림라이너란 바람의 저항을 최소화한 유선형 디자인을 의미하는데요. 아이오닉6의 옥외광고가 손가락으로 이 곡선형 디자인을 그리는 장면으로 시작한다는 점을 통해서도 스트림라이너가 강조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죠.
- 아이오닉 측은 1920~30년대에 비행기 엔지니어들이 자동차를 만들던 경험을 이번 디자인에 반영했다고 밝혔는데요. “현대차는 50년의 역사가 있고, (중략) 미래로 나아가겠다는 메시지를 지속해서 담아갈 것”이라고 덧붙였죠.
성능
고관여 제품이란 일반적으로 값이 비싸고 의사결정 과정이 오래 걸리는 제품을 지칭하는데요. 자동차가 고관여 제품이라는 점을 감안해 아이오닉은 브랜딩 과정에서 성능 또한 강조하고 있습니다. 다만, 주행 거리처럼 전통적인 요소에 더해 V2L(Vehicle to Load)과 같이 기존 내연기관차에서는 불가능했던 기능 또한 부각하고 있죠.
- 앞서 출시된 아이오닉5는 1회 충전 시 최대 303마일(약 490km)의 주행가능거리를 달성했는데요. 비슷한 시기 출시된 폭스바겐 ID.4와 포드 머스탱 마하-E를 앞서는 수치입니다.
- 2021년, 아이오닉은 [스파이더맨:노웨이홈]의 개봉을 앞두고, 스파이더맨이 등장하는 아이오닉5 광고를 제작하기도 했는데요. 광고에서는 충전소 없이도 300마일을 주행할 수 있다 점을 강조하는 듯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습니다.
- 아이오닉은 V2L 기능을 적극적으로 홍보했는데요. V2L이란 차량 내 전력을 외부로 끌어다 쓰는 기능입니다. 아이오닉5 출시 당시에는 러닝머신, 슈팅머신, 스팀다리미, 커피 머신, 휴대용 그릴, 청소기 등을 연결해 사용하는 모습을 마케팅에 활용하기도 했습니다.
- 이번 아이오닉6 마케팅도 V2L 기능을 부각했습니다. 아이오닉6 디지털 월드 프리미어 영상에서는 V2L 기능을 활용해 기존 근무지와 떨어진 장소에서 작업을 이어가는 장면이 연출했는데요. 차량의 성능을 라이프스타일과 연결 짓는 마케팅 문법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공간과 라이프스타일
아이오닉은 출범 당시 차량을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생활 공간’으로 바라본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위해 차량 내에서 탑승객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실내 공간을 극대화했는데요. 브랜딩 과정에서는 이를 ‘라이프스타일’이라는 키워드와 연결 지었습니다.
- 아이오닉5와 6의 축간거리(앞바퀴와 뒷바퀴 사이의 거리)는 모두 3,000mm 수준인데요. 이는 현대자동차의 대형 SUV 팰리세이드보다도 100mm가량 더 깁니다. 준대형 세단 제네시스 G80과 비교해도 겨우 15mm 짧죠.
- 아이오닉은 이 넓은 실내 공간을 활용해 휴식·작업·여가 등 전반적인 생활을 모두 누릴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아이오닉5와 6의 홍보 영상 모두에서 탑승자가 운전석에서 뒤로 의자를 젖히고 넓은 공간에서 편하게 쉬는 듯한 모습이 그려졌는데요.
- 아이오닉6 디지털 월드 프리미어 영상도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유연하게 변화하는 공간. 당신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위대함을 깨울 수 있는 공간. 당신의 이야기가 시작되는 그 공간 속으로.”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있습니다.
- 오는 2024년 출시 예정인 아이오닉7의 콘셉트 필름도 공간과 라이프스타일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가족 구성원이 각자의 취향대로 실내 공간을 다양하게 활용하는 모습과 이들이 모여 차량을 마치 거실처럼 활용하는 모습이 나오는데요. 제목도 ‘라이브 인 세븐(Live in SEVEN)’일 정도로 라이프스타일을 브랜딩 전면에 내세우고 있습니다.
환경친화적이고 진취적인 이미지
아이오닉은 성능, 디자인, 실내 공간 등 차량의 특성과 함께 ‘친환경’이라는 개념 또한 적극적으로 브랜딩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 앞서 언급한 것처럼 현대자동차는 기후변화에 관심을 촉구해왔는데요. 전기차가 그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역설하며 미래지향적, 진취적인 이미지를 아이오닉이라는 브랜드 이미지에 녹여냈습니다.
- 일례로 현대자동차가 지난 4월 공개한 ‘The Bigger Crash’라는 이름의 광고에는 자동차가 전복된 모습과 함께 역사적으로 큰 파괴력을 지녔던 태풍의 이름과 풍속이 표시돼 있는데요. ‘기후 변화는 사고가 아닙니다.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저희가 탄소 중립을 실천하려는 이유입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걸며 기후변화 대응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죠.
- 지난 2020년 11월, 아이오닉은 ‘I’m in charge’라는 이름의 브랜드 홍보 필름을 공개했는데요. 제목의 ‘charge’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 영상은 (1) 전기를 충전하다, (2) 환경 보호에 대한 책임감이 있다, (3) 자기 삶을 자율적으로 책임진다는 중의적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 아이오닉은 ‘진취적인 이미지’ 또한 브랜딩에 활용해왔는데요. ‘History of Evolution’이라는 광고에서는 여러 발명품 및 기술이 발명되고 개선되는 모습을 연출해 아이오닉5 또한 초기 전기차와 비교해 월등히 개선된 제품이라는 메시지를 담아냈습니다.
다른 전기차 회사들은 어떻게 브랜딩 하고 있을까?
국내에서는 현대자동차와 함께 기아도 전기차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성장 전략을 발표했습니다.
- 기아는 지난 2021년 1월 기아자동차에서 기아로 사명을 변경하며 대대적인 리브랜딩을 진행했습니다. 사명에서 ‘자동차’를 제외하고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 영역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발표했죠.
- 기아가 내건 새로운 슬로건은 ‘movement that inspires’인데요. 차량이 영감을 주는 공간이 되는 것에 방점을 뒀다며 전기차 브랜딩 과정에서도 실내 구조 및 차량 내 사용자 경험을 부각했습니다.
테슬라를 필두로 전기차 시장이 점점 커지는 추세입니다. 전 세계 자동차 회사들도 다음 10년에 걸친 차량 전동화 계획을 발표하는 등 전통적인 내연기관 자동차 회사들도 친환경 자동차 기업으로 변모하고자 시도를 계속하고 있는데요.
-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전기차를 판매한 테슬라의 광고 예산은 0입니다. 모든 예산을 연구개발에 투입해 혁신을 이뤄내는 데 방점을 두겠다는 셈이죠. 테슬라는 환경문제나 지속가능한 에너지의 필요성보다는 ‘멋짐’과 ‘혁신’이라는 키워드를 브랜딩 과정 전면에 내세우고 있습니다.
- 자동차 시장의 전통 강자 메르세데스 벤츠는 ‘프리미엄’이라는 브랜드 정체성을 전기차 브랜딩에서도 이어갑니다. 이들 또한 지난 2020년에 새로운 사업 전략을 발표했는데요. 메르세데스 벤츠가 선택한 키워드는 ‘럭셔리’와 ‘기술력’입니다.
- 지난해 전 세계 자동차 판매량 1위를 기록한 도요타도 탄소중립이라는 목표와 함께 전동화 상품 전략을 발표했습니다. 다른 브랜드들보다는 다소 늦은 발표였는데요. 한 번에 16종의 라인업을 공개하며 여러 비즈니스 상황을 모두 충족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죠. 다품종소량생산에 특화된 도요타 생산방식을 무기로 삼은 셈입니다.
오는 28일부터 아이오닉6의 국내 사전 계약이 시작됩니다. 아이오닉은 지금까지 디자인, 성능, 공간과 라이프스타일, 친환경적이고 진취적인 이미지를 앞세워 브랜딩을 진행해왔는데요. 과연 이 전략이 매출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