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세 폭탄 돌리기, 꽝은 누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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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세 폭탄 돌리기, 꽝은 누구 ?

출처: Unsplash

한전에게 닥친 두 어려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이 장기화되며 에너지 공급난이 심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내 수입 원유가가 지난해 말보다 20% 넘게 상승했는데요. 원유 가격이 오르게 되면 자연스럽게 전기 생산가격도 상승하게 됩니다. 이렇게 전기 생산 단가가 올라감에 따라 올해 2분기에 이어 추후 다가올 전기세 인상의 후폭풍이 상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대외적인 에너지 원가 상승 뿐만 아니라, 친환경 전환으로 인한 재생에너지 발전 확대 역시 에너지 생산 원가를 높이고 있는데요. 이는 자연스레 국내 전력공급을 담당하는 한국전력공사(한전)의 거듭된 적자로 축적되었습니다. 결국 한전의 적자는 올해도 신기록을 경신할 전망인데요. 신한금융투자에 의하면 올해 초 10조원 대로 전망되던 영업손실이 19조까지 커질 수 있다고 하죠. 참고로 한전은 작년 이미 6조원에 가까운 영업적자를 기록했습니다.

비용은 늘고 요금은 그대로 … 당연한 적자

한전은 1982년 설립되어 줄곧 국내의 전력 공급을 담당하고 있는 공기업인데요. 산하의 6개 자회사가 전력을 생산하면, 한전이 전국 곳곳에 전기를 판매하는 사업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당연히 전력 생산 비용이 증가할 경우 한전의 영업 이익은 감소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다만 한전은 국내의 전력 공급을 담당하는 중요한 기관이기에 원가가 회수 불가한 적자 상황에서도 절대 생산을 멈출 수 없는 것이 특징이죠.

한전의 전력 생산 원가는 주로 일평균 전력도매가격인 SMP로 측정되는데요. 이는 석유나 석탄, 천연가스 등 주된 전기 생산 원료에 의해 크게 좌우됩니다. 지난해 1월 413달러 수준이던 전력용 LNG(액화천연가스) 수입가는 지난 연말 2배 이상 치솟았으며, 유가 또한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급등했습니다. 자연스레 SMP는 지난 2월 기준 196.9원으로 급등했는데요. 이는 작년 동월 대비 100% 이상 오른 수치로, 한전의 전력 생산 비용 부담이 급격하게 증가했음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공기업인 한전은 일반 사기업처럼 원가 상승을 이유로 전기요금을 바로 인상할 수 없습니다. 한전이 요금 수정을 제안하면, 이를 산업통상자원부가 기획재정부와 협의 하에 승인해야 최종 반영되는 구조인데요. 이때 정부가 물가 상승을 고려해서 전기요금 인상을 반려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전기요금은 일상에 와닿는 물가 지표이기 때문에 종종 가격 인상이 반려되곤 하죠.

전기요금은 2013년부터 8년 간 동결되어 왔을 뿐만 아니라, 2021년 2분기와 3분기에도 정부에 의해 인상이 유보된 바 있습니다. 당시 정부가 코로나19 악재와 국제 연료가격 상승으로 인해 치솟는 물가를 의식한 것이죠. 다만, 올해 4월부터 전기세 인상분이 반영되어 청구될 예정입니다. 작년 대비 8.3% 인상된 요금이 청구될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한전의 원가 부담 증가율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관측이 많습니다.

책임은 누가, 어떻게 ?

한전의 부채는 2016년보다 약 34조원 증가했다고 최근 밝혀졌는데요. 그렇다면 이 부담은 누가 안게 되는 걸까요? 우선 한전의 지분 과반 이상은 산업은행과 기획재정부에 귀속되어 있습니다. 정부가 요금 인상에 미온적일 경우, 결국은 세금으로 손실 보전이 이뤄질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한전은 지난 금융위기 때 추경을 통한 정부예산을 지원 받았죠.

또한 한전의 손실이 증가할 경우, 공기업인 한전이 발행하는 회사채의 금리 또한 상승하며, 국가신용도도 악영향을 받게 됩니다. 한전은 손실을 메꾸기 위해 특수채권을 계속 발행 중인데요. 공기업인 한전의 특성상 원리금 보전 의무가 국가에게로 귀속되기 때문에, 한전이 이를 상환하지 못한다면 국가가 이를 대신 갚아야 합니다. 무엇보다 한전의 거듭된 부채 발행은 GDP 대비 공기업 부채 비중이 높은 한국의 부채상환 능력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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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O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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