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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밸류체인 구축에 나선 LG엔솔
지난 18일 ‘LG컨소시엄’은 인도네시아에서 약 11조원의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인도네시아의 니켈 광산 회사인 '안탐', 인도네시아의 배터리 투자회사인 'IBC'와 함께 ‘논바이딩 투자협약’을 체결한 것인데요. 이번 컨소시엄에는 국내 1위 전기차 배터리 생산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을 주축으로, LG화학, LX인터네셔널, 포스코홀딩스, 화유 등이 참여합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LG엔솔이 일찌감치 힘 써왔던 ‘완결형 밸류체인’ 구축의 일환인데요. 광물 확보부터 제련·정련, 전구체* 및 양극재** 배터리 셀 생산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겠다는 것이죠. LG엔솔은 인도네시아 투자를 통해 밸류체인의 첫 단계인 대규모 배터리 광물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전구체: 양극재를 만드는 소재로, 니켈(Ni)·코발트(Co)·망간(Mn), 알루미늄(Al) 등이 있습니다.
**양극재: 전지 내의 전기에너지의 저장과 방출을 담당하며 에너지 밀도를 올리는 역할을 합니다. 즉, 배터리 성능을 좌우하는 이차전지의 핵심 소재입니다.
갑자기 인도네시아로 진출한 이유는?
LG엔솔이 이렇게 전기차 배터리 광물 확보에 힘을 쏟는 이유는 불안정한 원자재 공급망 때문인데요. 그동안 국내 배터리 업계는 니켈·리튬 생산업체에 지분을 투자하거나, 해외 광산과 장기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원자재를 수급해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러시아산 니켈 수급이 매우 불안정해지며 가격이 급등했는데요.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에 쓰이는 니켈의 20%는 러시아 광산업체 노릴스크에서 생산됩니다. 니켈 외에도 리튬 등 여러 배터리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자, 테슬라가 직접 리튬 채굴 사업에 뛰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하는데요. 글로벌 전기차 수요는 계속 늘어나는 데 반해, 불안정한 원자재 수급으로 인해 전기차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을 보여줍니다.
특히, 배터리의 경우 생산 비용에서 원자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원자재 가격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요. 게다가 국내 배터리 업계는 니켈 비중이 높은 하이니켈 배터리를 주력으로 생산하기 때문에, 니켈의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가 최우선 과제로 놓이게 되었습니다. 이에 LG엔솔이 직접 광물 확보에 나서게 된 것인데요. 인도네시아는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니켈의 매장량과 채굴량 1위 국가로, 최근 새로운 니켈 확보처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로 LG엔솔은 대규모 원자재 공급망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는데요. 또,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현대자동차와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배터리 셀을 생산하는 합작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번 공급망 확보로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LG엔솔과 CATL, 글로벌 대격돌?
인도네시아와 협약을 맺은 기업은 LG엔솔만이 아닌데요. 배터리 업계 최대 경쟁자인 중국 CATL도 인도네시아에 대규모 배터리 공장을 설립했습니다. 약 7조원가량의 투자로, LG에너지솔루션과 동일하게 안탐, IBC와 컨소시엄 계약을 맺었죠. CATL도 니켈 채굴 ·제련부터 배터리 제조, 회수까지 현지에서 모두 추진하겠다는 목표입니다.
결국 CATL과 LG에너지솔루션이 인도네시아에 맞붙게 된 것이나 다름없는데요. 앞으로 두 기업이 인도네시아를 넘어 각국에서 주도권 싸움을 벌이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특히 이번 CATL의 협약 체결은 중국 외의 시장으로 사업 범위를 넓히기 위한 시도로, 앞으로는 유럽, 미국 등 세계 시장을 향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는데요. 업계는 LG엔솔과 CATL이 칠레, 캐나다 등의 자원 부국에서 치열한 주도권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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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RI
동남아시아는 아직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진출하기 않은 시장이라 성장가능성이 엿보이는데요. 공급망 다각화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시장 선점효과도 노릴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