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는 이제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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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이제 어디로?

LG전자가 휴대전화 사업을 종료한다고 5일 공시했습니다. LG전자는 “최근 프리미엄 휴대폰 시장에서는 양강체제가 굳어지고, 주요 경쟁사들이 보급형 휴대폰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라며 “LG전자는 대응 미흡으로 성과를 내지 못했다”라고 사업 종료 이유를 밝혔습니다. LG전자는 왜 스마트폰 시장에서 철수하고, 철수 이후 LG전자는 무엇을 할까요?


LG전자는 왜 철수할까?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누적 적자는 5조원에 달했습니다. 2015년 2분기부터 지난해 4분기까지 2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프리미엄 제품군에서는 애플과 삼성에 밀리고, 저가형 제품군에서는 중국 브랜드의 가격 경쟁력을 넘어서지 못하며 양쪽에서 모두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았죠.


사실 LG전자가 휴대폰 사업에서 항상 부진했던 것은 아닙니다. LG는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이전에는 ‘초콜릿폰’, ‘프라다폰’ 등을 출시하며 한국 피처폰 시장을 양분했습니다. 하지만 2010년대에 들어 시작된 ‘스마트폰 트렌드’를 놓친 LG전자를 소비자들은 외면하기 시작했는데요. 2019년부터 폼팩터에서의 차별화를 꾀하며 화면이 가로로 돌아가는 ‘LG 윙’, 스마트폰 패널 두 개를 붙여 쓸 수 있는 ‘LG V50S 듀얼 스크린’ 등을 출시했지만, ‘반짝 관심’을 끄는 데 그치며, LG전자의 스마트폰 점유율은 1%대로 떨어졌습니다.


문제는 스마트폰이 인공지능, 스마트홈, 사물인터넷, 커넥티드카 등 미래 유망 사업의 핵심기기라는 점인데요. 이 때문에 처음 매각설이 불거졌을 때는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에서 손을 떼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원천기술을 유지한 채 매각하기가 쉽지 않았고 마땅한 인수자도 없어, “될 사업만 키운다”는 구광모 회장의 결단 아래 결국 철수를 선언했죠. 스마트폰 시장 철수로 LG전자가 연 1조원에 달하는 영업적자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LG폰 쓰는 사람은 어떻게 되는 거지?

그렇다면 이제 LG 스마트폰을 쓰는 소비자들, LG전자의 휴대전화 사업부 직원들, 그리고 이동통신사들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 LG폰 유저: LG전자는 휴대전화 사업 종료 이후에도 구매 고객 및 기존사용자가 불편을 겪지 않도록 법령에 정한 대로 사후 서비스를 제공하고, 수리 및 부품 공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금 LG전자의 스마트폰을 사도 2년은 부품 교체 등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 LG전자 MC사업부 직원: 현재 LG전자의 휴대전화 사업본부에는 약 3,700명의 인력이 있는데요. LG전자는 이들을 전기차 파워트레인을 생산하는 LG마그나,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LG에너지솔루션 등으로 분산 배치할 계획입니다. 인력 구조조정 없이 그룹 내부에서 이들 인력을 흡수하겠다는 것이죠.
  • LG전자 협력사: LG전자의 휴대전화에 들어가는 부품을 생산하는 협력업체들은 LG전자의 사업 철수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데요. LG전자는 협력사 손실에 대해 합리적인 보상을 위해 지속적으로 협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이동통신사: LG전자는 7월 31일부터 휴대전화 생산과 판매를 중단한다고 밝혔는데요. 이동통신사들은 마케팅과 사후 관리 등을 앞세워 ‘재고떨이’에 나서고 있습니다. 특히 파손보험, 중고폰 가격보상 프로그램 등을 놓고 LG전자와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죠.


사업 철수한다는데…주가는 오른다?

LG전자가 휴대전화 사업을 접는다는 이야기는 이미 이전부터 나왔습니다. 1월에는 LG전자가 사업 철수를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에 주가가 며칠 새 30% 가까이 급등하기도 했죠. 그리고 지난주 LG전자의 사업 철수가 유력하다는 소식이 나오며 주가가 6% 가까이 올랐습니다. 만년 적자이던 휴대전화 사업을 그만두게 되면 LG전자의 적자가 줄어들 것이고, 기업가치가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에서인데요. 철수 소식이 이미 반영된 탓인지 발표 당일이었던 그제 주가는 오히려 하락 마감하기도 했지만, 어제 실적발표를 앞두고 다시 상승 마감했습니다.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접고 로봇사업에 집중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사업 철수 발표LG전자가 당일 33% 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로봇업체 로보스타의 주가가 23%가까이 급등하기도 했는데요. 로보스타와 LG전자가 지분을 가진 또 다른 로봇업체 로보티즈의 주가도 크게 올랐습니다.


휴대전화 사업 접고 뭐할까?

2018년 구광모 회장이 취임한 이후 LG그룹은 전사적으로 사업구조 재편에 나서고 있습니다. 돈이 안 되는 사업은 과감하게 버리고 미래 성장동력을 집중적으로 키우는 것인데요. LG전자는 인공지능(AI)과 전장을 미래의 핵심 동력으로 삼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사업 철수 역시 이러한 행보의 일부로 풀이됩니다.

LG전자는 지난 10년간 자동차 관련 전기 장치 부품 사업을 통칭하는 전장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왔는데요. 올해 7월 글로벌 3위 자동차 부품회사인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조인트벤처‘LG마그나’를 설립해 글로벌 전장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예정입니다. ‘모터 기술력’을 강점으로 가진 LG전자는 2010년대부터 전기차용 모터를 GM 등의 완성차 업체에 납품해왔습니다. 한편, 마그나는 전기차 원가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동력장치 시스템인 파워트레인에 강점이 있는데요. LG전자의 부품 경쟁력과 마그나의 기술력이 합쳐지면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빈자리는 내가 메꾼다…삼성, 샤오미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11%의 점유율을 갖고 있던 LG전자가 사업을 접으면서 LG전자의 빈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에서는 운영체제(OS)가 동일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이 LG전자의 빈자리를 채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은데요. 동남아와 중남미 등 LG전자가 중저가 스마트폰을 공급하던 국가들의 경우 샤오미와 오포, 비보 등 중국 기업이 LG전자의 빈자리를 메울 것이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LG전자는 올해 초 CES(소비자가전박람회)에서 디스플레이가 둘둘 말리는 ‘롤러블폰’을 공개하며 화제를 모았는데요. LG전자가 주도하던 ‘스마트폰 폼팩터’ 경쟁도 LG전자의 사업 철수로 힘을 잃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과연 LG전자는 만년 적자였던 휴대전화 사업을 버리고, 자동차 관련 사업으로 다시 부활할 수 있을까요?

[사진출처: LG전자]

🐶 JAY

스마트폰을 버리고 전장사업에 집중하는 LG전자. 과연 화려한 부활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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