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 사용료를 둘러싼 분쟁에 다시 불이 붙었습니다. 망 사용료 지급을 의무화하는 법안 제정에 속도가 붙자 유튜브와 트위치 등 콘텐츠를 제공하는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현한 것인데요. 해외까지 논란이 번지고 있습니다.
불만 드러낸 트위치
아마존이 운영하는 세계 최대 게임 방송 플랫폼, 트위치는 지난 30일부터 한국에서 스트리밍되는 동영상의 최대 해상도를 제한했습니다.
- 국내 최대 해상도를 기존 1,080p에서 720p로 한 단계 낮춘 것인데요.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용이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죠.
- 트위치는 그간 국내 통신사업자(ISP)에 망 사용료를 납부해왔는데요. 망 사용료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자 지난 7월과 8월, 트래픽을 줄여주는 P2P(사용자 간) 전송 기술을 테스트한 적도 있는 만큼, 이번 화질 조정은 넷플릭스 무임승차 방지법에 대한 반발로 해석됩니다.
3년째 이어지는 망 사용료 논란
망 사용료란 넷플릭스와 유튜브와 같은 콘텐츠사업자(CP)가 콘텐츠 유통을 위해 통신사업자(ISP)의 인터넷망을 이용하는 대가로 지급하는 비용을 말하는데요. 2020년 망 사용료를 두고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의 소송전이 시작된 후 분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 지난 몇 년 사이 넷플릭스와 유튜브 등 특정 플랫폼에서 동영상을 시청하는 사람이 급증하면서 ISP의 트래픽 부담이 커졌는데요.
- 국내 ISP는 글로벌 CP를 트래픽 폭증의 주범으로 지목하며 이들이 망 사용료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글로벌 CP는 망 사용료 부과가 ISP의 독점 행위에 불과하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했죠.
- 논란이 계속되자 국회는 망 사용료 지급을 의무화하는, 이른바 ‘넷플릭스 무임승차 방지법’을 꺼내 들었는데요. 넷플릭스 무임승차 방지법은 일정 규모 이상의 CP는 ISP에 망 사용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것을 골자로 합니다. 국회는 최근 관련 공청회를 개최하는 등 입법에 속도를 내고 있죠.
망 사용료 분쟁에 뛰어든 유튜브
지난 20일, 망 사용료 의무화 법안에 대한 공청회가 열리자 거대 CP인 유튜브가 반대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 유튜브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해당 법안이 유튜브는 물론 유튜브 내 크리에이터들에게도 불이익을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는데요. 입법이 강행되면 한국에서의 사업 운영 방식을 바꿀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 또한,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망 사용료 입법 반대 청원에 참여할 것을 독려하는 등 공개적인 여론전에 나섰죠.
-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은 그동안 자사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사안에도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는데요. 지난해 인앱결제 방지법이 통과됐을 때도 정부나 국회의 관계자를 만나는 정도에 그쳤습니다. 이번 대응은 상당히 이례적이죠.
- 업계는 한국에서 망 사용료 납부가 의무화되면 다른 국가에서도 유사한 법안이 이어질 수 있기에 적극적인 대응에 나선 것으로 분석합니다.
해외까지 퍼지는 망 사용료 분쟁
망 사용료 부과는 해외에서도 중요한 쟁점으로 다뤄지고 있는데요.
- 유럽연합은 미국 플랫폼 기업에 의해 폭증하는 트래픽에 대한 부담을 현지 통신사가 고스란히 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올해 말까지 망 사용료와 관련한 법안 초안을 만들 예정입니다.
- 반면, 바이든 정부는 ISP가 특정 플랫폼 기업에만 망 사용료를 부과할 수는 없다며 자국 플랫폼 기업의 손을 들어주고 있는데요.
- 다만 정부의 방향성과는 달리 미국 의회에선 빅테크 플랫폼 기업이 네트워크 인프라 확충에 기여하는 내용의 법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3년째 이어지던 망 사용료 분쟁이 격화되고 있습니다. 유튜브와 트위치까지 목소리를 내며 찬반 여론이 대립하고 있는데요. 넷플릭스 방지법이 국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 그리고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의 소송은 어떻게 진행될지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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