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와 넷플릭스, 왜 싸울까?
2019년, SKT(ISP,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가 넷플릭스(CP, 망 사용자)와 망 사용료에 관해 협상 중재를 요청하면서 망 사용료를 두고 두 회사의 갈등이 시작되었습니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CP들은 연 1000억원 수준의 망 사용료를 내고 있는데, 페이스북과 넷플릭스 같은 해외 CP들은 망 사용료를 내지 않거나 소액을 내고 있었는데요. 이에 해외 CP들에게도 망 사용료를 받을 수 있게 협상의 장을 만들어달라는 것이었죠.
작년 넷플릭스법이 시행되며 해외 CP들도 국내 인터넷망의 안정성을 위해 역할을 해야 하게 되며 해외 CP들에 대한 압박은 높아졌습니다. 넷플릭스는 결국 망 사용료를 내지 못하겠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25일 1심에서 SKT에 패소했습니다. 법원은 "넷플릭스가 망 사용료를 내야 하는 것은 맞지만, 협상은 기업 간 자율적으로 협의해서 결정하라"고 판결했습니다.
SKT의 입장
SKT는 국내 CP들은 망 사용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고 있는데, 해외 CP들은 망 사용료를 지불하지 않는 것은 국내 CP에 대한 역차별이라고 주장합니다. 게다가 구글, 페이스북, 넷플릭스 같은 해외 CP들이 유발하는 트래픽이 엄청나고, 이를 충당하기 위해 설비를 증설했기 때문에 이들도 망 사용료를 내는 것이 맞다는 입장이죠. 실제로 구글(유튜브), 페이스북(페이스북, 인스타), 넷플릭스 등 해외 서비스의 트래픽이 전체의 50% 정도를 차지합니다.
넷플릭스의 입장
넷플릭스는 해외 어디에서도 SKT처럼 망 사용료를 부과하는 ISP는 없다고 항변했습니다. 또한 해외 국가 중 어디에서도 망 사용료를 강제적으로 부과하는 국가도 없다고 주장합니다. 넷플릭스는 "망 중립성 원칙"에 의거해 트래픽의 종류나 양에 상관없이 동등하게 데이터를 제공하고, 특별하게 대가를 요구해서도 안된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넷플릭스는 SKT가 소비자에게 통신료를 받는데, CP에게도 망 사용료를 받으면 이중으로 요금을 받는 것이라며 망 사용료를 내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1심에서 패소한 넷플릭스는 지금 항소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SKT vs 넷플릭스의 여파는?
가장 크게 우려되는 부분은 넷플릭스가 구독료를 올려 망 사용료를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그림입니다. 벌써 많은 소비자들과 전문가들이 넷플릭스의 구독료 인상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하고 있죠. SKT에 이어 KT와 LG U+도 망 사용료를 요구할지도 관전 포인트입니다. 마지막으로, 넷플릭스가 항소하는 경우, 재판 결과가 뒤집어질지도 지켜봐야 합니다. 특히 아직 망 사용료에 대해 구체적인 협상 방식과 지급 방식, 지급액이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 넷플릭스와 SKT의 재판 결과와 협상 과정을 예의주시 해야 합니다.
[사진출처: Unsplash]
🦊 TEO
트래픽 점유율이 각각 1.8%, 1.4%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연간 700억원, 300억원의 망 사용료를 내고 있는데요. 넷플릭스의 망 사용료는 얼마가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