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묻은 빵, 안 먹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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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묻은 빵, 안 먹겠습니다!"

지난 15일, SPC 계열의 SPL 제빵공장에서 소스 교반기 작업 중 사고로 20대 근로자가 사망했습니다. 하지만 근로자가 사망한 이튿날, 회사는 해당 라인의 기계 9개 중 2개를 재가동하는 행태를 보였는데요. SPC 기업의 비윤리적인 노동자 처우에 해당 계열사를 향한 불매 운동이 대학가를 중심으로 시작해 확산 중입니다.

🙅‍♂️ 같은 사고, 우리는 참을 수 없다

이전에도 유사한 사고가 있었다는 점은 미흡한 사후 조치를 한 것이 아니냐는 물음을 자아냈고, 이는 소비자들의 분노로 이어졌습니다. 몇 차례의 사고가 이미 있었음에도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이죠. 특히 인명 사고의 피해자가 20대라는 점이 대학가를 중심으로 한 불매운동의 원인이 됐습니다.

  • 이 브랜드도 SPC 계열사야?: SPC 계열사에는 파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삼립, 파리크라상 등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다양한 브랜드가 포함돼있습니다.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빵도 대부분 SPC에서 납품하죠.
  • 비슷한 일이 있었다고?: 유사한 끼임 사고는 지난 4월에도 있었는데요. 반죽 배합기를 청소하던 근로자는 인대 손상을, 작업 중 손이 말려 들어간 근로자는 골절상을 입었습니다. SPC는 사고가 반복되는 동안 별다른 대응이 없었죠.
  • 거름망만 있었어도...: 이런 끼임 사고는 거름망 하나만 설치돼있어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사고가 발생한 기계는 가로·세로 1m 통에 3개의 날이 달린 스크루가 돌아가면서 재료를 섞는 방식인데요. 거름망을 설치하면 재료를 붓는 과정에서 신체가 빨려드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 같은 사고는 막았어야지: 중대재해처벌법은 비슷한 사고가 반복되면 경영 책임자가 사고방지 대책을 세울 것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경찰과 고용노동부 수사팀은 이번 사고가 4월의 선례와 유사하다고 판단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검토 중입니다.


😠 국민의 분노를 산 건 후속 대응 방식이라고!

인명피해만으로도 분노를 사기에 충분했지만, 공장의 미흡한 후속 대처 역시 조명되며 불매 운동에 불을 지폈습니다. 사고 직후 공장 재가동, 빈소에 파리바게뜨 빵을 보낸 것 등이 논란이 됐죠.

  • 사고 난 당일에 공장 재가동이 웬 말: 공장은 사고 이후 하루도 지나지 않아 샌드위치 소스 작업을 재개해 빈축을 샀습니다. 공장 측은 사고가 발생한 라인이 아닌 다른 층의 기계를 가동했다고 해명했는데요. 배려 부족과 경위를 미흡하게 파악한 상태에서 공장을 재가동한 점에 여론은 싸늘하기만 합니다.
  • 사고 근로자 빈소에 빵을?: 한편, 해당 사고로 사망한 근로자의 빈소에 파리바게뜨 빵 두 박스를 보낸 일로 여론은 더욱 들끓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직원 경조사 지원품(답례품) 명목으로 보내는 품목이라 해도 사고 근로자의 빈소에 보내는 것은 적절치 못한 행동이라는 비판이죠.

👩‍🍳 불매운동, 다양한 입장들

불매 운동소비자가 기업을 응징하는 대표적인 방법입니다. 이번 사건 이후에도 불매 운동이 차츰 시작됐는데요. SPC는 계열사가 많고, 가맹점이 많다 보니 불매운동 과정에서 가맹점주 역시 의도치 않은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 최근에는 윤리적 소비가 대세: 단순히 가격과 제품의 질이 소비를 결정하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ESG 경영에 관한 관심이 커지며 '윤리적 소비'까지 등장했습니다. SPC의 비윤리적인 행태는 소비자에게 실망을 안겨주기 충분했고, 결국 불매운동으로 이어졌죠.
  • 근데 왜 피해는 우리가...: 하지만 이는 단순히 SPC뿐만 아니라, 가맹점주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파리바게뜨 가맹점주협의회는 "자극적 언어로 대중의 이목을 끌기 위한 보도를 자제해 달라"라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죠.
  • 지나가던 햄버거 가게까지: SPC에게 빵을 납품받는 햄버거 업체(롯데리아, 버거킹, KFC 등)도 피해를 보고 있는데요. SPC 빵을 쓰냐는 고객 문의가 빗발치는 상황입니다. 급기야는 누명을 쓴 브랜드까지 등장해 ‘저희는 SPC 빵을 쓰지 않는다’라고 해명하는 일도 일어났죠.
  • 우리가 내부감시 할테니까...: 22일 가맹점주협의회가 발표한 입장문에서는 시민의 안타까움과 질책에 대한 공감 역시 드러났습니다. 또한 향후 내부 감시자로서 회사에 철저한 원인 분석, 책임자 처벌, 안전 경영강화를 요구하겠다고 강조했죠.

😭 SPC, 결국 대국민 사과?

불매운동, 윤석열 대통령의 경위 파악 지시, 압수수색 등의 거센 분위기 속에서 SPC 그룹 허영인 회장은 지난 21일 직접 대국민 사과에 나섰습니다. 안전 경영을 위한 투자 약속과 유가족에 대한 애도 및 사과가 주를 이루었죠.

  • 재발 방지 약속할게: SPC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안전 경영을 위해 힘쓰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향후 3년간 1,000억 원을 안전 관리에 투입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발표했죠. 외부 전문기관에 그룹 전 사업장의 산업안전보건 진단을 실시하고, 사외 인사와 현장 직원으로 구성된 '안전경영위원회'도 설치하기로 했죠.
  • 다음날 공장 재가동, 있을 수 없는 일...: 또한 사고 당일 미흡한 대처와 익일 공장 재가동에 대해서도 사과했습니다. 내부 경영에 있어서 더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잘못이라며 반성의 태도를 보였습니다.
  • 너네, 여론 의식한 거 아니야?: 하지만 국민의 반응은 싸늘합니다. 사고 발생 6일 만에 나온 공식적 입장이다 보니 여론을 의식한 억지 사과가 아니냐는 날선 반응이 돌아오죠. 사고 원인, 앞으로의 대처 방안이 구체적이지 않다는 점 역시 비판의 대상이 됐습니다.

이번 사고의 피해자가 20대라는 점과, 최근 청년층을 중심으로 윤리적 소비의 중요성이 커졌다는점은 이번 불매운동이 더욱 뜨거운 이유입니다. 대자보, 대학교 커뮤니티, 온라인 SNS 등을 중심으로 점차 퍼지는 추세인데요. 사고 발생 8일만인, 23일 SPC 계열사인 샤니 제빵공장에서도 손가락 절단 사고가 발생하며, 안전 관리에 대한 논란은 더욱 거세지고 있습니다. SPC 계열사를 대상으로 한 압수수색이 진행 중인 가운데, 회장의 사과와 가맹점주협의회의 입장 발표가 성난 민심을 돌려놓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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