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업계의 근심이 나날이 깊어집니다. 단기적으로는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적으로는 친환경 전환이라는 커다란 숙제를 받아들었는데요
적신호 켜진 철강 산업
철강 업계의 위기가 수치로 드러났습니다. 재고는 쌓이고 가격은 떨어지는 답답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 최근 철강 업계는 수요 감소에 대비해 생산량을 줄여 왔습니다.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 조강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3.9% 줄었죠.
- 문제는 생산을 줄였는데도 재고가 쌓였다는 점입니다. 포스코의 올해 상반기 재고 자산은 지난해 말 대비 17% 늘었고 같은 기간 현대제철의 재고도 22% 늘었는데요.
- 설상가상으로 철강 제품 가격은 떨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5월 대비 국내 열연강판 가격은 26%, 철근은 17%, H형강은 12%가량 하락했습니다.
- 당연한 결과로 수익성이 악화하는데요.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올해 3분기 포스코홀딩스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7.1% 현대제철은 33.4%, 동국제강은 48.4% 감소할 것이라 내다봤습니다.
경기 침체의 그림자
철강 업계가 마주한 위기는 전 세계에 드리운 경기 침체에서 비롯했습니다. 후방 산업 위치에서 직격탄을 맞은 것이죠.
- 철강이 쓰이는 자동차, 건설 등 전방 산업이 주춤하자 철강 수요도 급감했습니다.
- 특히 중국에서 벌어진 부동산·건설 침체가 문제였는데요. 올해 7월까지 중국 부동산 신규 착공 면적은 전년 동기 대비 36.1% 감소했습니다.
- 국제 철강 산업을 주도하는 중국 철강 업계의 생산량이 줄고 철강 제품 가격이 떨어지자 한국의 철강업도 시차를 두고 영향을 받은 것이죠.
- 1,300원대까지 치솟은 원/달러 환율도 골칫거리인데요. 철광석과 석탄 등 원재료를 달러로 수입해야 하는 철강 업계로선 달갑지 않은 소식입니다.
탄소 중립의 파도
경기가 회복되도 철강 업계의 앞날이 마냥 밝지만은 않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강화되는 환경 규제에 어떻게 대처하는지가 업계의 사활을 가를 텐데요.
- 철강 산업은 국내 산업 온실가스 배출량의 39%를 차지합니다. 환경 규제의 압박이 여느 산업보다도 무겁게 다가올 수밖에 없죠.
- 우리나라에선 지난 3월부터 탄소중립기본법이 시행돼 철강 업계는 탄소 배출량을 감축하거나 초과 배출량에 비용을 지불해야만 합니다.
- 유럽연합(EU)은 2027년부터 탄소를 과다 배출하는 제품에 관세를 매기는 ‘탄소국경조정조치’(CBAM)을 시행합니다. EU는 미국과 함께 철강을 비롯한 제조업 분야의 탈탄소화를 위한 협정을 논의하고 있기도 하죠.
- 철강을 구입하는 글로벌 기업이 공급망 내 협력체 전반에 탄소 중립을 요구하는 추세도 업계엔 현실적인 압박입니다.
국내 철강 업계의 대처
탄소 저감이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방향이 된 만큼 국내의 철강 업체도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는데요.
- 포스코는 2050년에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습니다. 석탄 대신 수소를 사용해 탄소 배출 없이 쇳물을 생산하는 수소환원제철 기술의 상용화를 시도하고 있죠.
- 현대제철은 기존 용광로에 비해 탄소 배출량을 1/4 수준으로 저감하는 생산 체제 ‘하이큐브’를 구축해 저탄소 고급 철강재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 공공 부문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저탄소 생산이 제품의 원가와 판매가를 높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공공 조달을 통해 적극적으로 생산을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죠.
세계 6위 규모에 이르는 한국의 철강 산업이 중대한 갈림길에 섰습니다. 철강 업계가 크고 작은 파도를 넘어 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삼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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