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며 택시 수요가 급증했습니다. 하지만 택시 공급량이 턱없이 부족해 택시를 잡기가 하늘에 별 따기인데요. 서울시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시 한번 '요금 인상'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요금 인상, 왜 해야 해?
코로나19 기간 택시 수요가 감소했습니다. 수입이 줄어든 택시 기사들이 배달, 택배 업계로 이직하는 등 인력이 대거 유출됐죠. 거리두기가 해제된 지금, 현재의 택시 수가 턱없이 모자란 이유입니다.
- 지난해 전국 택시 운전자 수는 7만 3,949명으로 코로나19 사태 이전 대비 3만 120명이 감소했습니다. 2019년보다 29%나 감소한 셈이죠.
- 특히 심야 시간의 경우 문제가 더욱 심각한데요. 전반적인 택시 기사 고령화로 인해 야간 운행 기피 현상이 발생한 것이 원인입니다. 법인 택시보다 2배가량 많은 서울 개인택시의 경우 65세 이상 운전자가 절반을 넘죠.
- 2021년 '택시 서비스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법인 택시 기사들의 월평균 운송 수입은 169만 4천원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최저임금과 비슷하거나 이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죠.
인상된다면, 얼마나 오를까?
서울시는 택시 기본요금 인상과 심야 할증 요금 인상, 두 개의 카드를 동시에 꺼내 들었습니다.
- 현재 택시 기본요금은 3,800원(2㎞ 기준)입니다. 해당 요금을 800원(현재 요금의 20%) 이상 올리는 안을 검토 중인데요. 과거 인상률 수준을 유지한다면 기본요금은 4천600원에서 4천800원 사이가 될 전망입니다.
- 택시 수요가 몰리는 밤 11시부터 오전 2시에는 기존 할증요율 20%의 갑절인 40%를 적용하는 안이 유력합니다. 심야 할증 시간을 기존 밤 11시에서, 밤 10시로 앞당기는 것도 논의 중인데요.
- 두 가지 요금 인상이 동시에 이루어질 경우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만약 시행하게 된다면 기본요금 인상은 올해, 야간 할증요율 조정은 내년에 순차적으로 시행할 전망입니다.
택시비 인상을 향한 비판
택시비를 인상할 경우 택시 기사 수를 늘려 소비자의 불편함을 해소하는 효과도 기대되지만 한편으로는 비판적인 목소리도 들리는데요.
- 먼저 우버, 타다 등을 금지하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에 대한 비판이 있었습니다. 소비자의 선택과 권리를 보호하지 않고 요금 인상만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것에 대한 비판도 주를 이루죠.
- 택시 요금이 인상될 경우 타 교통수단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수 있는데요. 지하철이나 버스 등 다른 교통 요금까지 오르는 것이 아니냐 우려하는 사람들도 있죠.
- 택시비를 인상하더라도 법인 택시 회사가 가져가는 사납금이 그만큼 증가하면 실제로 택시 기사 수가 증가하지 않을 수 있다는 비판도 있었습니다. 실제로 19년도 2월에도 택시 요금이 인상됐지만, 택시 기사의 수입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죠.
요금 인상만이 능사는 아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요금 인상 이외의 다른 방법을 도입하라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 택시 기사 수를 확실하게 늘리기 위해선 사납금 비율 조정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입니다.
- 택시의 공급이 탄력적이지 않은 것도 택시 대란의 원인으로 꼽혔습니다. 출퇴근 시간, 심야 시간 등 특정 시간대에 수요가 높지만, 수요에 맞게끔 공급이 탄력적으로 조정되지 않는 것을 해결해야 한다는 말이죠.
- 우버, 타다, 그랩 등 기존 택시 제도 밖의 서비스에 눈을 다시 돌려보는 방법도 있죠.
- 카카오택시 등 플랫폼에서 "우선 배차 서비스" 등을 운용하며 추가 금액 결제 유도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습니다. 플랫폼이 오히려 소비자와 공급자 사이의 장애물이 돼 배차가 힘들다는 것이죠.
국토교통부는 9월 중 심야시간대 택시 요금 인상을 골자로 하는 '택시 대란 종합대책'을 발표할 방침입니다. 소비자의 불편함과 택시 기사의 어려움을 절충해 좋은 결론에 도달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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