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가 쌓이고 있는 미국 유통, 소매기업들
최근 미국 소매, 유통 기업들의 재고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백화점 메이시스, 대형 소매업체인 코스트코, 의류 업체 갭(Gap) 등 많은 유통 업체들이 넘쳐나는 재고로 골머리를 앓는 중인데요. 재고가 많아지면 이를 보관하고 처리하는 비용이 늘어나 기업의 실적이 악화됩니다.
미국의 '유통 공룡' 월마트는 전년 대비 재고가 33% 증가했고, 미국의 소매 체인업체 타깃은 올해 재고가 43%나 늘었습니다. 미국인들의 소비 지출은 미국 전체 GDP의 70%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은데요. 재고가 늘어난다는 것은 곧 소비가 줄어든다는 뜻이기에, 재고 증가가 미국 경기 침체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재고가 쌓이는 원인은?
미국 유통 업체의 재고가 증가한 이유는 소비 패턴의 변화와 공급망의 불안때문입니다.
⓵ 소비패턴의 변화
코로나 19로 인한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소비자들은 전자제품이나 가구 같은 상품을 구매하기 보다, 여행이나 오락 등 서비스 분야의 지출을 늘리고 있습니다. 상품에서 서비스로 소비 지출이 이동하면서, 자연스럽게 상품을 판매하는 유통 업체들의 매출이 줄어들고, 재고가 늘어난 것이죠.
미 상무부에 따르면 소매 판매는 작년 동월에 비해 8% 늘어난 데 비해, 음식점, 주점 등 서비스 분야의 지출은 20% 가량 급증했습니다. 물가 상승률을 고려한 서비스 지출액은 2022년 3월 기준 8조 6천억달러(약 1경 802조원)으로 코로나 19가 시작된 후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죠.
또 ,최근 인플레이션으로 생활 필수품 가격이 크게 오르자 소비자들은 소비를 줄이기 시작했는데요. 이로 인해 월마트는 2022년 1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소매 업체 타깃은 월마트보다 주 고객층의 소득이 높은 편인데요. 고소득 소비자들도 저렴한 제품을 선호하기 시작하면서, 타깃의 1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거의 반토막이 났습니다.
⓶ 공급망 우려로 인한 재고 확보 경쟁
대형 소매업체들이 공급난을 우려해 재고를 대폭 늘렸던 것이 문제의 원인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공급난이 심각해지면서 미국의 소매, 유통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제품 구발주량을 늘렸는데요. 현재 월마트는 평소보다 1/3 가량 많은 612억달러 규모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다고 하죠. 재고는 크게 늘었지만, 정작 소비가 위축되면서 늘어난 재고가 짐이 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재고가 늘어나면 유통 업체는 재고 관리 비용이 커져, 재고를 빠르게 소진하기 위한 할인 판매에 나섭니다. 최근 물가가 빠르게 오르면서 저렴한 물건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데요. 변화하는 소비 패턴에 대응해 물건의 가격을 낮춰 팔아야 재고도 빨리 소진되고, 비용 부담도 줄어듭니다.
실제로 미국 주요 기업들은 재고 축소를 위해 상품 가격을 인하하고, 재고 주문을 축소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기업들의 수익성은 낮아질 수밖에 없는데요. 타깃은 재고 축소로 2분기 영업 마진이 2%대로 줄어들 수 있다고 발표했죠.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이 약 5.3%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1분기 대비 영업 마진이 60% 가량 감소하는 것입니다.
물론 재고 축소가 부정적인 영향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저가 판매를 통한 재고 축소는 물가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또, 유통 업체들이 이번 기회에 재고를 깔끔하게 정리하면, 하반기에 좋은 실적을 기록해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죠. 그렇기에 2022년 하반기 미국의 유통, 소매 업체들의 실적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재고를 다 소진한 뒤 실제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개선된다면, 미국 경기에 대한 우려도 다소 사그러들 수 있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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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Z
물가가 빠르게 오르면서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 변화도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고물가의 위협에서 빠져나오기 어려워 보이는데요.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이 어떻게 변화할지도 지켜봐야할 포인트일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