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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을 비롯한 서울 일부 지역에서 시작된 집값 급등세가 경기 남부권으로 빠르게 확산하는 분위기입니다. 아파트 거래량이 치솟는 것은 물론, 실거래가가 40억 원을 넘긴 매물도 등장했는데요. 강남 접근성이 우수한 것은 물론 지속적인 인프라 개발, 대기업 일자리 확충 등의 요인이 결합한 영향이죠. 오늘 <부동산 한입>에서는 경기 남부 부동산 시장의 동향을 짚어보겠습니다.
경기 남부 부동산, 지금 어떤데?
📈 치솟는 아파트 거래량
경기부동산포털의 시군별 부동산 거래 현황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2월 5일까지 경기도에서 매매된 아파트는 총 총 11만 879채로 집계됐습니다. 거래량이 가장 많았던 지역은 수원시로 1만 1,043건의 거래가 이뤄졌고, 용인시(1만 406건), 화성시(8,741건), 고양시(7,826건), 성남시(6,220건)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거래량 상위 5개 지역 중 4개 지역이 경기 남부 지자체였고, 이 4개 지역의 아파트 거래량은 총 3만 6,410건으로 경기도 전체 거래량의 32.84%를 차지했습니다. 경기 남부 지역의 아파트 총거래량(7만 9,359건)으로 따지면 전체의 71.57%에 달했죠.
🤑 매매가가 40억 넘었다고?
경기 남부 지역에 아파트 매수세가 몰리면서 신고가 거래도 잇따릅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성남시 분당에 위치한 ‘미켈란쉐르빌’ 전용면적 244㎡ 매물은 지난 8월 42억 원에 거래되면서 신고가를 기록했는데요. 지난 9월엔 과천시 원문동 ‘과천 위버필드’의 전용면적 99㎡ 매물이 23억 7천만 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새로 썼습니다.
🏠 분양시장도 뜨거워
분양시장의 열기는 더 뜨겁습니다. 경기 남부 아파트 분양 단지는 모두 흥행에 성공했는데요. 최근 과천시에서 공급된 ‘프레스티어자이’는 평당 분양가가 평균 6,725만 원에 달할 정도로 고분양가를 자랑했지만, 엄청난 수의 청약자가 몰렸습니다. 172가구 모집에 1만 93명이 청약을 신청해 경쟁률이 평균 58.7대 1에 달했죠. 해당 단지의 평균 청약 가점은 63.48점으로, 서울권 분양 커트라인과 비슷했습니다. 광명시에 광명5동에 지어진 '광명 롯데캐슬 시그니처' 역시 계약 시작 3개월 만에 100% 완판됐고, 성남시 중원구 중앙동에 공급된 '해링턴 스퀘어 신흥역' 역시 1순위 청약에서 평균 23.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분양을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경기 남부, 지자체별로 살펴보기
😎 서울보다 잘나가는 과천
경기 남부 지역에서도 가장 뜨거운 곳은 단연 과천입니다. ‘준강남’이라는 말이 붙을 정도로 서울 서초구와 강남구에 인접해 있는 데다가 녹지 비율이 80%를 넘기는 등 주거 환경도 매우 쾌적한 것이 장점으로 꼽히는데요. 정부과천청사가 위치한 데다가 과천지식정보타운 등 택지 개발을 통한 신축 공급이 이어지는 것도 호재입니다. 서울 신축 아파트 분양 물량이 줄어들면서 과천이 그 수요를 일부 흡수했습니다.
최근 과천은 서울 송파구나 마포구 같은 핵심 지역보다 비싼 집값을 자랑합니다. 올 상반기 기준 과천시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6억 3,603만 원으로 송파구(15억 7,577만 원), 성동구(14억 2,777만 원), 마포구(12억 6,387만 원)보다 높았습니다. 가격 상승률은 더 가파른데요. 올해 1~10월까지 과천 집값은 5%가량 상승했습니다. 같은 기간 서울 전체 상승률(3.89%)을 1.11%P나 상회했죠.
🏗️ 1기 신도시 재건축 등에 업은 성남
수도권 1기 신도시 중 대장 격인 분당신도시나 2기 신도시 중 최고의 도시로 꼽히는 판교 신도시가 위치한 성남 역시 핫한 지역입니다. 지리적으로는 서울 강남권과 산으로 막혀있긴 하지만 경부고속도로, 분당-수서도시고속화도로, 분당선과 신분당선, 지하철 8호선 등 교통 인프라가 좋아 강남권과 생활권을 공유하는데요. 지하철을 이용하면 정자역에서 강남역까지 16분이면 도착할 수 있습니다.
풍부한 일자리가 성남의 가장 큰 강점입니다. 특히 판교엔 대형 IT 업무지구인 판교테크노밸리가 위치해 IT 분야 첨단 산업 일자리가 집중돼 있습니다. 이에 단순 베드타운이 아니라 자족도시로 승승장구하고 있기도 하죠. 좋은 일자리가 많아지고 30대 이하 젊은 근로자가 대폭 유입되면서 상권 역시 활성화됐습니다. 이런 선순환 덕분에 신도시 중 모범 사례로 꼽힐 정도로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분당신도시 역시 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 지정으로 집값이 크게 뛰었는데요. 선도지구로 지정된 아파트 단지들의 경우, 호가가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까지 급등했죠. 분당구 서현동 ‘시범현대’ 전용면적 186㎡ 매물의 호가는 11월 중순 24억 원에서 최근 28억 원으로 급등했고, 분당동 ‘샛별마을 라이프’ 84㎡는 선도지구 지정 후 거래가가 12억 2,500만 원에서 15억 중반대로 급상승했습니다.
🚉 떠오르는 다크호스 하남
강동구와 송파구 바로 옆 하남시는 최근 과천과 성남을 위협하는 떠오르는 강자입니다. 과거엔 ‘미사리 카페’로만 유명했지만, 최근 ‘하남미사강변도시’와 ‘위례신도시’ 등 여러 신생 도시가 탄생하며 180도 변했는데요. 여기에 3기 신도시인 ‘교산 신도시’ 개발도 앞두고 있어 성장 가능성이 높습니다. 3호선과 9호선, GTX-D·F와 위례신사선 연장도 논의 중이죠. 하남시는 자족도시로 탈바꿈하기 위해 다양한 개발 계획도 추진 중인데요. 미사섬 일대에 조성되는 ‘K-스타월드’는 169만㎡ 규모의 그린벨트에 K팝 공연장, 호텔, 영상문화복합단지를 짓는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로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기여가 기대됩니다.
💽 반도체의 중심, 수원·용인·화성
반도체 일자리가 밀집된 수원, 용인, 화성의 별명은 ‘반도체 트라이앵글’입니다. 수원 영통엔 삼성 본사 및 삼성전자와 대규모 연구개발단지, 공업단지로 이뤄진 삼성디지털시티가 위치해 수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화성엔 종합반도체 생산시설인 삼성전자 화성캠퍼스가 자리 잡았을 뿐 아니라 ASML, 도쿄일렉트론 테크놀로지 공장 등이 지어지죠.
여기에 용인에 조성되는 반도체 메가클러스터에는 SK하이닉스가 120조 원의 사업비를 투자해 대규모 공장을 짓고 있죠. 이 도시들의 지역내총생산(GRDP)도 매우 높은데요. 수원(35.7조 원), 용인(35.3조 원), 화성(91조 원)의 GRDP를 합치면 경기도 전체 GRDP(529.2조 원)의 30%가 넘습니다. 국내 최대 고부가가치 첨단산업인 반도체 업계가 위치한 만큼 수원, 용인, 화성의 지역 가치도 크게 올랐죠.
올해 3월 문을 연 ‘스타필드 수원’ 옆에 위치한 ‘화서역 푸르지오브리시엘’은 지난 8월 84㎡가 분양가보다 약 5억 원 이상 비싼 12억 5,000만 원에 거래되기도 했습니다. 아직 본격적으로 매수가 시작되지 않았는데도 높은 가격이 형성됐는데요. 이어 용인시 기흥구 마북동에 위치한 ‘블루밍 구성 더 센트럴’ 전용면적 84㎡ 역시 지난 10월 8억 2천만 원에 거래되면서 1년 새 실거래가가 7,500만 원이나 올랐죠. 반도체 클러스터 개발 호재가 영향을 줬다는 분석입니다.
💡 3줄 요약
- 최근 서울에 인접한 경기 남부 부동산 시장의 열기가 뜨겁습니다.
- 거래량이 폭증하는 것은 물론 신고가 거래가 속출하는 분위기인데요.
- 과천과 성남, 하남, 수원·용인·화성 등 지역을 주목할 만합니다.
지금까지 경기 남부 부동산 시장을 간략하게 살펴봤습니다. 뛰어난 서울 도심 접근성과 훌륭한 교통 인프라, 지속적인 개발 프로젝트, 양질의 일자리 창출 등으로 주목받는 경기 남부는 앞으로도 더 많은 투자와 수요를 유치할 가능성이 높은 지역인데요. 앞으로도 이 지역 부동산 시장을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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