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시각으로 11월 22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FED) 의장에 대한 유임을 결정하고,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를 부의장으로 지명했습니다. 파월 의장과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내년 2월부터 4년간 임기를 수행하게 됩니다. 그간 월가에서는 파월 의장과 브레이너드 이사 중 누가 다음 연준 의장이 될 것인가를 두고 말이 많았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코로나 경제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해 낸 파월 의장을 선택하면서 ‘안정성’에 주안점을 둔 것으로 보입니다.

‘여우 스타일’의 파월

파월 의장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의해 지명된 연준 의장으로, 2017년 2월 임기를 시작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이전부터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지지하는 ‘비둘기파’로 간주되어 왔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을 연준 의장으로 지명하고, 그에게 금리를 내리고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재선에 실패하고, 바이든에게 대통령 자리를 내주고 말았죠.

  • 완화적인 통화정책이란 쉽게 말해 '돈을 많이 푸는 정책'을 뜻합니다. 완화적 통화정책을 지지하는 비둘기파는 경제위기가 왔을 때 중앙은행이 돈을 적극적으로 풀어 위기 극복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정권이 바뀌자 민주당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지명된 파월 의장에 대해 의구심을 갖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변호사 출신으로 탁월한 정치적 감각을 갖춘 파월 의장은 바이든 대통령의 기조를 금세 파악하고 바이든 행정부와 좋은 호흡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파월 의장은 작년 코로나19 팬데믹 선언 이후 막대한 돈을 빠르게 풀면서 경제 위기를 잘 극복해내기도 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작년 한 해 동안 꾸준히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펼치며, 확장 재정을 추구하는 바이든 행정부와 발을 맞췄는데요. 특유의 정치력으로 본인의 말마따나 ‘여우’ 같은 모습을 보여준 것입니다.

파월의 숙제, 인플레이션

파월 의장은 코로나19 위기에 잘 대처하면서 지난 4년의 임기 동안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비둘기파답게 수천조원에 달하는 돈을 풀어 월가의 투자자들을 안심시키는 데도 성공했죠. 하지만 이제 상황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올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경제가 회복하면서 인플레이션이 본격적인 문제로 대두되기 시작했습니다. 위기 상황에서는 돈을 찍어서 풀어도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회복기에는 남아도는 돈이 물가를 밀어 올리기 때문입니다.

치솟는 미국의 물가 상승률

실제로 미국은 30년 만에 가장 높은 물가상승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지난 10월 미국의 소비자물가가 6.2%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졌죠. 물가상승률이 높아지면서 채권금리도 크게 올랐습니다. 연준도 물가상승이 본격화하자 테이퍼링(자산매입 규모 축소)에 나서면서 시중에 푸는 돈의 양을 줄이고 있는데요. 앞으로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1~2년까지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면서, 결국 연준도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인플레이션을 잡아야만 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