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끊임없이 새로운 기술들이 등장합니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스마트폰, 전기차 등 정말 많은 기술들이 시장의 주목을 받고 급격하게 발전하고 있죠. 하지만 모든 기술이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가까운 미래에 내연기관차를 대체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기차 역시 이미 1830년대에 개발된 기술이었지만, 당시 사업화에 실패하면서 수백년간 빛을 보지 못했습니다. 수년 전 돌풍을 일으켰던 3D TV 역시 주요 기술트렌드로 자리잡지 못하면서 시장에서 밀려나고 말았죠.

왜 어떤 기술은 시장의 주목을 받아 '떡상'에 성공하고, 왜 어떤 기술은 소리소문없이 사라지고 마는 것일까요? 오늘 DEEP BYTE에서는 기술 혁신은 어떤 경로로 일어나는지, 그리고 기술 사업화가 성공하기 위해 통과해야 하는 관문은 무엇인지 알아보려 합니다.

기술 혁신의 경로

기술 혁신(Technological Innovation)이란 말을 세간에서 정말 많이 씁니다.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거나, 기존에 있던 기술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때 주로 우리는 '혁신'이 일어났다고 말하죠. 하지만 이런 정의로는 조금 애매합니다. 새롭게 등장했지만 금방 사라지는 기술도 있고, 업그레이드됐지만 기존 기술보다 인기가 없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기술 혁신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혁신을 단순히 '새로운 것의 창조' 혹은 '업그레이드'로 정의하지 않습니다. '성공한' 기술만이 혁신이 될 수 있기 때문이죠. 자본주의 사회에서 성공은 곧 사업화의 성공과 같은 뜻입니다. 새로운 기술 혹은 발전된 기술이 하나의 비즈니스로 시장에서 성공을 거뒀을 때 우리는 비로소 그것을 '기술 혁신'이라고 말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기술 혁신을 공급자 중심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기술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춰, 기술이 발전할 때 어떤 경로를 거치는지, 또, 성공한 기술들은 어떻게 새로운 기술에 밀려나는지에 관한 이론들이 많았습니다. 기술이 수용되는 방식이나 환경보다는, 기술의 발전과 보급이 어떤 모습으로 이뤄지는지에 관한 연구들이 대부분이었던 것이죠. 어디선가 한 번쯤 봤을 법한 아래의 모형들이 이런 연구의 성과입니다.

기술 수용 주기 모형

위의 모형들은 주로 기술의 흥망을 다루고 있습니다. 먼저 맨 위의 종 모양 그림을 보면 좌측에 '캐즘(chasm)'이라는 불연속 지점이 존재하는데요. 캐즘이란 새로운 기술이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전 대중화에 어려움을 겪는 단계를 뜻합니다. 제프리 무어 박사가 발견한 캐즘은 신기술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데스밸리'에 해당하죠. 3D TV 역시 캐즘을 극복하지 못한 하나의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애버나시-어터백 기술수용 모형(좌하단), 기술전이 사이클(우하단)

아래의 두 모형은 기술의 흥망성쇠를 보여주고 있는데요. 아날로그폰과 MP3가 결국 스마트폰에 의해 대체되었듯, 모든 기술은 널리 확산된 이후 쇠락하며 다른 기술로 대체되는 전이 과정을 거칩니다. 이런 기술 중심 모형들은 오른쪽 그림에서 보여주듯 한 기술이 새로운 기술로 대체되는 과정을 '혁신'으로 보았죠. 물론 이런 모형들은 기술의 탄생과 대체 과정을 잘 분석한 좋은 모형들이지만, 여전히 혁신이 왜, 그리고 어떻게 발생하는지를 설명하는 데는 부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