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고금리 정기예금 경쟁

불붙은 고금리 정기예금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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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RIN

정기예금 금리 상승

수신고를 채우기 위한 은행들의 고금리 예금 경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수신고란 금융 기관이 고객으로부터 맡은 돈의 총액을 말하는데요. 예금 금리 인상은 저축은행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6월 저축은행 업계의 평균 예금금리는 무려 3%대로 진입했습니다. 3%대의 평균 예금금리는 저성장 저금리 기조로 들어서기 시작한 2013년 5월 이후로 최초입니다. 심지어 일부 저축은행과 신용협동조합에서는 연 3.5% 예금 상품까지도 등장했습니다.

이렇게 저축은행에서 비롯된 예금 경쟁은 지방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을 넘어 대형은행까지 확산되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에서 발표한 6월 4주 차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의 정기 예금 금리는 평균 3.13%인데요. 이는 전월 대비 0.87% 증가한 값으로, 같은 시기 0.30% 증가한 저축은행의 평균 예금금리에 비해 매우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고금리 예금 경쟁의 이유

이렇게 경쟁적으로 예금금리를 올리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가장 큰 배경은 4월부터 은행의 저원가성 예금(LCF: Low Cost Funding)이 빠르게 줄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원가성 예금이란 금리가 연 0.1% 수준에 불과한 요구불예금 등을 일컫는 말인데요. 올해 들어서만 기준금리가 세 차례 인상되어 1.75%에 달하자, 고객들이 이자율 0%대의 요구불예금이 아닌,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는 상품으로 이탈한 것입니다.

실제로 5대 시중은행*의 저원가성 예금은 6월 1일부터 19일까지 무려 11.6조원 감소했습니다. 1년 사이 1.25%P 상승한 기준금리와 코로나19 이후 가속화된 금융의 디지털화로 인해 저원가성 예금이 매우 빠른 속도로 줄고 있는데요. 심지어 은행 간 예금금리 경쟁이 점점 심화됨에 따라 저원가성 예금의 이탈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5대 시중은행: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농협은행

은행이 높은 조달 비용을 감안하고서라도 수신고 확장에 열을 올리는 또 다른 이유는 추가적인 기준 금리 인상이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지난 15일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P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았는데요. 더 나아가 7월에도 한 차례 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한미 기준금리 역전을 우려하는 한국은행 역시 추가적인 금리 인상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입니다.

즉, 은행들은 예견된 금리 인상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정기예금 금리를 높여 수신고를 확보하고 있는 것인데요. 지금 당장의 자금 조달 비용은 상승하더라도 장기적인 안목에서는 오히려 자금 조달 비용을 낮출 수 있다는 판단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예금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저축액은 예상만큼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 않습니다. 금리 인상 폭이 워낙 가파르다 보니 예금 가입 시기를 연기할수록 더 높은 금리를 누릴 수 있다는 금융소비자들의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예금 경쟁으로 금융시장 부실화?

설상가상으로 은행의 적극적인 예금금리 경쟁은 단순히 은행의 자금 조달 비용을 상승시키는 데 그치지 않고 금융 시장 전체를 부실화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상업은행까지 예금 경쟁에 진입하면 시중자금 대부분을 상업은행이 차지하게 되기 때문인데요. 상대적으로 열위에 있는 저축은행, 캐피탈사 같은 비은행기관이 유동성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면, 우량 기업 외의 경제주체들에 대한 자금 지원이 점점 힘들어집니다.

비은행의 자금조달 여건 악화는 가장 먼저 상대적으로 취약한 부동산 금융 분야의 부실화로 이어지며, 심화될수록 한계 기업과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 축소로 이어지게 됩니다. 이는 2008년의 금융위기와 유사한 시나리오이기 때문에 더 큰 불안을 야기하고 있는데요. 당시에도 은행 간 과도한 정기예금 경쟁으로 비은행들의 자금 조달 비용이 상승한 결과 자금시장이 경색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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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RIN

저원가성 예금 이탈이 급증하고 추가적인 금리인상이 예상되자 은행과 비은행은 경쟁적으로 정기예금 금리를 올려 수신고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은행들은 추가적인 자금 확보를 위해 은행채 발행을 늘리고 있는데, 이 역시도 은행의 자금 조달 여건이 악화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과연 금융기관들은 급등하는 기준금리에 문제없이 대응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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