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EP BYTE] 쑥쑥 크는 대마 산업, 그 뒷이야기

[DEEP BYTE] 쑥쑥 크는 대마 산업, 그 뒷이야기

6년 뒤면 135조원 규모가 된다는 미국의 대마초 시장. 최근에는 많은 미국인들이 대마초 합법화에 찬성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요. 과연, 대마초 산업은 어떻게 성장하기 시작했을까요?

🐶  J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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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한 해 미국에서 팔린 대마초는 20조원어치에 달한다고 합니다. 글로벌 대마 시장의 규모도 어느덧 25조원 규모로 성장했다고 하는데요. 2028년이 되면 대마초 시장은 135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선 여전히 대마초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이지만, 미국의 경우 70%에 달하는 시민들이 대마초 합법화에 호의적인 인식을 갖고 있다고 하죠.

현재 미국에서는 50개주 중에서 36개주가 의료용 대마를 합법화했으며, 18개주가 기호용 대마를 합법화했습니다. 보통 의료용 대마는 진통 효과만 있는 대마를, 기호용 대마는 환각 효과가 있는 대마를 일컫는데요. 코로나19 확산으로 직장을 잃은 미국 내 노동자들이 대거 대마 산업으로 일자리를 옮기면서 미국 내 대마 산업 규모도 빠르게 커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팬데믹 이후 미국의 대마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큰 폭으로 올랐었죠.

미국 내에서 의료용 대마초와 기호용 대마초를 합법화한 주

오늘 DEEP BYTE에서는 한때 '마약과의 전쟁'을 선언했었던 미국에서 어떻게 대마초가 합법화되고 산업으로까지 발전했는지, 향후 대마초 시장의 전망은 어떤지 살펴보고려 합니다.


대마초가 뭐지?

대마(大麻)는 마(麻)라고 불리는 삼속 식물을 가리킵니다. 섬유질이 질기고 튼튼해 삼베옷을 만드는 데도 널리 사용되는데요. 대마에는 강력한 진정 효과를 일으키는 성분이 들어있어 수천 년 전부터 중국 등지에서 약으로 활용되어 왔습니다. 흔히 알려진 '대마초'는 대마의 잎을 따서 말린 후 담배처럼 말아 피는 것을 뜻하는데요. 최근 미국에서는 대마에서 진통 작용과 환각 작용을 일으키는 성분만을 따로 추출한 뒤, 이를 젤리나 과자 형태로 가공해 판매하기도 합니다.

대마는 과거부터 다양한 지역에서 신체적, 정신적 통증을 완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널리 활용되어 왔는데요. 진통 작용과 함께 환각 작용을 일으키는 대마의 독특한 성격 탓에 많은 국가에서 금지 약물로 지정되기도 했죠. 최근에는 환각 성분의 유무에 따라 의료용 대마와 기호용 대마로 구분해 유통되고 있습니다.

의료용 대마와 기호용 대마는 일반적으로  CBD(칸나비디올)와 THC(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의 성분 함량에 따라 구분되는데요. CBD와 THC 모두 진통 효과를 갖고 있지만, 이 중 THC 성분은 강력한 환각 작용을 일으킵니다. 그래서 THC 함량이 낮고 CBD 함량이 높은 것은 의료용 대마로, CBD 함량이 낮고 THC 함량이 높은 것은 기호용 대마로 분류되죠. 현재 미국의 경우 의료용 대마는 36개주, 기호용 대마는 18주에서 합법화된 상태입니다.


대마초 금지의 역사

사실 우리나라의 경우 대마초를 비롯한 마약류를 워낙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대마초=마약=불법"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보다 먼저 대마초를 금지했던 미국의 경우 최근에는 주 차원의 합법화를 넘어 연방 정부 차원의 합법화 논의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심지어 대마초는 옛날 우리나라에서도 가정의 상비 의약품으로 종종 활용되곤 했다고 하죠. 그렇다면 대마초는 도대체 어떻게 '금지 약물'이 되었을까요?

때는 190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대마초는 당시 남미에서 활발하게 소비되고 있었는데요. 1910년대 멕시코에서 내전이 발생하면서 남미의 피난민들이 대거 미국으로 유입되었습니다. 대마는 통증을 완화해주고, 기분을 좋게 만들어줬기 때문에 당시 미국 내 노동계층에게도 많은 인기를 끌었죠. 특히 고된 육체노동에 종사하는 유색 인종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1929년 미국에서 전례 없는 대공황이 발생하면서, 일자리를 잃은 백인들은 유색인종 이민자들이 일자리를 빼앗아 간다며 분노를 표출했습니다. 백인들은 이들에 대한 증오의 감정을 대마를 통해 드러냈는데요. "대마초를 피우면 악마가 된다", "대마는 흑인들이 백인들을 똑바로 쳐다보게 한다"와 같은 선동이 난무하곤 했습니다. 특히 당시 연방 마약국의 수장이었던 해리 앤슬링어는 이런 백인들의 분노를 교묘하게 이용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금주법이 폐지되면서 할 일이 사라졌던 앤슬링어는 대마를 '악마의 풀'로 대대적으로 선전하며 정부의 단속 자금을 타내고, 자리를 보전할 수 있었죠.

1930년대 대마초의 위험성을 강조하는 영화 포스터

당시 앤슬링어가 자문을 구했던 많은 의사들은 대마가 크게 위험하지 않다고 답했지만, 앤슬링어는 대마가 위험하다고 응답한 한 의사의 말만을 과장해 퍼뜨렸습니다. 결국 1937년 대마를 법적으로 규제하는 대마초 세법이 통과되었고, 대마는 어느새 금지약물로 자리 잡게 됩니다. 이후 1960년대 베트남 전쟁의 장기화로 미국 내 반전운동이 확산하고 히피 문화가 퍼지면서 대마초는 다시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되는데요. 베트남 전쟁으로 인해 수세에 몰렸던 공화당 출신 닉슨 대통령은 대마초를 1급 마약으로 지정하면서 대마초와 히피·반전 문화의 확산을 막고자 했습니다.

1960년대 히피문화와 대마초의 유행

이런 '반(反)대마초' 캠페인은 1980년대 레이건 대통령 시절까지 이어졌습니다. 레이건 대통령 시절 남미에서 미국으로 마약을 밀매하는 카르텔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기에 이릅니다. 당시 마약과의 전쟁을 통해 수많은 유색 인종 흡연자들이 교도소에 수감되었는데, 훗날 이 과정에서의 인종차별 문제가 밝혀지며 큰 논란이 되기도 했죠. 이후 대마초에 대한 정치적 캠페인이 조금씩 수그러들었고, 여러 주 정부에서 대마초의 약리적·경제적 효과를 근거로 대마초를 합법화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대마초에 대한 인식도 차츰 개선되기 시작했습니다.


대마초 합법화의 이유는?

주 정부의 입장에서는 대마초를 합법화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이득인 경우가 많습니다. 대마초를 합법화할 경우 매년 막대한 대마초 단속 비용을 지출하지 않아도 되는 데다가, 지역 내 일자리와 세수도 크게 늘어 일석이조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일리노이주의 경우 기호용 대마초 합법화 이후 9개월 만에 대마초 판매로 인한 세수만 1,200억원 넘게 증가하기도 했죠.

임기 중 대마초 단속을 강화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하지만 연방 정부 차원에서 대마초는 여전히 불법 약물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이로 인해 2000년대까지만 해도 연방 정부와 주 정부가 대마초 판매를 두고 마찰을 빚는 경우가 종종 발생했습니다. 주 정부가 지역 내에서의 대마초 재배와 판매를 합법화해도, 연방정부에서는 이를 불법으로 간주해 단속하는 식이었죠. 특히 공화당 출신 대통령이 집권하는 시기에는 이런 단속이 더 강화되곤 했습니다. 민주당 출신의 오바마 대통령이 대마초에 대해 완화적인 태도를 보였다면, 공화당 출신 트럼프 대통령은 강경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유명하죠.


대마초 시장의 전망은?

2021년 다시 민주당 출신의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대마초 합법화 논의도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습니다. 연방 정부 차원의 대마초 합법화를 공약으로 내걸었던 바이든 대통령의 당선과 함께 대마초 관련 기업의 주가도 크게 올랐죠. 특히 작년 2월에는 미국의 소셜 커뮤니티인 레딧을 중심으로 '밈주식(meme stock)'이 유행하면서 대마초 관련주들도 높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밈주식이란 SNS에서 2030 개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유행하는 주식을 가리키는데요.

2021년 2월 15일 이후 꾸준히 하향세를 보이는 대마초 ETF

당시 대마초 관련주에도 큰돈이 몰리면서 대마초 ETF가 1년 만에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안타깝게도(?) 많은 대마초 관련주들이 당시를 기점으로 계속해서 하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밈주식 열풍으로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몰렸고, 월가에서는 이런 주식들을 대거 공매도*하면서 주가 하락에 베팅하기도 했죠.

*공매도: 가지고 있지 않은 주식을 타인에게 빌려서 먼저 팔아버린 뒤, 가격이 떨어지면 주식을 사서 갚는 투자 방식으로 주가가 하락할 때 이익을 보는 투자 기법입니다.

미국에서는 2020년 12월 연방 정부 차원의 대마초 합법화 법안이 하원을 통과했습니다. 이후 바이든 대통령 당선으로 대마초 합법화가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었는데요. 2021년 7월에는 민주당 의원들이, 11월에는 공화당 의원들이 상원에서 대마초 합법화 법안을 발의했으나, 아직 법안 통과까지는 시간이 꽤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투자자들의 예상보다 연방 정부 차원의 합법화가 늦어지고 있는 것이죠. 게다가 남미의 불법적인 마약 조직들까지 대마초 유통에 나서며 공급 과잉현상까지 나타나면서 대마초 시장에 대한 관심이 많이 식은 것입니다.

미국에서는 대마초에 대한 인식이 많이 개선되면서 대마초 산업은 향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다만, 여전히 연방정부 차원에서 불법이라는 점, 지하경제를 통해 유통되는 대마초의 양이 상당하다는 점이 관련 기업 주가에는 큰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연방정부 차원에서 합법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미국 주식 시장 상장도 불가능한 데다, 언제든 정권이 바뀌면 사업에 부정적인 영향이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과연, 미국의 대마초 산업은 정치적·사회적 리스크를 잘 극복하고 안정적인 성장을 보여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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