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에 꼬리를 무는 롯데 위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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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에 꼬리를 무는 롯데 위기설

🔎 핵심만 콕콕

  • 롯데케미칼이 신용 위기설에 휩싸이며 시장의 불안이 커집니다.
  • 실적 부진도 맞물리며 롯데그룹의 경쟁력이 흔들리는데요.
  • 단기간엔 실적 회복이 어려울 거란 전망이 나옵니다.

롯데를 둘러싼 잡음

🚨 롯데케미칼의 신용 위기: 롯데그룹(롯데)의 핵심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이 회사채 관련 이슈로 신용 위기에 처했다는 의혹이 나옵니다. 지난 21일, 롯데케미칼은 2013년 9월부터 2023년 3월까지 발행한 회사채 14개에 기한이익상실(EOD) 사유가 발생했다고 밝혔는데요. 롯데케미칼의 수익성이 나빠져 돈을 갚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고, 이에 따라 돈을 빌려준 채권단이 롯데케미칼에 미리 돈을 갚으라고 요구할 권리가 생겼다는 의미입니다.

🔍 회사채: 기업이 시설투자나 운영 등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입니다. 기업은 채권 발행으로 진 빚을 약속한 기간 안에 갚아야 하고, 정기적으로 이자를 지급해야 하죠.

🔍 기한이익상실(Events of Default): 기업 재정이 어려워져서 원금을 상환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을 때, 기업에게 돈을 빌려준 채권자가 만기 전에 대출 회수를 요구하는 겁니다. 롯데케미칼의 기한이익상실 사유는 지난 9월 말 기준 3개년 누적 'EBITDA/이자비용'을 5배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발생했는데요. 9월 말 기준 롯데케미칼의 'EBITDA/이자비용'은 약 4.3배였습니다. 

🔍 EBITDA(Earnings Before Interest, Tax, Depreciation, and Amortization): 이자비용, 세금, 감가상각비, 무형자산상각비 차감 전 이익을 말합니다.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현금이 어느 정도인지 보여주는 수익성 지표입니다.

🚫 말도 안 되는 소리: 롯데케미칼은 회사채 원리금 상환에 필요한 유동성을 충분히 확보했고, 안정적인 자금 운영을 해나갈 예정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지난 10월 기준 유동성 자금이 4조 원 정도라며 원리금 상환에 문제가 없다고도 강조했죠. 증권가도 롯데케미칼의 유동성 위기는 시기상조라고 분석했습니다.

🍃 롯데가 파산…?: 이와 별개로, 얼마 전에는 롯데그룹이 파산할 수도 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습니다. 지난 16일 유튜브에는 '롯데그룹 공중분해 위기'라는 제목의 동영상이 올라왔고, 이후 증권가를 통해 롯데의 12월 파산설 지라시가 확산했는데요. 다음 달 롯데그룹이 모라토리엄(채무 지급 유예)을 선언하고 전체 직원의 50% 이상을 감원한다는 등의 내용이었죠. 지라시의 영향으로 18일 롯데케미칼(-10.22%), 롯데쇼핑(6.6%), 롯데지주(-6.59%) 등 주요 상장 계열사 주가는 급락했습니다. 다만, 롯데가 사실무근이라는 공시를 내고, 지라시 생성자와 유포자를 수사 의뢰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비치면서 사건은 일단락됐습니다.

 

실적 부진은 맞잖아

🛢️ 핵심 사업이 흔들린다: 지라시는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롯데의 연이은 실적 부진은 위기설을 부추깁니다. 연간 1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내던 롯데케미칼은 올해 3분기 4천억 원이 넘는 손실을 기록하며 4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는데요. 중국의 대규모 석유화학 공장 증설로 인해 롯데의 주요 석유화학 제품 가격이 급락한 탓입니다.

🛍️ 함께 꺾이는 양 날개: 그룹을 지탱하는 또 다른 핵심 사업인 유통 부문도 고전을 면치 못합니다. 내수 침체로 지난 3분기 롯데쇼핑의 마트 및 슈퍼 부문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줄었는데요.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은 미니스톱을 인수한 이후 적자를 이어가는 중이고, 이커머스 사업 부문인 롯데온은 출범 이후 매년 적자를 내다가 결국 지난 6월 첫 희망퇴직을 발표했습니다.

🏗️ 건설도 불안불안: 설상가상으로 롯데케미칼의 자회사인 롯데건설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따른 재무 부담이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올 상반기 말 기준 롯데건설의 PF 우발채무는 약 4조 9천억 원인데요. 공사를 시작하지도 못한 미착공 사업장이나 분양률이 저조한 사업장의 채무 규모는 2조 8천억 원에 달하죠. 국내 5대 그룹에 속했던 롯데는 최근 부진의 늪을 떨치지 못하면서 현재 재계 6위로 주저앉았습니다.

🔍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동산 개발 시행사가 미래에 벌어들일 개발이익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것을 말합니다. 대출받는 기업의 신용이나 물적 담보를 보고 돈을 빌려주는 기존 대출과 달리 사업의 수익성을 기준으로 하므로 자금력이 떨어지는 시행사도 대출받을 수 있죠. PF 우발채무는 현재 빚은 아니지만, 시행사 부도 등으로 향후 건설사가 떠안게 될 수 있는 잠재적 채무를 말합니다.

 

사면초가 롯데의 운명은?

👀 비상경영체제 효과 나나: 저조한 실적에 롯데는 급기야 지난 8월, 6년 만에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롯데케미칼과 롯데쇼핑, 롯데지주 등 주요 계열사의 경영 지원을 확대하고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는데요. 이번 달부터 일부 계열사 임원은 자발적으로 급여를 반납하기도 하죠. 그러나 아직 뚜렷한 개선은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 올해 반전은 어렵다?: 롯데케미칼의 실적 회복은 내년까진 어려울 전망입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인수와 롯데건설에 대한 자금 지원으로 빌린 돈(차입금)이 급속도로 늘면서 이자비용이 커졌기 때문인데요. 올 상반기에 쓴 이자비용만 2,094억 원으로, 단기간 반전을 바라기는 힘든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 지켜볼 거야: 이런 가운데 신용평가 업계는 롯데를 예의 주시하고 있습니다. 한국신용평가는 신용등급 검토와 관련해 지난 19일 롯데를 주요 점검 대상으로 꼽았는데요. 석유화학과 유통, 건설 등 자체적 업황 해결이 어려운 사업 부문이 전체 매출의 약 80%나 차지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또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매각 등 사업 구조 재편에 속도를 내야 하지만, 이 역시 좀처럼 추진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 롯데렌터카 판다?: 그런 와중에 지난 21일 오후, 롯데그룹이 핵심 계열사 중 하나인 롯데렌탈 매각을 추진한다는 보도가 전해졌습니다. 국내 렌터카 시장의 21%를 점유한 업계 1위이자 올해 3분기까지 2천억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벌어들인 알짜 기업인데요. 매각가는 최대 1조 원 중반대로 추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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