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전 총리, 암살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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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전 총리, 암살당하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8일 오전 선거 유세 도중 총에 맞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습니다. 용의자는 사제 총기를 사용해 아베 전 총리를 저격했으며, 명확한 범행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는데요. 전직 총리의 총기 암살 사건에 일본 열도는 충격에 빠졌습니다.

【銃撃の瞬間】安倍元首相の演説中に2発の銃声、現場は騒然
2022年7月8日午前11時半ごろ、奈良市の近鉄大和西大寺駅前で、街頭演説していた安倍晋三元首相が銃のようなもので撃たれた。#安倍晋三 #銃撃 #shinzoabe #安倍元首相 #shooting 【詳報】安倍元首相が演説中に撃たれる 容疑の41歳男を逮捕https://www.asahi.com/arti...

 

무슨 일이야?

아베 전 총리는 8일 오전 일본 나라시에서 열린 자민당 참의원 후보의 지원유세에서 연설하던 도중 총에 맞았습니다. 오른쪽 목과 왼쪽 가슴에 부상을 입은 그는 병원으로 이송되었으나, 결국 오후 5시 3분 사망선고를 받았습니다.

  • 아베 전 총리는 나라시의 한 역 근처에서 본인 파벌의 자민당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유세에 나섰다가, 연설 시작 후 1~2분 만에 총에 맞았습니다.
  • 용의자는 근거리에서 총을 쏘았으나, 첫발은 비껴갔는데요. 놀란 아베 전 총리가 고개를 돌리자 한 번 더 발포했고, 아베 전 총리는 치명상을 입고 구급차에 실려 갔습니다. 의료진에 따르면 총알 두 발이 모두 목에 맞았으며, 총알은 심장까지 닿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피격 직후 아베 전 총리는 의식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구급차로 이송되던 중 심폐정지와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습니다. 이어 구급헬기에 실려 나라현립의대병원으로 옮겨졌고, 성인 10명분에 달하는 혈액을 수혈받았지만 끝내 과다출혈로 숨졌습니다.
  • 일본은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총기 규제가 엄격하기로 유명합니다. 총기 소지는 불법이며, 공기총과 엽총 역시 소지 절차가 매우 복잡한데요. 총기 사고 사망자도 1년에 몇 명 수준입니다. 때아닌 총격 사건으로 전직 총리가 숨지면서 일본 열도는 충격에 빠졌습니다.

 

용의자의 범행동기는?

용의자는 과거 2002년부터 2005년까지 해상자위대 장교로 복무했던 야마가미 테츠야(41세)로, 정확한 범행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정치적인 신념에 따른 것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 경찰 조사에서 용의자는 "내가 한 일이 틀림없다"며, "특정 종교 단체에 원한이 있고, 아베 총리가 이와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아베 총리는 당초 일본 중부 나가노현에서 지원 유세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7일 나라현과 교토부 유세에 나서기로 계획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용의자는 유세 일정이 확정되자, 지역 후보자 사무소에 전화를 걸어 일정을 확인한 것으로 보입니다.
  • 범행에 사용된 총기는 3D프린터로 제작된 것으로 의심되는 사제 총으로 추정됩니다. 다만, 경찰은 3D프린터로 제작됐는지 여부는 언급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 나라현경은 용의자의 집을 수색하면서 사제 총기와 폭발물로 의심되는 물체를 발견하고, 아파트 주민들을 대피시켰습니다.

 

아베 전 총리는 어떤 인물이었나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는 일본 우익세력을 대표하는 인물이었습니다. 아베 총리는 평화헌법 개정을 통해 일본의 '보통 국가화'를 꿈꿨으나, 2020년 8월 지병으로 사임했습니다. 퇴임 이후에도 그는 자민당 내 파벌을 기반으로 일본 정치에 큰 영향력을 행사해왔습니다.

  • 아베 전 총리는 일본의 최연소·최장수 총리이자, 전후 세대 출신의 첫 총리였습니다. 2006년 52세의 나이로 집권한 그는 이듬해 지병을 이유로 사퇴했다가, 2012년부터 재집권해 연이은 총선 승리로 최장수 총리가 됐습니다. 총 재임 기간은 8년 9개월이었습니다.
  • 2차 세계대전의 'A급 전범'이자 전후 일본의 총리였던 기시 노부스케의 외손자로 유명한 그는, 전쟁과 군사력의 포기를 규정한 '평화헌법 9조' 개정을 꿈꿔왔습니다. 또,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면서 주변국들의 반발에 부딪히기도 했죠.
  • 경제적으로는 '아베노믹스'로 불리는 초완화정책을 통해 오랜 기간 침체에 빠진 일본 경제를 살리려 했습니다. 아베노믹스란 시중에 막대한 엔화를 공급해 경기를 부양하는 아베 정부의 경제 정책을 가리키는데요. 이런 기조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 그는 지병으로 퇴임한 이후에도 일본 집권 여당인 자민당의 최대 파벌 '아베파'를 이끌며 일본 정계에 큰 영향력을 행사했습니다. 강경보수파였던 아베 전 총리는 온건파인 기시다 후미오 현 총리와 종종 마찰을 빚기도 했습니다.

 

이제 어떻게 되는 거지?

아베 전 총리가 암살된 8일은 일본 참의원 선거를 이틀 앞둔 날이었는데요. 일본 정부는 아베 전 총리의 사망에도 선거는 예정대로 치르기로 했습니다. 이번 선거에서는 집권당인 자민당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되며, 이에 따라 기시다 총리의 국정 운영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 기시다 일본 총리는 이번 사건을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 도중 발생한 비열한 만행"으로 규정하며,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고 발언했습니다.
  • 이번 선거는 총격 사건 이전에도 자민당이 무난한 승리를 거둘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아베 전 총리의 사망으로 자민당이 압승을 거둘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는데요. 이번 선거 이후 3년간 큰 선거가 없는 만큼, 기시다 총리는 안정적인 국정 운영이 가능할 전망입니다.
  • 아베 전 총리의 사망으로 자민당 내 강경파가 결집할 수 있다는 관측과, 구심점을 잃은 아베파가 분열될 수 있다는 관측 모두 나옵니다.

 

충격에 빠진 전 세계

90년 만에 발생한 총리 암살 사건에 일본 열도는 슬픔에 잠겼습니다. 세계 각국의 주요 정상들은 잇달아 애도 성명을 내놨습니다.

  •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번 사건에 경악했고, 분노하며, 깊은 슬픔을 표한다"고 밝혔고,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아베 전 총리가 "뛰어난 정치가였다"며 유가족들에게 애도를 표했습니다.
  • 윤석열 대통령 역시 유족인 아키에 여사에게 조전을 보내고, “일본 헌정사상 최장수 총리이자 존경받는 정치가를 잃은 유가족과 일본 국민에게 애도와 위로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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