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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전기차 앞세운 일본 재진출
현대자동차가 12년 만에 일본 시장 재도전을 공식화했습니다. 일본은 자국 자동차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것으로 유명한데요. 전체 시장 점유율 중 5.4%를 제외하곤 전부 일본 브랜드가 차지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수입차 1위인 메르세데스벤츠의 시장점유율이 1.1%에 불과하죠. 업계 내에서 이른바 ‘수입차의 무덤’으로 불리는 일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현대차는 전기차와 수소차 판매를 전면에 내세운다는 전략입니다.
실패한 과거 사례
현대차의 이번 결정을 이해하기 위해선 과거의 사례를 살펴봐야겠죠. 현대차는 2001년 일본 시장에 진출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당시 주력 제품으로 내세웠던 쏘나타와 그랜저 등 가성비 중심의 중형세단들은 굳건한 일본차 브랜드 대비 경쟁력을 입증하지 못했습니다. 한국보다 좁은 일본 도로나 주차장 사정에 대한 이해가 적었고, 일본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해치백이나 경차 종을 내놓지 못한 것도 흥행 실패 요인이었죠.
하지만 근본적인 실패 원인은 자국 브랜드에 대한 일본 소비자들의 굳건한 신뢰를 흔들 만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문제가 컸습니다. 진출 초기부터 일본 내 현대차 판매량은 꾸준히 감소했고, 철수하기 직전인 2008년 판매량은 500대에 그쳤습니다. 결국, 현대차는 판매 부진으로 2009년 12월 일본 내 승용차 판매를 전면 중단했죠. 이후 현대차는 일본 시장에서 버스 등 상용차 판매로만 일본에서 근근이 명맥을 이어왔습니다.
일본 시장의 빈틈, 전기차
물론 수입차의 무덤이라 불리는 일본이지만, 현대차는 새로운 빈틈을 공략함으로써 과거와 차별화한다는 전략입니다. 일본 정부는 2020년 탄소 중립 정책을 추진을 선언하며 2035년까지 내연기관 신차 판매를 전면 중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현재 일본 전체 등록 차량 중 전기차의 점유율은 1%에도 미치지 못하는데요. 도요타, 혼다 등 일본 업체들은 대부분 하이브리드 차량 라인업만을 구축하고 있어, 전기차 모델로의 전환이 더딘 상황입니다.
도요타의 경우 전기차 특허 기술을 여럿 보유하고 있지만, 아직 본격적인 생산에 나서지 않고 있는데요. 지난해 12월에야 2030년까지 전기차 30종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아직 직접 생산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아직 일본은 전기차 시장이 초기 단계이기에, 이미 한국에서 아이오닉5 전기차를 판매하고 전용 플랫폼을 운영해본 현대차의 장점이 부각될 수 있다는 판단입니다.
과연 현대차의 경쟁력은?
실제로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운영해본 경험을 가진 완성차 업체는 전 세계에 몇 없는데요. 테슬라, 폭스바겐 그룹, 메르세데스벤츠 정도뿐입니다. 물론 현대차의 전기차 특허 경쟁력 자체는 일본 기업들에 뒤지지만, 일본 정부가 전기차 구매를 위한 보조금을 2배로 늘리는 등 전기차 인프라 구축에 의지를 나타낸 만큼 자체 전기차 플랫폼을 가진 현대차에도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이죠.
현대차는 일본 시장에서 자체 전기차 아이오닉5와 수소차 넥쏘만을 공급하고, 유통 채널을 온라인으로 일원화한다고 밝혔습니다. 일본 딜러들로 이루어진 기존 오프라인 네트워크를 포기하는 대신, 지역별 체험센터만 일부 설치하고 부품부터 차체 판매까지 완전히 온라인으로 진행한다는 계획이죠. 또한 공유 차 플랫폼 인수 ‘애니카’를 인수하여 현대차 오너들에게 차량 공유 서비스까지 무상으로 제공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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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기차 구조 완전 정복!
🦁 DOUN
전문가들은 일본차 시장의 구조가 워낙 견고한 탓에 당장의 성과를 기대하긴 힘들다고 전망합니다. 온라인 판매, 전기차 중심, 그리고 공유 경제까지 현대차의 3가지 전략이 일본차 시장에 작은 균열이라도 만들 수만 있다면 유의미한 결과가 될 것이라는 분석인데요. 최근 일본 내 수입 전기차 판매량이 늘고있는 가운데, 일본 전기차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현대차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