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핵심만 콕콕
- 퀄컴에 내려진 1조 원대 과징금 처분이 확정됐습니다.
- 표준필수특허(SEP)의 독점 보유를 통한 시장지배력을 남용했다는 판단인데요.
- 피해 기업은 현재 퀄컴과의 협력 관계 때문에 판결을 마냥 반기지 못하는 분위기입니다.
이게 왜 중요할까?
대법원이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미국 퀄컴에 부과한 역대 최대 규모의 과징금 처분을 확정했습니다. 퀄컴은 휴대폰의 핵심 부품인 모뎀칩셋 시장의 1위 사업자인데요. 높은 시장지배력을 남용한 혐의로 미국, EU 등에서도 반독점 소송에 휘말렸죠.
⚖️ 대법원, 공정위의 손을 들어주다: 공정위가 미국 퀄컴에 부과한 1조 원대 과징금 처분이 이달 13일 대법원에서 확정됐습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인데요. 퀄컴이 부품 공급을 볼모로 휴대폰 제조사에 라이선스 계약을 강요한 것 등이 시장지배력 남용 행위라는 판단입니다.
📱 퀄컴의 높은 시장지배력: 퀄컴은 휴대폰의 핵심 부품인 모뎀칩셋 시장에서 전 세계 매출의 62.3%를 차지하는 1위 사업자입니다. 모뎀칩셋 제조에 필수적인 이동통신 SEP(표준필수특허)를 독점 보유하고 있어 시장지배력이 강한데요. 특허 라이선스 시장, 모뎀칩셋 등의 부품 시장, 휴대전화 시장, 이동통신 서비스 시장으로 구성되는 이동통신 산업의 상부 단계를 장악하고 있는 셈입니다.
🌍 잇따른 반독점 소송: 퀄컴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 EU 등에서도 반독점 소송에 휘말렸습니다. 하지만, 2021년과 2022년 각각 미국과 EU에서는 퀄컴이 승소하면서 대법원의 판결에 이목이 쏠린 상황이었죠.
😡 타 빅테크 기업도 공정위 편: 이번 사건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간 대리전 성격을 띤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한데요. 퀄컴과 거래 관계에 있던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기업은 물론 애플, 인텔, 화웨이, 미디어텍도 공정위 측 보조참가인으로 소송에 참여했죠.
어떻게 했길래?
공정위에 따르면 퀄컴은 경쟁 칩셋 제조사에는 SEP 라이선스 제공을 거절하고, 휴대폰 제조사에는 모뎀칩셋을 볼모로 삼아 라이선스 계약을 강제했습니다. 칩셋 제조사는 시장에서 퇴출당했고, 휴대폰 제조사도 눈치를 보며 부당한 조건을 받아들여야 했는데요.
✋🏻 경쟁 칩셋 제조사에 라이선스 제공 거절: 공정위에 따르면 퀄컴은 삼성, 인텔 등의 경쟁 칩셋 제조사를 대상으로 SEP 라이선스 제공을 거절하거나 제한했습니다. SEP 보유자의 의무를 저버린 행위입니다.
💡 SEP 보유자의 의무는?: SEP 보유자는 국제표준화기구의 FRAND 확약에 따라 SEP 라이선스를 원하는 사업자에 차별 없이 공정하게 라이선스를 제공해야 합니다. 심지어 이견이 있더라도 우선 라이선스를 제공한 후에 특허 실시 조건을 협상해야 하는데요.
⚠️ 퇴출당한 칩셋 제조사: 퀄컴의 방해 공작 끝에 전 세계 주요 11개 모뎀칩셋사 중 9개가 시장에서 퇴출당했습니다. 모뎀칩셋 시장 규모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새로 진입하는 유의미한 경쟁사도 없었죠.
✍🏻 휴대폰 제조사에 라이선스 계약 강제: 퀄컴은 칩셋 제조사 대신 휴대폰 제조사에 자사의 라이선스 계약을 강제했습니다. 이때 휴대폰 제조에 있어 필수 부품인 모뎀칩셋을 볼모로 삼았는데요. 휴대폰 제조사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이행하지 않으면 언제든지 모뎀칩셋 공급을 거절·중단할 수 있도록 규정했습니다.
😥 울며 겨자 먹기인 휴대폰 제조사: 휴대폰 제조사는 모뎀칩셋 공급이 차단되면 사업이 중단될 위기에 처하므로, 퀄컴의 특허 라이선스 조건이 부당하더라도 울며 겨자먹기로 수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정확한 액수는 알 수 없지만 업계는 삼성전자, 인텔 등 관련 기업의 피해 규모가 과징금 이상이라고 추산하죠.
7년간의 소송전
무려 7년에 걸쳐 계속된 소송전은 사실상 퀄컴의 패배로 끝났습니다. FRAND 의무 위반이 경쟁법 위반이라는 점, 타 모뎀칩셋 제조사에 라이선스를 제공하지 않아 공정한 경쟁에서 배제한 점 등이 받아들여진 것입니다.
💔 공정위 vs 퀄컴: 2016년 12월, 공정위는 퀄컴에 시정명령과 함께 1조 원대의 과징금을 부여했습니다. 퀄컴은 이에 불복하며 소송을 제기했는데요.
📋 FRAND, 민사상 계약일 뿐: 주된 법리적 쟁점 중 하나는 FRAND 확약이었습니다. 퀄컴은 FRAND 확약이 민사상 계약일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를 지키지 않는 것이 경쟁법 위반은 아니라는 입장이죠.
🚨 FRAND 위반은 경쟁법 위반: 반면 공정위는 FRAND 확약이 의도적으로 위반할 수 없는 계약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를 지키지 않는 것은 단순한 계약 위반이 아니라 경쟁법 위반이라는 말입니다.
📑 칩셋 제조사에 라이선스 제공해야: 퀄컴이 타 모뎀칩셋 제조사에 라이선스를 제공하지 않은 행위의 위법 여부도 관건이었는데요. 타사에 라이선스를 안 줬을 뿐 특허권 침해를 빌미로 소송을 걸지는 않았으니 문제가 없다는 퀄컴의 주장에, 공정위는 라이선스가 있는 완제품을 팔 수 없도록 한 것 자체가 타사를 공정한 경쟁에서 배제한 행위라고 맞섰죠.
판결의 의의
이번 판결은 시장지배력이 높은 SEP 보유 기업의 FRAND 의무를 업계에 다시금 인식시켰습니다. FRAND 의무를 지키는 것은 공정한 경쟁의 필수 요건인데요.
✅ 판결의 의의: 이번 판결은 시장지배력이 높은 SEP 보유 기업이 FRAND 의무를 인지하면서도 반경쟁적 사업구조를 구축하는 것과 해당 사업구조가 관련 시장에서 경쟁제한 효과를 일으키는 것이 위법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 FRAND 의무의 중요성: FRAND 의무의 중요성을 업계에 확실히 인식시킨 셈인데요. SEP 보유자가 후발주자를 따돌리기 위해 SEP 라이선스를 주지 않으면 경쟁 자체가 성립되지 않기 때문에, FRAND 의무를 지키는 것은 공정한 경쟁의 필수 요건이죠.
오히려 말을 아끼는 피해 기업들
하지만 공정위 제재 당시와는 시장 상황이 많이 달라져 이번 판결이 당장 국내 모바일 시장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입니다. 피해를 본 기업도 현재 퀄컴과의 밀접한 협력 관계 때문에 판결을 마냥 반길 수 없죠.
⏰ 당장은 미미한 영향: 국내 모바일 시장에 당장은 큰 영향이 없을 전망입니다. 소송 기간 동안 LG전자 등 다수 업체가 모바일 사업에서 철수하고 국내 모바일 기업은 삼성전자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죠.
👀 삼성전자, 불똥 튈까 봐 눈치 보는 중: 게다가 삼성전자는 현재 퀄컴과 견고한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피해 기업임에도 오히려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 퀄컴은 현재 삼성의 파운드리 부문 최대 고객사인 데다가 갤럭시 S23 전용 칩셋을 제공하는 최대 협력사죠.
💦 인텔도 마찬가지: 2021년 파운드리 시장에 재진입한 인텔 역시 퀄컴을 고객사로 두고 있어 피해 기업임에도 판결을 마냥 반길 수 없는데요.
🤔 효과 있을까?: 과징금을 맞더라도 특허권으로 보는 이득이 더 많아, 퀄컴이 같은 기조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는 회의 섞인 목소리도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