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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후공정에 하나둘씩 뛰어드는 기업들
최근 내로라하는 반도체 기업들이 후공정 시장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반도체 후공정은 말 그대로 전공정 직후에 진행되는 공정인데요. 전공정에서 웨이퍼에 초미세회로를 만들어내는 작업을 거친 후, 후공정에서는 만들어진 회로를 자르고 묶어서 칩으로 패키징하죠. 그리고 만들어진 칩의 성능과 신뢰성을 테스트하는 작업 또한 후공정에서 진행됩니다. 이러한 후공정 과정을 모두 합쳐서 ‘OSAT(반도체 조립·테스트·아웃소싱)’이라고 부르죠.
삼성전자는 최근 반도체 패키징 공정 조직을 신설했습니다. TSMC와 인텔이 후공정 공장을 증설하고 이종결합 등 반도체 패키징 신기술에 투자를 시작하자, 삼성도 속도를 내기 시작한 것이죠. 반도체 3대장 삼성, TSMC, 인텔은 ‘Ucle’이라는 칩 패키징 표준을 제정하기 위해 손을 잡기도 했는데요. 서로 경쟁하고 있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이례적인 협업이기에, 반도체 업계가 후공정 시장을 얼마나 주목하고 있는지 알 수 있죠.
지난 8일에는 두산의 반도체 테스트 기업 '테스나' 인수가 확정되었는데요. 테스나는 파운드리 업체에서 생산된 시스템 반도체의 불량품을 선별하는 후공정 테스트 분야의 1위 기업입니다. 두산은 이번 인수를 통해 차세대 반도체 기업으로 나아가겠다는 전략이죠.
애플은 최근 신제품 공개행사에서 시스템온칩(SoC)*인 M1 울트라 칩을 공개했는데요. 애플이 새로 공개한 반도체를 스스로 ‘괴물칩’이라 평가하는 이유는 바로 반도체 패키징 기술 때문입니다. 애플은 두 개의 칩을 연결하는데 ‘울트라퓨전’이라는 고유의 패키징 기술을 사용해서 효율성을 대폭 높였죠.
*시스템온칩: 여러 기능을 가진 시스템을 하나의 칩에 구현한 반도체입니다. 처리소도가 빨라지고 전력 효율성이 높아진다는 장점이 있죠.
후공정 시장이 주목받는 이유는?
후공정 시장이 이렇게 주목받는 이유는 고성능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스마트폰부터 자율주행까지 다양한 첨단기술 분야에서 고성능 반도체가 활용되고 있는데요. 고성능 반도체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선 조립과 검사 등 후공정이 매우 중요합니다. 현재 애플, 엔비디아, 미디어텍, 퀄컴 등 고성능 반도체를 직접 제작하거나 필요로 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후공정 시장에 주목하고 있죠.
게다가 최근 전공정 과정인 초미세공정의 한계가 드러난 것도 이유입니다. 초고성능 반도체 제작을 위해선 회로를 수 나노미터 단위로 그려내는 '초미세공정'이 필수적인데, 초미세공정은 현재 대만의 TSMC와 우리나라의 삼성전자만 가능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초미세공정 기술이 발전할 수록 수율*이 낮아지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데요.
*수율: 전체 생산품 중 불량이 아닌 정상 제품의 비율
최근 퀄컴과 엔비디아는 삼성전자 파운드리(위탁생산)의 수율*이 너무 낮아 삼성전자에 맡겼던 칩 생산량의 일부를 TSMC에 위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TSMC역시 수율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애플, 인텔, 엔비디아 등 고객사에게 3나노* 공정을 4~5나노 공정으로 바꿀 것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나노(nm)는 회로 선폭이 수 나노 수준으로 얇다는 뜻으로, 숫자가 낮아질 수록 회로의 선폭이 얇아지고 기술 구현의 난이도가 높아집니다.
이렇듯 전공정 기술이 한계에 다다르자 반도체 업계는 자연스럽게 후공정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는데요. 과거에는 후공정이 난이도가 낮고 성능개선에 기여도도 낮다고 평가되어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게 여겨지곤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애플 등의 기업들이 후공정을 통해 반도체 성능을 크게 개선하는 데 성공하면서, 후공정 패키징 시장이 큰 주목받고 있는 것이죠.
국내 후공정 업체는 성장할 수 있을까?
앞으로 반도체 후공정 시장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2020년 약 490억달러(60조원)였던 시장은 2026년 약 820억달러(10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그러나 국내 반도체 산업은 위탁생산(파운드리)과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편중이 심하다는 약점이 있는데요. 특히 후공정에 약세를 보여 글로벌 25대 OSAT 기업에 한국은 SFA, 하나마이크론, 네패스 세 곳만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그럼에도 반도체 후공정 시장의 성장과 함께 국내 OSAT 기업의 시장 경쟁력은 더 커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최근 애플은 국내 OSAT기업에 애플카의 자율주행 관련 칩에 대한 후공정을 맡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게다가 퀄컴 역시 전자기기의 핵심 부품인 전력관리반도체(PMIC)*에 대한 후공정을 국내 업체에 맡기면서,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죠.
*전력관리반도체: 전자기기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하고 관리하는 전력반도체의 일종으로, 전력반도체의 약 20%를 차지하는 핵심 반도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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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도체는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질까?
🐹 ARI
세계적으로 반도체 후공정 시장이 주목받는 만큼 국내 OSAT 기업도 경쟁력 확보가 시급할 것 같은데요. 국내 업계가 애플과 퀄컴에 이어 OSAT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