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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하이닉스, ARM 인수 계획 중
정기 주주총회가 열린 3월 30일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은 “ARM M&A를 위해 다른 기업과 공동으로 투자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본래 ARM의 대주주인 소프트뱅크는, 엔비디아가 인수 의사를 철회한 지난 2월 ARM에 대한 IPO를 추진하여 2023년 3월까지 상장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었는데요. 그러나 SK 하이닉스의 발표에 따르면 업계 내부에서는 이미 ARM을 컨소시엄*에 매각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컨소시엄(Consortium): 두 개 이상의 회사가 특정한 목적을 위해 구성하는 협의체
ARM은1990년 창립된 글로벌 대표 IP* 기업입니다. IP기업이란 '셀 라이브러리'라고 하는 반도체 기본 설계도를 제공하고, 그에 따른 로열티를 받는 반도체 기업을 말하는데요. 반도체 생산 설비를 보유하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반도체 설계기업 '팹리스(Fabless)'와 매우 유사합니다. 그러나 팹리스는 외주로 생산한 칩에 자사 브랜드를 붙여 판매하지만, ARM은 오직 설계도만 제공할 뿐 자사 칩을 판매하지 않습니다.
*IP(Intellectual Property): 창작자에게 부여되는 창작물에 대한 법적 권리
ARM은 주로 컴퓨터의 두뇌인 CPU와 스마트폰의 두뇌인 AP의 설계도를 그리는 기업입니다. 특히나AP 설계 시장의 시장 점유율은 95%로 사실상 시장을 독점하고 있습니다. 퀄컴, 삼성전자, 애플 등 스마트폰 반도체 설계하는 반도체 기업들도 ARM의 IP를 기반으로 각자의 반도체 칩을 다시 설계하는데요. ARM의 시장 영향력이 이렇게 어마어마한 만큼, 과연 SK 하이닉스가 ARM 공동 인수에 성공할 수 있을 지 전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왜 단독이 아닌 공동 인수를 할까?
그렇다면 이렇게 좋은 기업을 SK하이닉스는 왜 굳이 다른 기업들과 공동으로 인수하려는 것일까요? 가장 결정적으로는 반도체 업계 내에서 '빅딜'에 대한 견제가 강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작년부터 ARM 인수를 추진하던 엔비디아(Nvidia)는 결국 지난 2월 인수를 포기했습니다. 규제당국이 독점 금지법을 이유로 인수합병 승인을 내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전문가들은 주요 경쟁 기업들이 엔비디아를 견제한 결과라고 분석합니다.
이에 SK하이닉스는 컨소시엄 구성을 통해 여러 나라의 기업이 인수에 참여하도록 하여 독과점 우려를 낮추려 하는 것이죠. 이외에도 SK하이닉스가 공동 인수를 추진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자금 부족인데요. 현재 SK하이닉스가 최대로 동원할 수 있는 자금은10조원 수준으로 추정됩니다. 그러나 이는 작년 인수 추진 당시 엔비디아가 책정한 ARM 인수대금 48조원과 비교하면 5분의 1에 수준에 불과합니다.
컨소시엄에 참가할 기업 목록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가장 유력한 공동 인수 후보로는 인텔(Intel)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인텔 CEO 팻 겔싱어가 이미 지난달 ARM 인수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적이 있기 때문인데요. 더 나아가 인텔의 낸드* 사업부를 SK하이닉스가 인수하는 과정에서 두 기업 간 긴밀한 신뢰 관계가 축적되었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인텔은 공동 인수자로서 적합하다는 분석입니다.
*낸드(NAND): 메모리 반도체의 일종으로, USB, SSD 등에 활용되는 반도체입니다.
SK하이닉스, 반도체 제국을 꿈꾸다?
최근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업계에서 입지를 다지기 위해 매우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행보로는 인텔 낸드 사업부 M&A가 있는데요. 메모리 반도체 강자인 SK하이닉스는 작년 말 약 10조원을 들여 인텔의 낸드 사업부를 인수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4월 5일, 인텔의 기술력을 결합한 첫 제품인 기업용 SSD*를 출시하며 낸드 사업 경쟁력을 한층 높였습니다.
*SSD: 컴퓨터의 하드드라이브 기능을 하는 저장장치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사업 강화와 함께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습니다. 비메모리 반도체란 저장 기능을 하는 메모리 반도체와 달리, 연산 기능을 하는 반도체를 의미하는데요.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비메모리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70%에 달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같은 전통적인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도 최근 비메모리 반도체에 집중투자하고 있죠.
2021년 10월 SK 하이닉스는 8인치 파운드리 업체 '키파운드리'의 지분 100%를 5,758억원에 인수했습니다. 키파운드리는 높은 기술력이 필요없는 자동차 반도체나 DDI(디스플레이 반도체) 등 일반적인 성능의 비메모리 반도체를 위탁생산하는 기업인데요. 키파운드리 인수 계약을 통해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생산 능력은 2배 가까이 증가했으며, 공급난이 지속되고 있는 주요 비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반응도 긍정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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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이후 인해 반도체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고성능, 맞춤형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높은 설계 능력을 가진 팹리스 기업들이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팹리스와 다른 반도체 사업모델 간의 차이점을 분석하고, 주요 팹리스 기업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마켓 인사이드] 가장 '돈'이 되는 반도체 사업, 팹리스(Fabless) 시장 -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영국 반도체 설계회사 ARM 인수가 결국 무산되었습니다. 기술 독점을 우려한 경쟁 기업들과 규제당국의 반대에 부딪혔기 때문인데요. 엔비디아가 ARM 인수를 포기한 구체적인 배경을 한번 알아볼까요?
👉 결국 무산된 엔비디아의 ARM 인수
🐋 ERIN
SK 하이닉스 인텔 NAND 사업부와 키파운드리 인수에 더해 ARM 공동 인수 추진하며 반도체 제국으로 거듭나고 하는 야망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2등 기업 이미지를 탈피하고 인텔, 삼성전자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자 하는 계획인데요. 과연 SK 하이닉스의 야심찬 계획이 성공할 수 있을지, 앞으로도 지켜봐야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