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조금 줄게, 반도체 기밀 내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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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미국, “보조금 줄게, 반도체 기밀 내놔”

🔎 핵심만 콕콕

  • 미국 정부가 반도체 지원법의 보조금을 받을 기업에 웨이퍼 수율과 반도체 소재, 판매가격 자료 등을 요구했습니다. 
  • 이는 민감한 영업 기밀을 포함하는데요.
  • 보조금 신청을 앞두고 업계의 고민이 큽니다.

왜 중요할까?

작년 8월 미국은 반도체 지원법을 통과시켜 미국에서 반도체 공장을 짓는 기업에 보조금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국내 반도체 기업도 미국에 공장을 짓고 있거나 지을 예정인데요. 보조금 지원 세부 지침이 발표되자 고민에 빠진 모습입니다.

🇺🇸 반도체 지원법: 작년 8월 미국에서 반도체 지원법이 통과됐습니다. 중국과의 반도체 전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움직임인데요.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기업에 약 51조 원의 보조금을 주고 세금을 감면해주는 것이 핵심입니다. 

🏭 공장 짓는 중: 삼성전자는 텍사스주에 파운드리 공장을 짓는 중입니다. SK하이닉스도 미국에 반도체 패키징 공장을 건설할 예정인데요. 반도체 지원법에 따라 보조금을 받기 위함이죠.

🤔 기로에 놓인 기업들: 그런데 이번에 발표된 보조금 신청 기준을 보면, 기업의 민감한 정보까지 미국 정부에 제출해야 합니다. 보조금을 받으면 중국에는 투자하기 어려워지는 것도 문제라 기업들의 고심이 깊어질 전망입니다.

 

까다로운 보조금 기준

지난 27일 미국 상무부는 반도체 보조금 신청 절차의 세부 지침을 공개했습니다. 이중 반도체 공장의 상세한 운영 전망을 밝혀야 하는 ‘재무 모델’ 부분이 논란인데요. 

🏭 생산, 판매 정보: 웨이퍼 종류별 생산 능력, 공장의 가동률과 웨이퍼 수율(결함 없는 합격품의 비율) 관련 자료를 내야 합니다. 더불어 연도별 생산량은 물론, 생산 첫 해 판매 가격과 판매 가격 증감까지 내야 하죠.

📈 수익성 지표: 예상 현금흐름, 예상 이익, 대차대조표 등 수익성 지표도 내야 합니다. 단순한 재무제표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운영 전반에 대한 정보까지 구체적으로 요구되는 건데요. 숫자를 검증할 수 있도록 모든 서류는 엑셀 파일로 제출합니다.

💰 비용 정보: 반도체 생산에 들어가는 소재, 소모품, 화학품의 목록도 필요합니다. 공장 운영에 필요한 인건비, 공공요금, 연구개발(R&D, Research and Development) 비용 역시 마찬가지죠.

🚧 조건도 붙어: 예상을 웃도는 매출이 나온다면 미국 정부와 나누고 때에 따라 생산시설을 공개해야 합니다. 가드레일(안전장치) 조항도 있는데요. 앞으로 10년간 중국에서 반도체 생산능력을 5%까지만 늘릴 수 있습니다.

 

논란의 이유

수율과 소재는 보통 반도체 기업이 사업보고서에서도 공개하지 않는 기밀입니다. 미국 정부와 초과 이익을 나눠야 한다는 점 역시 논란인데요. 가드레일 조항 때문에 중국에 투자한 기업들의 한숨도 깊어졌습니다.

🤫 최고 기밀 수율: 수율은 기업이 가진 기술력과 생산 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핵심 정보입니다. 보통 새로운 공정에 들어가면 초반에는 수율이 낮게 나오는데요. 혹시나 낮은 수율이 공개되면 기업은 치명상을 입게 되죠. 그래서 삼성전자, TSMC를 비롯한 반도체 기업들은 수율을 공개한 적 없습니다. 

🤐 소재도 민감: 반도체 소재 역시 민감한 정보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제품의 성능을 좌우하기 때문인데요. 미국 정부에 소재를 공개한다면, 경쟁사에 정보가 흘러 들어갈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습니다. 

➗ 이익 나누기: 세부 지침에 따르면 기업들은 초과 이익이 나면 이를 미국 정부와 나눠야 합니다. 미국이 상세한 재무 정보를 요구한 것도 초과 이익을 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되는데요. 지난달 미국 정부는 초과 이익의 최대 75%를 넘겨받고 이를 미국 반도체 생태계에 투자할 것이라 발표했죠.

🇺🇸🇨🇳 미국인가 중국인가: 가드레일 조항으로 기업들의 중국 내 사업도 크게 제한됩니다. 중국에 공장을 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TSMC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데요. 미국과 중국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갈림길에 놓인 것입니다.

 

전망은?

미국의 지나친 요구에 우리나라 정부 차원에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몇몇 기업은 보조금 신청 포기까지 고려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기업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미국도 결국 협상에 응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됩니다.

🙅 수율은 NO: 국내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한국 정부에서 힘써야 한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수율과 같은 핵심 기밀까지는 제공하지 않도록 미국과 협상해야 한다는 건데요.

🇰🇷🇺🇸 다음 달이 관건: 특히 이번 지침에 따르면 미국 외의 국가에서 받는 지원금 자료도 미국에 넘어갑니다. 우리 정부에서도 민감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는 사안인데요. 다음 달 진행될 한미 정상회담이 주목됩니다.

🏳 신청 포기?: 삼성전자 등 첨단 반도체 공장을 짓는 기업들은 당장 이번 달 31일부터 보조금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번에 공개된 세부 지침이 지나치게 까다로워 조건을 받아들일지, 아예 신청을 포기할지 고민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 미국 물러날 수도: 이에 결국은 미국도 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삼성전자 등 주요 반도체 기업이 보조금 신청을 포기하면 정책이 실패로 돌아가기 때문인데요. 합의점이 도출될 거란 기대도 모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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